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 나가는 걸 좋아해서" 김민재의 위험한 수비, 벤투도 지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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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김민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파울루 벤투 전 감독에게 혼난 사연을 털어놓았다.
김민재는 "(벤투 감독님이) 저에게는 개인적인 지적을 하셨다"며 "감독님은 수비수 4명이 같이 움직이는 것을 좋아시하는데, 제가 좀 튀어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엔 나가지말라고 굉장히 많이 혼났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기사에는 김민재가 감독과 따로 이야기했다고 나오는데, 속 내용은 지적을 받고 있었다. '나대지말아라' 살짝 그런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수비 라인에서 튀어나와 상대 공격수를 덮치는 수비는 김민재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유럽에서도 통했다. 튀르키예(페네르바체)를 정복하더니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나폴리)에서도 빅리그 공격수들을 쓰러뜨리며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다. 외신들은 김민재에게 "괴물(MONSTER)"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한 시즌 만에 세리에A를 평정하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새로운 무대에서도 괴물 같은 수비를 뽐냈다. 지난 15라운드 슈투트가르트와 경기에서 데뷔골과 함께 분데스리가 데뷔 후 첫 이주의 팀에 선정됐는데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괴물이 경기장을 지배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모험보다 수비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위험을 감수하는 김민재의 수비는 맞지 않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에릭 다이어가 빠르게 팀에 정착하자 전반기 부동의 중앙 수비수였던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아닌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리흐트 라인으로 수비진을 새로꾸렸다. 다이어와 더리흐트는 아스날과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두 경기에 모두 선발로 호흡을 맞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벤투 감독이 지적하고 투헬 감독이 우려했던 김민재의 수비 스타일은 결국 더 큰 무대에서 일을 냈다. 김민재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2실점 빌미를 제공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2-2 무승부에 그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다이어와 함께 선발로 나선 김민재는 의욕에 불탔다. 경기 초반에는 특유의 모험적인 수비가 빛났다. 2~3차례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상대 패스를 읽고 차단했다. 상대 진영까지 올라가 패스 전개에도 가담했다. 전반 중반까지 슈팅 차이가 6대0까지 벌어질 정도로 바이에른 뮌헨이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가 선제골을 넣었다. 김민재의 모험적인 수비가 문제가 됐다.
전반 24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는 전방에 있는 비니시우스를 발견했다. 그러자 김민재는 크로스가 비니시우스에게 패스할 것을 예상하고 포백 라인에서 벗어나 비니시우스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면서 김민재가 지키고 있던 곳은 큰 공간이 생겼고 노련한 크로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체하지 않고 김민재가 비워둔 뒷 공간을 향해 전진 패스를 뿌렸다. 김민재는 방향을 틀어 뒷공간으로 달려갔으나 비니시우스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먼저 공을 따냈다. 비니시우스는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만들었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는 땅을 쳤고 김민재는 얼굴을 감싸쥐었다.
나폴리 시절 김민재의 모험적인 수비는 시도는 물론이고 성공률도 높았다. 김민재가 자리를 비우면 수비력과 활동량을 갖춘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그 자리를 메워뒀기 때문이다. 로보트카를 비롯한 나폴리 동료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친 덕분에 김민재는 더욱 과감하게 수비에 나설 수 있었다. 사실상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 전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 수비 전술은 나폴리와 같지 않았다. 투헬 감독은 지역 방어를 고수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김민재가 빠져나갔을 때에도 자리를 메우는 대신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김민재가 공을 빼앗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실점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가면 안 된다. 공을 갖고 있을 때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다. 그렇게 자유롭게 반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너무 욕심이 많았다. 상대가 갖고 있는 공에 압박이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그 위치에선 그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삼각형 수비수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불가능하다. 삼각형 수비는 달리는 경로가 바깥쪽에서 뒤쪽으로 올때 진행된다. 하지만 공을 갖기도 전에 그렇게 공격적으로 수비하려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호드리구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준 장면에 대해서도 "두 번째 장면에서도 욕심이 많았다. 갑자기 호드리구를 자유롭게 놓아줬다. (호드리구에게) 패스가 갔을 때 김민재는 위치가 잘못돼 있었다. 에릭 다이어가 도움을 주려 했지만 김민재는 파울을 저질렀다. 너무 욕심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선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헬 감독은 이어 "오늘 우리는 영리하지 않았다"고 말을 끝맺었다.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긴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은 오는 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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