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KIA 5선발 경쟁, 탈락한 자의 품격… 이범호는 왜 말 한 마디에 감동했나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어쩌면 2025년 3월 17일은 황동하(23·KIA)에게는 기억에 남을 만한 잔인한 날이었을지 모른다. 지난 오프시즌부터 이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뛰었지만, 그것이 이뤄지지 않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황동하를 불러 개막 5선발로 김도현이 낙점됐다고 이야기했다.
이범호 감독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SSG와 경기(한파로 최소)를 앞두고 “오늘 통보를 했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KIA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으로 네 명의 선수(제임스 네일·양현종·아담 올러·윤영철)을 확정한 상황에서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김도현과 황동하를 경쟁시켜왔다. 보통 한 자리를 놓고 어느 한 명의 페이스가 처져 일찌감치 윤곽이 드러나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은 그렇지가 않았다. 캠프 때부터, 오키나와 연습경기, 그리고 시범경기까지 성적이 막상막하였다.
이 감독의 고민도 컸다. 결정 시점을 두 선수의 시범경기 일정이 모두 종료된 뒤로 미뤄둔 이유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또 선발에서 탈락을 하게 되면 또 상처가 되지 않을까 뭐 이런 것들이 있었다. 미뤄서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선택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이제는 결정을 해야 되는 시기이기도 하고, 선수들에게 마음을 딱 잡을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할 시기이기도 했다”고 고뇌를 드러냈다.
김도현에게는 홀가분한 통보였지만, 황동하에게는 낙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황동하는 지난 2년간 6번째 선발 자원으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이 있었을 때 황동하가 나타나 자리를 잘 메워주면서 KIA가 위기를 넘기고 통합 우승까지 달려나갈 수 있었다. 황동하 개인적으로도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이닝(103⅓이닝)을 소화했고, 선발 가능성을 확실히 인정받는 등 나름대로 의미가 큰 시즌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한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한다는 목표가 있었을 법하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놓고 보면 선발 한 자리는 김도현보다는 황동하가 더 앞에 있었기도 하다. 물론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동기부여가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으로 잘 던졌기에 더 그랬다. 이범호 감독이 걱정한 것도 이 대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황동하는 씩씩하게 이야기하며 감독의 걱정을 덜어줬다. 이 감독은 “아까도 또 중간에서 열심히 잘 던져달라고 얘기하니까 열심히 하겠다고 또 얘기해 줬다. 그런 게 이야기하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좀 감사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비록 5선발에서는 탈락했지만 1군에서 쓰임새는 굉장히 다양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 감독은 “동하는 롱으로 쓰고 6회에 이겨야 하는 게임도 쓴다. 멀티적으로 여러 가지 포지션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짧게도 쓰고, 길게도 쓰고, 선발 중에 누가 안 좋거나 하는 상황이 생기면 동하를 선발로 써야 할 것 같다”면서 다방면에서 활용할 것이라 설명했다.
개막 5선발에서는 탈락했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다. 김도현이 부진할 수도 있고, 작년처럼 선발진에 부상이 있을 수도 있다. 차분하게 준비하면 기회는 반드시 한 번 이상 다시 올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캠프 기간 중 분명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도현이 첫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렇다고 황동하가 퇴보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고 또 두 선수가 앞으로 팀에서 해줘야 될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인정하면서 황동하에 대해서는 “처음에 동하가 프로 들어왔을 때 느낄 때랑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 구속도 어느 정도 늘었다. 운동을 굉장히 많이 하는 친구고 항상 웨이트 장에 혼자 끝까지 남아서 운동하고 야구에 대한 생각이나 이런 것도 굉장히 좋은 친구다. 캠프에서도 엄청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 감독은 “그런 부분들을 알기 때문에 선발도 최대한 좀 더 끌고 가서 지켜보려고 했던 것 같다. 하체나 이런 것도 굉장히 좋고, 상체 운동이나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이 하기 때문에 앞으로 스피드가 늘고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것을 맞는 것 같다”면서 “변화구도 잘 던지고 여러 가지 상황적인 대처하는 방법이나 이런 것들도 굉장히 스마트한 친구다. 지금은 또 중간에 던지게 되지만 나중에는 선발을 하든 중간에 필승조를 하든 충분히 어느 자리에 가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여서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기회는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
관련 추천 기사
KBO 관련 기사
-
롯데 160km 파이어볼러, 엔트리 확대되면 볼 수 있을까? 다만 확실한 조건이 달렸다 "잘 해야지"
2026-08-20
-
미국도 “김도영 지켜보는 것만으로 기쁨” 극찬… 쳤다 하면 MLB급 홈런, 비결은 무엇인가
2026-08-20
-
충격의 1이닝 13실점→끝내기 폭투…유망주 육성, 성적 다 포기했나? 도대체 키움의 목표는 뭘까
2026-08-20
-
방출 운명 뻔한데, 보스 이렇게 진심이었을 줄이야…첫 승+물세례에 "너무 좋다, 엄청 좋다"
2026-08-20
-
한화가 돈을 500억 이상 질렀는데, 이게 타선 현주소인가… 치명적 5연패, 멀어지는 5강
2026-08-20
-
삼성 4홈런 20안타 18득점 대폭발!+보스 12K 첫 승 달성!…SSG 완파→1위 KT와 승차 없앴다 [대구 게임노트]
2026-08-19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