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정한국(31, 울산 팀매드)은 2022년 1월 '젠틀맨플라워FC(GFC) 07'에서 판정승하고 2년 동안 승리가 없었다. 2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지난 2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글래디에이터(GLADIATOR) 025' 메인이벤트에서 드디어 연패 탈출 기회를 잡았다. 1라운드 1분 46초에 다나카 유에게 깜짝 서브미션 기술인 '카프 슬라이서(Calf slicer)'로 탭을 받았다.

카프 슬라이서는 자신의 정강뼈 등으로 상대의 종아리에 압박을 가해 통증을 안기는 기술이다. 정한국의 재치와 연습량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정한국은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미안한 듯 다나카 유에게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상대 홈그라운드에서 승리를 빼앗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날 정한국이 계체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상대가 경기를 수락해 줬기 때문이다.

정한국은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70kg)을 앞두고 1차 계체에서 800g을, 2차 계체에서 600g을 넘겼다. 라운드당 경고 카드 2장을 받았고, 파이트머니 50%를 상대에게 양도해야 했다.

일본 격투기 대회는 계체를 실패한 파이터에게 경기할 기회는 줘도 승리할 기회를 주지 않는 편이다. 정한국이 이기면 경기 자체를 무효로 한다는 조건까지 걸었다.

결국 정한국은 이겼지만 이기지 못했다. 카프 슬라이서로 탭을 받았어도 최종 공식 결과는 무효 경기, 즉 노 콘테스트(No Contest)였다.

정한국은 총 전적 10승 2무 9패에 1무효를 추가했다. 연패를 끊고 2년 만에 승리할 기회와 글래디에이터 잠정 챔피언에 오를 기회를 날려 버렸다.

이날 플라이급 8강 토너먼트에서는 '플래시' 이승철(DK짐)이 오트곤바야르(몽골)에게 2라운드 4분 58초 만에 TKO승을 거둬 4강에 진출했다.

이승철은 1라운드 초반 반칙 공격인 그라운드 니킥을 맞았으나, 충분히 회복한 뒤 전열을 가다듬었다. 펀치로 다운을 빼앗고 백포지션에서 상대를 괴롭혔다.

이승철은 날카로운 타격 감각의 스트라이커로 유명하다. 이번 경기에선 한층 성장한 그래플링 실력을 자랑했다. 2라운드 풀마운트로 올라가 파운딩 세례를 퍼부었고 결국 레퍼리 스톱을 이끌어 냈다.

2020년 프로 데뷔전에서 최승국에게 TKO로 진 이승철은 이후 7연승을 질주 중이다. 총 전적 7승 1패.

이승철은 최동훈과 함께 글래디에이터 플라이급 토너먼트 준결승에 진출했다. 와타나베 마사유키(일본), 오트곤바아타르(몽골)와 우승 경쟁을 펼친다.

글래디에이터는 추후 이들의 준결승 대진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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