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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가장 먼저 축하를"…17승 에이스가 인정한 5선발, 1R 잠재력 꽃피울까

작성일: 2024.03.17 08:4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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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주 ⓒ곽혜미 기자
▲ 김동주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선발 보직이 확정됐다는 것도 (이)영하 형에게 가장 먼저 들었어요."

두산 베어스 영건 김동주(22)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범경기까지 지켜본 뒤에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하겠다고 했고,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최원준-김동주까지 선발 5명으로 개막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선발 2자리 싸움이었는데, 유력한 선발 후보였던 이영하는 당장 불펜에서 쓰임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해 이 감독은 고심 끝에 팀을 위한 판단을 내렸다. 

이영하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 진입 의지가 컸다. 학교폭력 혐의로 법정 싸움을 하는 바람에 지난해는 선발투수로 시즌을 준비할 엄두도 내지 못했기 때문. 이영하는 2019년 17승(4패)을 수확하며 두산 차기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10승 고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해마다 선발로 부진해 불펜으로 이동하길 반복했고, 지난해는 온전히 불펜으로만 한 시즌을 보냈다. 이영하 스스로 "17승은 과거"라고 덤덤하게 말하지만, 올해는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서서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쳤다. 지난 1월 일본 미야자키로 개인 훈련을 다녀온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팀을 위한 결정을 듣고 수긍했다. 경쟁자이기 전에 후배인 김동주에게 '5선발로 확정됐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며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이영하 못지않게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김동주가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것을 알기에 인정하고 박수를 보낸 것이다. 

김동주는 5선발이 확정된 뒤 스포티비뉴스에 "영하 형과는 호주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가서 같이 방을 쓰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를 응원하면서 올 시즌 잘해보자'는 대화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선발 보직이 확정됐다는 것도 영하 형에게 가장 먼저 들었다. 영하 형이 축하한다고 하면서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우리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 주셨다. 영하 형에게 감사드리고, 형의 당부대로 꼭 서로가 모두 좋은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동주는 지난 시즌 개막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긴 했으나 스스로 만족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18경기(선발 17경기)에서 3승6패, 78⅓이닝, 평균자책점 4.14에 그쳤다. 4월까지는 페이스가 좋았지만,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 보니 금방 체력이 고갈됐다. 마운드에서 힘이 떨어지면 로테이션에서 빠졌다가 구멍이 생기면 다시 들어오길 반복했다. 

스태미나가 떨어지는 이유는 2021년 2차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김동주의 가장 큰 단점은 상체로만 공을 던지는 것. 두산 코치진은 꾸준히 김동주에게 "하체로 공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고, 김동주는 하체 힘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노력의 결실은 프로 4년차인 올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김동주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두산 관계자들은 일제히 "(김)동주가 이제 하체를 쓴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이렇게만 던지면 8⅓이닝도 책임질 수 있겠다. 마무리투수한테 바로 공을 넘기면 되겠다"고 말하며 엄지를 들었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이승엽 감독(왼쪽)과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이승엽 감독(왼쪽)과 김동주 ⓒ 두산 베어스

김동주는 캠프 당시 "내가 5이닝까지 던지고 싶어도 4⅓이닝, 4⅔이닝 이렇게 던지고 내려오는 경기가 너무 많았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면 최소한 5이닝 이상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공 던지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시범경기에서 김동주는 좋은 투구 내용으로 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2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8이닝,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김동주는 16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1구 1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5선발을 확정하고 처음 등판한 경기에서 좋은 투구로 가치를 증명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 평균 구속은 145㎞로 형성됐다. 직구 26개 가운데 볼이 13개일 정도로 제구가 좋다고 말하긴 어려웠는데, 김동주의 무기인 슬라이더가 잘 통했다. 슬라이더 1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16개일 정도로 공격적으로 잘 들어갔다. 슬라이더의 최고 구속은 137㎞, 최저 구속은 118㎞로 상황에 따라 강약 조절을 했다. 여기에 스플리터(5개)와 커브(3개)를 섞어 구종을 다양하게 점검했다. 

김동주는 경기 뒤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것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생각대로 잘 이뤄진 것 같다. 좋은 결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사실 스프링캠프 동안 페이스가 천천히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아쉬움이 많았는데도 선발투수라는 자리를 믿고 맡겨 주신 감독님과 조웅천, 박정배 투수코치님께 감사드린다. 다행히 개막이 다가오는 지금 페이스는 좋다. 어느 정도 포인트가 잡힌 것 같다. 믿고 기회를 주신 만큼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주는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에는 불펜으로 향했다. 5이닝은 채웠지만, 투구수 51개는 부족했기 때문. 이날 예정 투구 수는 80개였다. 김동주는 불펜에서 30구 정도를 더 던지면서 시즌을 앞두고 모든 실전 점검을 마쳤다. 

2년 연속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는 쾌거에도 김동주는 안주하지 않았다. 한 시즌 내내 자리를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또 힘든 일인지 깨달아서다. 

김동주는 "올해는 자신 있게 던지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아직 보여준 게 많지 않다.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던지며 규정 이닝에 가깝게 채우는 게 목표다. 이 자리를 어떻게든 지키겠다는 생각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오늘처럼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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