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유리 돌핀. 제공ㅣ마노엔터테인먼트
▲ 권유리 돌핀. 제공ㅣ마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스트라이크가 아니어도 괜찮아" 각박한 세상에 지친 청춘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 '돌핀'이 찾아온다. 

'돌핀'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 나영(권유리)이 우연히 발견한 볼링이라는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아름다운 바닷마을 서천에서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는 평범한 30대 여성 나영. 그에게는 핏줄보다 더 진한 마음으로 품은 가족과 집이 인생의 유일한 이유이자 즐거움이다. 

나영은 각기 다른 이유로 하나 둘 고향을 떠날 고민을 하는 주변 사람들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기고 엄마의 재혼과 동생의 독립선언으로 나영에게도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게 된다. 변화를 부정하던 중 나영은 우연히 동네 볼링장을 찾게 되며 난생처음 집 밖에서의 즐거움에 빠지게 된다. 

영화의 제목인 ‘돌핀’은 정식 용어는 아니지만 극 중 ‘미숙’이 만들어낸 행운의 용어다. 볼링공이 레인을 벗어나 도랑에 빠졌지만,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툭 튀어 올라 남은 볼링 핀을 쓰러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점수로 올라가진 않지만, 작은 기적처럼 찾아온 뜻밖의 행운을 의미하는 용어로, 삶의 낯선 변화를 마주한 ‘나영’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소중한 순간으로 자리 잡는다.

영화에서 '돌핀'은 '볼링'이라는 스포츠 자체보다 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나영이 볼링에 매료되기 시작하는 것도 볼링 그 자체의 매력보다는 돌핀이라는 현상에 호기심을 느끼고 나서부터다. 

결과적으로 생각하면 '돌핀'은 볼링의 점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도랑에 빠진 공, 남은 볼링 핀이 쓰러지더라도 점수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 그러나, 나영은 '돌핀'을 효용이 아닌 위로의 측면에서 바라보며 이를 통해 한 걸음 성장하게 된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돌핀'에 애정을 가진 나영을 보며 관객들 역시 꼭 스트라이크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위로를 받게 된다. 

▲ 돌핀 권유리 스틸. 제공| ㈜마노엔터테인먼트
▲ 돌핀 권유리 스틸. 제공| ㈜마노엔터테인먼트

이러한 영화의 따뜻한 메시지는 서정적인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을 적신다. 아름다운 바다마을 서천과 곳곳의 주민들을 담아낸 영상미와 따뜻한 시선 역시 인상적이다. 

'돌핀'은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의 첫 스크린 단독 주연작. 권유리는 삶의 낯선 변화와 도전 앞에 당도한 30대 지역신문 기자 ‘나영’으로 분해 스크린을 꽉 채우는 존재감을 보였다. 

화려한 연출이나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인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영화인 만큼 유리는 성숙하고 섬세한 연기를 통해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나영의 고민과 감정, 그리고 성장 과정을 그려냈다. 

유리의 새롭고 인간적인 모습 역시 돋보인다. 유리가 맡은 나영은 시골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캐릭터, 소녀시대로 화려한 삶을 살아온 권유리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그러나, 유리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은 청순한 민낯에 사용감이 느껴지는 의상까지 화려한 비주얼을 벗어던지고, 서천 시골 소녀로 완벽 변신했다. 

▲ 돌핀 권유리 스틸. 제공| ㈜마노엔터테인먼트
▲ 돌핀 권유리 스틸. 제공| ㈜마노엔터테인먼트

엄마 정옥 역의 길해연, 동생 성운 역의 현우석, 볼링장 사장 미숙 역의 박미현, 이방인 해수 역의 심희섭 등 주변 인물과 케미스트리도 돋보인다. 특히 심희섭과 펼치는 러브라인인 듯 아닌 듯 서로에게 위로를 주는 따뜻한 관계가 흥미롭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누군가에겐 너무 평범하거나 허무할 수 있을 정도로 극적인 반전 없이 잔잔하게 끝을 맺는다. 그러나, 영화가 남긴 잔잔한 여운은 가끔 우리에겐 자극적이지 않고 무리수 없는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3월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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