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1이닝 5실점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연합뉴스
▲ LA 다저스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1이닝 5실점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윤욱재 기자]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액 대우를 받고 입단한 선수가 데뷔전에서 창단 최초 굴욕의 주인공이 됐으니 말이다.

LA 다저스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마침내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날이 밝았다. 야마모토는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 일본프로야구 무대를 완벽하게 지배한 선수였다. 지난 해에도 23경기에 등판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둔 야마모토는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거머쥐었다. 적어도 일본에서는 야마모토를 능가하는 투수가 없었다.

더이상 일본에서는 이룰 것이 없었던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다저스는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10억원)라는 초특급 대우를 안기면서 야마모토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야마모토는 '특급 에이스' 게릿 콜이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던 9년 3억 2400만 달러를 넘어 역대 투수 최고액 기록을 갈아치우는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도 하지 않은 선수가 역대 투수 최고액을 받다니. 하지만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에서 1~2선발도 가능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특급 에이스로 활약할 것이라 전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드디어 고척돔 마운드에 선 야마모토.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크나큰 시련이었다. 야마모토는 1회초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에게 초구 96.6마일(155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서였을까. 야마모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면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고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89.6마일(144km) 스플리터를 던진 것이 한 가운데로 몰리면서 우전 적시 3루타를 맞는 뼈아픈 순간을 맞았다. 그 사이에 주자 2명이 모두 홈플레이트를 밟아 야마모토의 2실점이 기록됐다. 

▲ 야마모토 요시노부 ⓒ연합뉴스
▲ 야마모토 요시노부 ⓒ연합뉴스
▲ 야마모토 요시노부(왼쪽)와 오타니 쇼헤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야마모토 요시노부(왼쪽)와 오타니 쇼헤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야마모토의 수난은 계속됐다. 매니 마차도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무사 1,3루 위기를 맞은 야마모토는 김하성에게 95.4마일(153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중견수 뜬공 아웃으로 처리했지만 3루주자 크로넨워스의 득점은 막지 못해 또 실점을 추가해야 했다. 희생플라이로 인한 실점이었다. 야마모토는 주릭슨 프로파를 91.2마일(146km)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으면서 아웃카운트 1개를 추가했지만 루이스 캄푸사노에게 78.8마일(127km) 커브를 던져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맞아 0-4, 테일러 웨이드에게도 91.8마일(148km) 커터를 구사해 좌전 적시타를 맞아 0-5 리드를 내주며 망연자실을 했다. 

잭슨 메릴을 삼진 아웃으로 잡으면서 겨우 1회를 마친 야마모토는 결국 2회초 우완투수 마이클 그로브와 교체되면서 1이닝 만에 조기 강판을 당하는 '대굴욕'을 맞았다. 이날 야마모토의 성적표는 1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 투구수 43개 중 스트라이크는 23개 뿐이었다. 현재 야마모토의 2024시즌 평균자책점은 45.00이다.

야마모토가 진짜 굴욕을 당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다저스 역사상 최초로 데뷔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1이닝 이하로 던지면서 5실점을 한 선수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901년 이후 다저스 선발투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1이닝 이하 5실점을 투구한 것은 야마모토가 역대 최초"라면서 "야마모토는 1958년 랄프 마우리엘로 이후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가장 짧은 이닝을 던진 다저스 선발투수"라고 소개했다. 다저스는 1884년에 창단한 팀으로 올해로 창단 140주년을 맞았다. 따라서 야마모토는 다저스 창단 140년 만에 최악의 데뷔전을 치른 선발투수로 기록에 남았다.

예견된 참사였을까. 야마모토는 다저스 합류 후 시범경기에 3차례 나섰으나 결과는 1패 평균자책점 8.38로 부진했다. 자신의 투구 버릇이 노출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끝내 우려는 현실이 됐다. 물론 메이저리그 데뷔전이 주는 긴장감과 부담감을 고려하면 야마모토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이것이 일시적인 부진인지, 아니면 메이저리그 적응에 실패한 것인지는 앞으로 야마모토의 등판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LA 다저스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1이닝 5실점 조기 강판이었다. ⓒ연합뉴스
▲ LA 다저스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1이닝 5실점 조기 강판이었다. ⓒ연합뉴스
▲ LA 다저스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조기 강판된 야마모토가 덕아웃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LA 다저스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조기 강판된 야마모토가 덕아웃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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