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예수 포기했다, ‘엘동원’ 우승에 한 맺혔다… 리그 최강 원투펀치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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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는 2024년 시즌 중반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 오랜 기간 팀에서 활약하며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던 투수이자, 동료들과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던 케이시 켈리의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분명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렸던 LG는 결국 켈리를 고심 끝에 포기하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0)를 영입해 외국인 한 자리를 채웠다.
켈리의 성적이 아주 형편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그런 켈리를 포기하게 할 만큼 매력이 있는 선수였다. 오랜 기간 LG가 지켜본 투수였고, 미국에서의 경력도 화려한 데다 아직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나이였다. 이번이 아니면 영입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은 결국 과감한 결정으로 이어졌다. 그런 에르난데스는 구단의 기대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서서히 증명해 나갔다.
에르난데스는 시즌 11경기에서 3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는 대활약을 하며 LG의 보루로 자리 잡았다. 특히 kt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나가 7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것은 백미였다. 플레이오프까지 합쳐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 무적의 행진이었다. 분명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고, 풀타임 선발로 뛸 2025년 성적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한 에르난데스는 쾌조의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4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 들어 세 번째 불펜 투구를 했다. 포심패스트볼(12구), 슬라이더(6구), 커브(6구), 체인지업(1구) 등 총 25구를 던지면서 자신이 던질 수 있는 구종을 고루 실험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6.9㎞, 147㎞가 나왔고 평균 구속 또한 143.8㎞로 대단히 뛰어났다. 에르난데스의 시즌 때 구속, 그리고 이제 막 2월을 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적인 수치다.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고, 이제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에르난데스는 불펜 피칭 후 “느낌은 계속 좋다”고 자신하면서 “투구를 마치고 김광삼 코치와 얘기하면서 어떻게 하면 시즌 때 더 좋아질 수 있을지 연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야구선수로서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유익하고 좋은 투구였다”고 현재 진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록 시즌 중간에 들어와 아주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KBO리그를 경험하며 느낀 것들이 올 시즌 준비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에르난데스 또한 “한국 타자들 중에 똑똑한 선수들이 많다고 느꼈다. 그런 똑똑한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시즌 끝까지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경기를 치렀다”고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 기간에는) 팀원 전체가 많이 도와줬다. 팀 분위기부터 항상 이기는 경기를 하고자 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에서 편하게 투구하면서 적응할 수 있었다. 승리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가 도움이 됐다”면서 동료들의 투지가 리그 적응에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책임감도 남다르다. 에르난데스의 선임은 무려 케이시 켈리다. 켈리는 2019년 LG에 입단해 5년 반 동안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던 에이스 중의 에이스였다.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고, 여전히 켈리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에르난데스에게는 부담이라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에르난데스 또한 “아무래도 팀 최고 투수였던 선수(켈리)를 대체하러 왔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동료들이 적응에 도움을 줬고,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적응할 수 있게 동료들이 도와줘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올해는 켈리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지워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에르난데스는 “LG에서의 스프링캠프는 처음인데 역시 선수들이나 스태프들이 많이 환영해주고 신경 써줘서 행복하게 시작하고 있다면서 ”시즌 준비에 포커스를 맞추기는 하지만 시즌 중에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고 싶다. 루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캠프가 끝날 때에는 그 루틴이 정립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켈리는 KBO리그 통산 163경기에서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고, 또한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이기도 했다. 통산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4,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7, 그리고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1.59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이는 LG의 감격적인 우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투혼을 불태운 에르난데스의 목표도 어쩌면 이와 비슷하다. 목표는 무조건 팀의 우승이다.
올 여름 둘째의 출산도 앞두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동기부여가 충만한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 내 능력을 100% 보여주고 싶다”면서 “작년에 우승을 못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우승을 하고 싶다. 팬들이 지금까지 보내주신 응원에 감사드리고, 이번 시즌도 항상 열정적인 응원 부탁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에르난데스가 지난해 기세를 이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면 LG도 리그 최강 원투펀치에 도전할 만하다. 새롭게 영입한 요니 치리노스는 올해 KBO리그를 밟은 외국인 투수 중 가장 좋은 축의 경력을 자랑한다. 리그 관계자들도 가장 안전한 선택 중 하나로 치리노스를 보고 있다. 다만 치리노스는 KBO리그 적응의 변수가 남아있다. 먼저 리그에 들어온 에르난데스가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면 치리노스도 부담을 덜고 시즌에 임할 수 있다. 최원태(삼성)가 FA로 이적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비중이 더 높아진 만큼, 에르난데스의 어깨가 무거운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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