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 호주)가 왕좌에서 내려왔다.

조제 알도→코너 맥그리거→맥스 할로웨이→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UFC 페더급 챔피언은 일리아 토푸리아(27, 조지아). 지난 18일 UFC 298에서 볼카노프스키를 2라운드 3분 32초 만에 KO로 꺾었다.

토푸리아는 조지아에서 태어나 레슬링을 수련했고 15세 스페인으로 이주해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성장했다. 그래서 타이틀 1차 방어전을 제 2의 고향인 스페인에서 펼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토푸리아와 싸울 첫 번째 도전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요한 페더급 랭킹전이 펼쳐졌다.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는 3위 야이르 로드리게스(31, 멕시코)와 4위 브라이언 오르테가(33, 미국)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CDMX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237에서 맞붙었다.

두 선수 모두 볼카노프스키를 넘지 못했는데, 천적인 볼카노프스키가 정상에서 내려왔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다.

경기는 오르테가의 역전승이었다. 1라운드 위기를 정신력으로 버티고 2라운드 흐름을 뒤집어 부활의 축포를 쐈다.

오르테가는 왠지 불길했다. 링아나운서 브루스 버퍼가 선수를 소개할 때 점프를 하면서 몸을 풀다가 발목을 삐끗하고 말았다. 걷기가 불편한지 다리를 계속 움직였다. 팬들에게 불안감을 안겼다.

게다가 초반 기선을 내줬다. 왼쪽 무릎을 겨냥한 야이르의 오블리크킥 이후 왼손 펀치를 안면에 허용해 비틀거렸다. 후속 타격에 코피를 흘렸고 상태도 안 좋아 보였다. 더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면 심판이 그대로 중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오르테가는 그라운드에서 대미지를 서서히 회복해 겨우 1라운드를 넘겼다.

오르테가는 마음을 다잡고 포기하지 않았다. 2라운드 반격에 나섰다. 킥 등 원거리 타격이 좋은 야이르에게 거리를 주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전진 압박을 걸었다. 테이크다운까지 성공해 톱포지션을 차지, 흐름을 뒤집었다. 밑에서 이렇다 할 반격을 못하는 야이르에게 날카로운 팔꿈치를 찍어 안면에 출혈을 일으켰다.

타격에서 야이르가, 그래플링에서 오르테가가 우위를 점하는 흐름에서 오르테가가 3라운드 다시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르테가는 암트라이앵글초크를 걸었고, 야이르는 버티지 못하고 탭을 치고 말았다.

오르테가의 3라운드 58초 만에 극적인 역전승. 불길한 징조에 휘둘리지 않고 뚝심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오르테가는 생애 첫 2연패에 빠져 있었다. 2021년 9월 볼카노프스키에게 판정패했고, 2022년 7월 야이르와 1차전에서 어깨를 다치면서 TKO패 했다. 몇 차례 수술을 거쳤고 은퇴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침체기에 빠졌다. 게다가 여자 친구 트레이시 코르테스와 이별하면서 심적인 고통도 컸다.

그러나 이번 승리로 존재감을 자랑했다. 다시 타이틀 도전권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 오르테가는 "날 소개할 때 발목이 삐끗했지만 신께 날 보호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고백했고 "일리아 토푸리아와 타이틀전은 나중에 얘기해 보자"고 말했다.

잠정 챔피언을 지냈던 야이르는 지난해 7월 통합 타이틀전에서 볼카노프스키에게 TKO패 하고 7개월 만에 펼친 경기에서 다시 한번 패해 2연패에 빠졌다. 1라운드 거의 잡은 승리를 놓치고 그라운드에 끌려간 것이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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