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쾅쾅' 한화에 5할 치는 외국인 타자라니…"팀과 새로운 역사 쓸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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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팀에서 이제 새로운 역사를 같이 쓸 수 있어서 좋다."
한화 이글스는 이런 외국인 타자를 원했다. 올해부터 한화와 함께하는 요나단 페라자(26)가 개막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구단 수뇌부를 웃게 하고 있다. 아직 2경기뿐이지만 시즌 성적은 타율 0.500(8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OPS 1.931이다. 별도의 적응 기간을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KBO리그에 녹아들고 있다.
페라자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1볼넷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8-4 역전승을 이끌었다. 한화는 23일 개막전에서 LG에 2-8로 패한 설움을 제대로 달랬다.
페라자는 왜 한화가 지난 시즌을 마친 직후 100만 달러(약 13억원)을 투자해 데려왔는지 증명했다. 한화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 부진에 애를 먹었다.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타율 0.125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22경기 만에 짐을 쌌고, 닉 윌리엄스는 68경기에서 타율 0.244, 9홈런, 45타점을 기록했으나 재계약을 할 수준은 아니었다.
한화가 KBO 다른 구단과 경쟁을 펼치면서까지 페라자를 데려왔던 이유는 결국 공격력이었다. 페라자는 충분히 타선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는 화력을 갖춘 타자로 평가했고, 시범경기 기간 타율 0.280(25타수 7안타), 7홈런, 7타점으로 활약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페라자는 0-1로 뒤진 4회초 벼락같은 홈런을 쐈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페라자의 2번째 타석 전까지 3⅓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었다. 페라자는 1사 후 볼카운트 1-2에서 임찬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2.6m에 이르는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타구 속도는 169.3㎞로 총알처럼 빠르게 뻗어 나갔다. 페라자는 KBO리그 데뷔 홈런으로 1-1 균형이 맞춰지자 배트를 던지고 베이스를 돌면서는 가슴을 치며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페라자는 지난 9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결승포를 터트린 뒤에도 화끈한 배트 플립을 보여주며 한화 팬들을 즐겁게 했다. 페라자는 당시 배트 플립과 관련해 "우선 홈런이 나올 때마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할 것"이라고 했는데, 전날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한 방이 터지자 시원하게 배트를 던지며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페라자의 홈런은 잠들어 있던 한화 타자들을 깨웠다. 5회초 선두타자 채은성이 좌익수 왼쪽 2루타로 역전의 물꼬를 텄고, 다음 타자 문현빈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2-1로 뒤집었다.
페라자는 홈런 하나로 만족하지 못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임찬규에게 홈런 하나를 더 뺏었다. 임찬규의 초구 커브를 걷어올려 한번 더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5.7m로 첫 홈런보다는 짧았지만, 타구 속도는 165㎞로 여전히 빨랐다. 덕분에 한화는 3-1로 달아나면서 계속해서 LG에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페라자가 멀티 홈런을 포함해 좋은 타격을 펼쳤다.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큰 힘을 더해줬다"고 칭찬했다.
페라자는 경기 뒤 "오늘(24일) 결과가 엄청 만족스럽다. 홈런을 쳐서 기쁘고, 이제 팀의 새로운 역사를 같이 쓸 수 있어서 좋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페라자는 홈런 2개 모두 변화구를 공략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투수랑 일대일 싸움이긴 한데, 운좋게 잘 걸려서 홈런이 넘어간 것 같다. 변화구가 강점이 아니지만, 한국에서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 연습을 많이 했더니 오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호쾌한 배트 플립은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서였다고. 페라자는 "팀에 와서 안타만 열심히 치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주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홈런을 치고 에너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에이전시를 통해서 한국에서 배트 플립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 나는 배트 플립이 재미있고, 스포츠의 하나라고도 생각해서 즐기려 한다"고 덧붙였다.
잠실야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LG 원정이긴 했지만, 이틀 연속 2만3750석 매진을 기록했다. 페라자는 "우선 이 큰 경기장에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는 게 매우 영광스럽고 기뻤다. 많은 관중 앞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지만, 항상 즐기고 좋았던 것 같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내 에너지로 팀원들에게 힘이 되고, 많은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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