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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놀랐어요" 김하성도 놀란 유격수 복귀→'3700억 사나이' 보가츠 2루수로 밀렸다

작성일: 2024.02.17 08:05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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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가 포지션을 맞바꾼다. 김하성이 유격수, 보가츠가 2루수다.
▲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가 포지션을 맞바꾼다. 김하성이 유격수, 보가츠가 2루수다.
▲ 김하성이 유격수로 이동한다면 트레이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 김하성이 유격수로 이동한다면 트레이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스포티비뉴스=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 신원철 기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FA를 앞두고 몸값을 올릴 기회를 얻었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이 잰더 보가츠와 논의를 거친 끝에 내야 포지션 재구성을 결정했다. 김하성이 유격수, 보가츠가 2루수다. 

실트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전체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하는 날 김하성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하성은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스포츠컴플렉스에 마련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공식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내야수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제이크 크로넨워스, 매튜 바튼과 함께 스트레칭과 캐치볼로 몸을 푼 뒤 수비 훈련에 나섰다. 위치는 유격수였다. 

김하성은 출근 후 클럽하우스 인터뷰에서 "포지션이 달라질 것 같다"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띠었다. 매니 마차도의 부상과는 관련이 없다며 "그대로더라. 내가 수술한 것 맞냐고 물어봤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1루수로 기용할 일은 없다. 그런데 3루가 아니라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 유격수였다. 

▲ 마이크 실트 감독.ⓒ 신원철 기자
▲ 마이크 실트 감독.ⓒ 신원철 기자

실트 감독이 못을 박았다. 선수단 미팅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보가츠와 김하성의 자리를 맞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보가츠가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받고 "클럽하우스에 있지 않나"라고 농담을 했다. 그러더니 "장난이었다. 좋은 질문인데, 우리 팀에 변화가 있다. 보가츠는 2루수로, '키미(김하성)'는 유격수로 간다"고 말했다. 

또 "보가츠가 존경스럽다. 팀의 일원으로 좋은 동료라는 점에 경의를 표한다"며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려놓은 보가츠의 결정 덕분이었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보가츠의 수비력을 문제삼지는 않았고, 대신 "작년 유격수 보가츠도 좋았다. 내 눈에는 좋아 보였다.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그러나 구단 차원에서 김하성 유격수 카드가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실트 감독은 김하성에 대해서 "몇 년 전(2022년) 유격수로 골드글러브 투표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최고의 수비수다"라며 "김하성은 지난해 유틸리티 내야수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고 얘기했다. 

또 "우리에게는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는 선수(여러 포지션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여럿 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그렇다. 유격수로 뛸 수 있지만 2루수를 맡았고, 올스타 2루수가 됐다. 그리고 기꺼이 1루수로 자리를 옮겨 좋은 시즌을 보냈다. 김하성도 유격수로 뛴 적이 있다. 골드글러브 투표 결과를 포함해 거의 모든 지표에서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그런데도 불만 없이 2루수로 이동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메이저리그 톱10 유격수였는데 부상 후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고 플래티넘 골드글러브까지 받았다. 우리는 팀 퍼스트 정신을 가진 선수들로 뭉친 팀이다"라고 덧붙였다. 

실트 감독은 "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지만, 결정의 중요성과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쉽게 내린 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지난해부터 불이 지펴졌다. 

▲ 마이크 실트 감독과 잰더 보가츠 ⓒ 신원철 기자
▲ 마이크 실트 감독과 잰더 보가츠 ⓒ 신원철 기자

보가츠와는 지난해 12월 아루바에서 실트 감독을 만나 포지션 변경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보가츠도 이 의견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가츠는 또 "유격수 포지션으로 계약했지만 나는 야구에 죽고 사는 사람이다. 오늘 아침에 2루수 변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내가 2루수로 가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김하성의 수비를 존경한다. (유격수를 놓게 되어)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팀에 더 좋은 방향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정말로 (포지션 변신을)원하지 않았다면 솔직히 그렇다고 말했을 거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가츠에게는 큰 도전일 수 있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가 된 뒤 2루 수비를 본 적이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 3루수(53경기)는 본 적 있지만 2루수로는 한 번도 출전한 적 없었다. 유격수로는 1338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인데 갑작스럽게 포지션을 바꾸게 됐다.  

그는 낯선 2루 수비에 적응해야 하는 점에 대해서는 "더블플레이 상황에서 1루주자가 내 앞으로 달려오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게 어려울 것 같다. 이제 주자가 옆에서 달려오기 때문에 잘 안 보이는 것, 그게 유일하게 어려운 점일 것 같다. 긍정적인 점을 또 찾아보면 메이저리그에서 4번타자를 맡는 2루수는 많지 않다"고 얘기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반면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내야 3개 포지션을 모두 경험했고, 모든 위치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했다. 유격수로 186경기 1505⅓이닝, 2루수로 127경기 1004⅔이닝, 3루수로 79경기 590⅓이닝에 출전했다. 2022년에는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 투표에서 톱3에 들었다. 지난해에는 2루수로 톱3에 들고, 유틸리티로는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출신 내야수 가운데 첫 골드글러브 수상이다. 

FA를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도 유격수 변신은 반가운 일이다. 김하성이 지난해 공격력을 유지하면서 유격수 변신에 성공하기만 해도 대형 계약이 유력하다. 여기에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장타 증가까지 이뤄낸다면 그야말로 초대형 계약이 따라올 수 있다.

최근 FA 시장에서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유격수들은 모두 장기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당장 보가츠만 해도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카를로스 코레아(뉴욕 메츠)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3년 3억 5000만 달러 합의가 메디컬테스트 문제로 깨지고, 뉴욕 메츠와도 12년 3억 1500만 달러 계약이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그래도 미네소타 트윈스에 진류하면서 6년 2억 달러에 사인했다.

트레이 터너는 필라델피아와 11년 3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는 10년 3억 2500만 달러에 텍사스로 이적했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의 7년 1억 7700만 달러는 김하성에게 '하한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표적인 스몰마켓 팀으로 꼽히는 캔자스시티 로열스도 바비 위트 주니어와 11년 2억 888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으면서 유격수 확보에 거액을 투자했다. 

포지션 변경은 트레이드설과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샌디에이고 구단으로서는 2루수 김하성보다 유격수 김하성이 더 큰 반대급부를 주장할 수 있는 선수다. 샌디에이고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상황에서도 선발 로테이션과 외야수 구성에 애를 먹고있다. 김하성 트레이드로 '원샷'에 해결책을 찾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하성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김하성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김하성은 17일 훈련을 모두 마치고 나서야 유격수로 돌아가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계속 하던 포지션이라 크게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더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또 "사실 놀랐다. 보가츠가 어쨌든 나에게 양보 아닌 양보를 해준 거다. 그에 맞게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보가츠도 큰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팀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 팀이 원하는 방향성을 생각한 것 같아서 나도 정말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2루에서 다시 유격수로 돌아간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둬야 할까. 

"던지는 것(송구)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2루수는 거리가 짧아서 던지는 쪽에는 부담이 없다. 유격수는 거리가 길어서 더 빠르게 움직이고 그런 것들을 신경써야 한다."

- 오늘 처음 들었나.

"처음 들었다. 깜짝 놀라기도 했고 사실 나도 모르게 조금 부담이 됐다. 계속 뛰었던 포지션이고, 내가 가장 편한 포지션이기는 한데 갑자기 들어서 당황했다. 그만큼 팀에서 믿어준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 매니 마차도의 수술 때문에 3루수를 잠시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는 있었다. 유격수는 힌트도 느끼지 못했나.

"사실 유격수로 계속 나간다는 생각은 못 했다. 일단 마차도의 팔 상태가 어떤지 몰라서(3루는 생각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여러 포지션을 계속 돌아다녔다. 그런데 유격수로 나간다고 하더라. 상황에 따라서 또 2루로 3루로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매년 똑같이 하던 것처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 실트 감독은 뭐라고 하던가.

"그냥 유격수 본다고…."

"보가츠가 팀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팀에 해가 되지 않게 유격수로 나갔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 이제는 유격수로 뛰게 됐다고 밝힐 수 있게 된, 훈련을 마친 김하성. ⓒ 신원철 기자
▲ 이제는 유격수로 뛰게 됐다고 밝힐 수 있게 된, 훈련을 마친 김하성. ⓒ 신원철 기자

- 체력적으로 더 어렵지는 않을지.

"분명 더 (부담이)있을 거로 생각하고, 준비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잘해야 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 위치는 바뀌었지만 보가츠와 호흡을 맞췄던 사이라 적응은 잘 될 것 같다. 

"어쨌든 수비 센스가 있는 선수고 잘하는 선수니까 금방 또 적응할 거다. 확실히 유격수보다는 2루수가 편하기 때문에 금방 적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FA 앞둔 상황을 봐도 유격수가 훨씬 더 이득 아닌가.

"나에게 이득인 것보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팀이 원하는 쪽에 맞춰서 하면 FA나 그런 것들은 내가 잘하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걸(대형 계약) 따라가면 분명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매일 했던 것처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골드글러브 수상자인데, 유격수로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한 번 받으니까 또 계속 받고 싶고,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어쨌든 (유격수에)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을 잘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먼 꿈이 아니라, 불과 2년 전에 톱3였기 때문에 더 자신이 있을 것 같다(2022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톱3).

"이제는 꿈보다 목표로 바뀐 것 같다. 그래서 더 큰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

- 고척돔에서 가장 많이 뛴 유격수인데, 빅리그 유격수로 고척돔을 밟을 수도 있다. 

"너무 익숙할 것 같다. 그리고 또 기대가 된다. 서울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르는데 또 그게 고척돔이라 나에게 더 좋은 것 같다. 묘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 라이브배팅을 처음 해봤는데 감은 어땠나.

"스윙은 좋았던 것 같다. 처음(실전 투구를) 봤기 때문에 타이밍이나 콘택트가 쉽지는 않았다. 조금씩 좋아질 거로 생각한다. 크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 마쓰이 유키가 라이브피칭을 마치고 뭔가 물어보던데.

"공이 어땠냐고 물어봤다. 너무 좋았다고 해줬다. 지금 첫날이라 정확한 피드백을 주기 힘들었지만 내가 느낀대로 공이 좋았다고 말해줬다."

- 고우석 라이브피칭 때 타석에 서나.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석이도 좋은 공을 던질 거라고 생각한다. (라이브피칭과 배팅은)나는 내 연습을, 우석이는 우석이 연습을 하는 거라 나는 내 컨디션에 맞춰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 메이저리그에서 나보다 수비 잘한다 하는 유격수가 있다면.

"너무 좋은 선수가 많다. 한 명을 고르기는 힘든 것 같은데, (댄스비)스완슨도 너무 잘한다. 같은 내셔널리그이기도 하고." 

▲ 김하성.
▲ 김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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