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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 방출' 한 풀겠다더니, '리그 유일' 외국인 1할타자 수모…"위압감 전혀 없다"

작성일: 2024.04.06 06:42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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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시즌 초반 부진하다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라모스는 현재 리그에서 유리한 외국인 1할 타자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시즌 초반 부진하다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라모스는 현재 리그에서 유리한 외국인 1할 타자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는 앞으로 열흘 동안 2군에서 타격 재정비에 들어간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는 앞으로 열흘 동안 2군에서 타격 재정비에 들어간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상대에 전혀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격이 아니라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2)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지난해 이 감독은 한국에서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에게는 너무 부진하지 않은 선에서 관대한 편이었다. 리그에 적응할 시간은 충분히 준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올해 라모스도 30경기 100타석까지는 기회를 주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이 감독은 4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라모스를 지켜본 뒤 2군행을 통보했다. 라모스는 11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 8타점, OPS 0.502에 그치고 있었다. 이 감독이 인내의 기준으로 삼았던 100타석에 절반인 51타석밖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단순히 리그 적응을 뛰어넘은 문제라고 판단해 2군에서 머리를 식힐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 감독은 요근래 타격을 보면 공을 조금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상대에 전혀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지금쯤 우리가 한번 2군에 내려서 재정비할 시간을 줘야 할 시간이 왔다고 판단해 일단 말소를 시켰다"고 했다. 

이어 "공을 우리는 잡아놓는다고 표현하는데, 공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공을 잘 기다리지 못하고 하체가 아닌 상체 쪽으로 자꾸 컨트롤하려 하다 보니까. 선구안도 되지 않고 밑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자꾸 손이 나가서 스트라이크 삼진이 많아진다. 나쁜 공에 손이 나가니까. 외국인 선수를 벤치에 두는 것도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 외야수들이 나머지 외야수들도 있으니까. 퓨처스팀 가서 마음의 안정도 찾고, 작년에 봤던 영상과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좋은 모습을 조금 찾아서 오라고 그렇게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올해 라모스를 7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성공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다. 일단 선수 본인의 의지가 대단했다. 라모스는 2022년 kt 위즈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하고 처음 한국에 왔을 때 kt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견줄 정도로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단 18경기를 뛰고 방출됐다. 부상 탓이다. 2022년 4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나섰다가 사구에 오른발을 맞았는데, 병원 검진 결과 새끼발가락이 골절됐다. kt는 라모스가 부상 회복까지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소견을 듣고 빠르게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라모스는 미국으로 돌아가 절치부심했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시즌 도중 메이저리그로 콜업돼 23경기에 나섰다. 성적은 타율 0.243(74타수 18안타), 출루율 0.349, 장타율 0.311, 5타점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기회를 얻은 것으로 만족할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꽤 좋은 성과를 냈다. 76경기, 타율 0.318(280타수 89안타), 13홈런, 55타점, OPS 0.954로 좋은 타격을 펼쳤다. 이 정도 성적이면 메이저리그는 어려워도 트리플A 수준의 팀에서 뛸 기회는 한번 더 노릴 만했다.

두산은 그런 라모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외국인 타자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빠지는 선수를 기다리는 게 시간 낭비라고 판단했고, 한국 경험이 있는 라모스가 자연히 눈에 들어왔다. 기존 외국인 타자 로하스는 지난해 19홈런으로 팀 내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외야 수비가 평균 이하라 활용도가 떨어졌다. 

라모스는 두산의 제안에 크게 기뻐했다. 두산 관계자는 "한국에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다시 뛸 기회를 준 것에 정말 감사해하더라. 지금 굉장히 의욕에 차 있고, 한국에 와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보여줬다"며 라모스의 재기 의지에 기대를 걸었다. 

▲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 두산은 라모스가 중심타선에 무게감을 더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 두산은 라모스가 중심타선에 무게감을 더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타율 1할에 머물러 있는 건 라모스가 유일하다. 올해는 다른 구단 외국인 타자들이 다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라모스의 부진이 더더욱 도드라진다. 한화 요나단 페라자는 타율 0.500을 유지하면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고, 롯데 빅터 레이예스(0.390), NC 맷 데이비슨(0.326), 키움 로니 도슨(0.324), 삼성 데이비드 맥키넌(0.324), LG 오스틴 딘(0.306), kt 로하스(0.302)까지 무려 7개 구단 외국인 타자가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가벼운 허리 부상으로 잠깐 이탈했던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타율 0.296를 기록하고 있고, 올해 조금 부진한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타율 0.233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은 일단 외국인 타자 없이 최소 열흘을 버텨야 한다. 열흘 안에 라모스가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격 페이스를 찾아 돌아오면 다행이고, 아니면 본인이 자신감을 되찾을 때까지 2군에서 정비할 시간을 줄 계획이다. 두산은 일단 라모스 없이 맞이한 첫 경기인 5일 사직 롯데전에서 4-3으로 신승하면서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이 감독은 위험을 감수하고 라모스를 2군에 보낸 것과 관련해 "지난해와 비교하면 (김)재환이가 지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재환이가 지금 좋기 때문에 (김)인태나, 좌투수가 나올 때는 (김)대한이도 있고 (조)수행이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커버는 된다. 작년만큼 그렇게 타격이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외국인이 빠진다는 것은 상대방에서 봤을 때 아주 큰 차이"라고 짚었다. 

이어 "외국인 선수가 빠지면 우리도 타격이 크다. 그런데 지금 당장 여기 있는 것보다는 가서 연습을 더 하고 모습을 만들어서 오는 게 더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외국인 선수가 라인업에서 빠지고 엔트리에서 빠지면 아쉽고 실망스럽긴 하지만, 다음에 (1군에) 와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다르다. 예전에 2군에 다녀와서 반등해서 올라오는 선수들 많지 않았나. 그 효과를 한번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11경기 만에 포기하기는 이르다. 이 감독은 라모스의 반등을 기대하며 2군행을 통보했고, 라모스도 반등 의지를 다지며 2군 훈련지가 있는 이천으로 향했다. 이 감독은 "열흘 만에 와 주면 가장 좋겠지만, 열흘 만에 본인도 마찬가지고 2군 타격코치나 2군 감독도 마찬가지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바로 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한번 보겠다"고 했다. 

라모스는 한 차례 한국에서 시즌 초반 방출된 아픔이 있었기에 이번 2군행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라모스는 이천에서 부담을 다 비워내고 자기 타격을 되찾고 돌아와 두산이 다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까. 

▲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와 타선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까.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와 타선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까.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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