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메이저리거 출신인 SSG 추신수(왼쪽)와 한화 류현진이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한화전을 앞두고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전직 메이저리거 출신인 SSG 추신수(왼쪽)와 한화 류현진이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한화전을 앞두고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윤욱재 기자] 은퇴 시즌을 치르고 있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42·SSG 랜더스)가 개막 초반부터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추신수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추신수가 부상을 입은 것은 지난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였다.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5회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롯데 선발투수 애런 윌커슨의 견제구에 오른쪽 중지 손가락을 맞고 말았다. 결국 6회초 하재훈과 교체된 추신수는 24일 인천 롯데전에서는 출전하지 않았고 1군 엔트리까지 제외되면서 회복기를 갖게 됐다.

이숭용 SSG 감독은 26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추신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손가락에 실금이 생겼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언제 돌아올지는 알 수 없다. 본인이 워낙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친구라서 조금 자제를 시키고 있다"라면서 "선수단과는 계속 동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추신수의 복귀 시기는 다음달이 다가와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SSG 관계자는 "추신수는 다음달 1일에 다시 한번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비록 1군 엔트리에서는 이름이 빠졌지만 추신수는 이날 어김 없이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항상 1년에 최소 3~4차례는 고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 원래 슬로우 스타터인데 타율을 까먹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라고 애써 웃음을 지은 추신수는 "항상 다치면 의료진이 정해주는 기간보다 먼저 돌아왔고 그런 경험이 있다보니까 내 자신을 믿고 있다"라고 빠른 복귀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내가 화를 낸다고 해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나도 야구를 참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다 줄 것처럼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라고 말하기도.

이날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류현진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거 11년 생활을 접고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고 역대 KBO 리그 최고 대우 신기록을 작성했다. 

"솔직히 (류)현진이가 1~2년 정도 더 메이저리그에서 뛰었으면 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기량을 가졌다"라는 추신수는 "그런데 한국에 와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한화 류현진과 SSG 추신수가 포옹을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 한화 류현진과 SSG 추신수가 포옹을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추신수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시절 포옹을 나누는 장면이다.
▲ 추신수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시절 포옹을 나누는 장면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 류현진과 맞대결을 나눴던 기억이 있다. "나는 현진이가 나에게 체인지업을 던진 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진짜 나쁜 선수다"라고 농담 섞은 푸념을 한 추신수는 "왼손투수가 왼손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미국에 있으면서도 신기했다. 정말 생각지도 않은 공이 들어와서 헛스윙을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이야기했다.

추신수와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것은 바로 2013년 7월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였다. 당시 류현진은 LA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출격했고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의 1번타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1회초 첫 타석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볼넷을 골랐지만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내야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고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 아웃에 그치면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결과는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공교롭게도 이들의 맞대결은 이 경기가 유일했다.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추신수는 2006~2012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시절 통산 685경기에 나와 타율 .292 83홈런 372타점 85도루를 기록하면서 호타준족으로 인정을 받았고 2013년 신시내티로 자리를 옮겨 154경기에 출전해 타율 .285, 출루율 .423, 장타율 .462, OPS .885에 21홈런 54타점 20도루로 맹활약한 뒤 FA 시장에 나와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에 잭팟을 터뜨리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텍사스에서 7년을 뛴 추신수는 799경기에 나와 타율 .260 114홈런 355타점 52도루를 남겼고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타율 .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마크했다.

류현진은 2006~2012년 한화에서 뛰면서 KBO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다 2013년 다저스에 입단,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고 2019년 29경기에 나와 182⅔이닝을 던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맹활약하면서 내셔널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평균자책점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오르며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2020~202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통산 186경기 1055⅓이닝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남기고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다시 FA 시장에 나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이 난항을 겪으면서 한화와 손을 잡았고 지난 23일 LG와의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등판, 12년 만에 KBO 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3⅔이닝 6피안타 3사사구 5실점(2자책) 패전이었다.

추신수도 2020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를 떠나 SSG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추신수는 "나도 당시에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오퍼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냥 바람에 날리듯 한국에 온 것 같다. 다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들어하고 SK가 SSG로 바뀌면서 뭔가 분위기가 딱 맞아 떨어졌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제 추신수는 선수 생활의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런데 개막하자마자 부상이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추신수의 야구 인생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시련일까. 은퇴를 예고한 시즌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추신수. 과연 그가 다시 빠르게 돌아와 '추추 트레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SSG는 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고명준(지명타자)-전의산(1루수)-이지영(포수)-안상현(2루수)과 선발투수 로버트 더거를 내세운다. 추신수의 공백 속에서도 롯데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SSG가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도 강세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이에 맞서 한화는 최인호(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채은성(지명타자)-노시환(3루수)-안치홍(1루수)-하주석(유격수)-문현빈(2루수)-임종찬(중견수)-최재훈(포수)과 더불어 선발투수 김민우로 선발 라인업을 작성했다. '디펜딩 챔피언' LG와의 개막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하고 SSG를 만나는 한화는 지난 해까지 SSG에서 뛰었던 김강민과 이재원 등 베테랑 선수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일단 이들은 이날 경기에서는 벤치에서 대기한다.

▲ 한화 김강민(오른쪽)과 재회한 SSG 추신수가 포옹을 나누고 있다. 김강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곽혜미 기자
▲ 한화 김강민(오른쪽)과 재회한 SSG 추신수가 포옹을 나누고 있다. 김강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곽혜미 기자
▲ 추신수는 오른손 중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SSG 선수단과 동행한다. ⓒ곽혜미 기자
▲ 추신수는 오른손 중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SSG 선수단과 동행한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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