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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이렇게 잘하는데, ‘아이템’까지 장착하면 60-60? 다저스 역사적 출발 알렸다

작성일: 2025.04.03 18:58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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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애틀랜타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역전포를 터뜨린 오타니 쇼헤이
▲ 3일 애틀랜타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역전포를 터뜨린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도쿄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5년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2연승을 거두고 본토로 돌아온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LA 다저스는 패배를 모르는 팀이다. 2일(한국시간)까지 개막 후 7연승을 내달렸다. 역전승이 많았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가 않았다. 어떤 선수가 부진해도, 또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메우며 스타로 나섰다.

그런데 3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서는 정말 질 것 같았다. 2회까지만 5점을 내주고 끌려갔다. 개막 후 6연패를 당한 애틀랜타도 이 경기에 필사적이었다. 5점을 내주는 과정조차 좋지 않았다. 팀 분위기가 팍 가라앉을 법한 양상이었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윌 스미스(포수)-토미 에드먼(2루수)-맥스 먼시(3루수)-엔리케 에르난데스(1루수)-앙헬 파헤스(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프레디 프리먼이 여전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그래도 강한 라인업이었다. 게다가 선발로는 좌완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이 나섰다. 8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경기 초반 핫코너에서 실책이 쏟아졌다.

1회부터 찜찜했다. 스넬은 1사 후 마르셀 오수나에게 볼넷, 2사 후 맷 올슨에게 볼넷을 내줬다. 다만 브라이언 데라크루즈를 3루 땅볼로 유도하고 이닝을 마치는 듯했다. 강한 타구였지만 3루수 맥스 먼시가 선상을 잘 지키고 있었고 좋은 글러브 핸들링으로 공을 잡았다. 잘 던지면 끝이었다. 하지만 잘 던지지 못했다. 송구가 너무 짧았고, 1루수 앞에서 바운드로 튀었다. 1루수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잡지 못하고 공이 뒤로 빠졌다. 2루 주자 마르셀 오수나가 홈을 밟았다.

▲ 1,2회 실책 이후 8회 동점 적시타를 치면서 지옥과 천당을 오간 맥스 먼시
▲ 1,2회 실책 이후 8회 동점 적시타를 치면서 지옥과 천당을 오간 맥스 먼시

이닝이 끝나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바로 투수에게 여파가 왔다. 스넬은 닉 앨런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무실점으로 끝나야 할 이닝이 2실점으로 끝났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들어 공격도 잘 안 풀리는 먼시는 2회에도 실책을 저질렀다. 선두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의 3루 땅볼 때 먼시가 다시 송구 실책을 했다. 스넬이 흔들렸다. 폭투로 무사 2루가 됐고, 1사 후 엘리 화이트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여기서 아지 알비스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고, 2사 후 맷 올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0-5까지 뒤졌다. 카메라는 먼시의 죄책감을 잡고 있었다.

2회까지 5점을 내준 상황에서 스넬의 투구 수도 실책 탓에 많아진 상황이었다. 경기 분위기도 애틀랜타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역시 다저스였다. 강했다. 2회 반격에서 곧바로 2점을 쫓아가며 분위기를 바꿨다. 실점 이후 추격점은 굉장히 중요했다. 다저스는 0-5로 뒤진 2회 올해 거포 본능을 뽐내고 있는 토미 에드먼이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렸다. 에드먼의 시즌 4번째 홈런으로 경력 최고의 홈런 페이스가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분위기 반전에 홈런만한 것은 없었다. 2-5로 뒤진 4회에는 마이클 콘포토가 중월 솔로홈런을 쳤다. 다저스 이적 후 첫 홈런이었다. 스넬이 3회와 4회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고, 4일 휴식일인 다저스는 그들이 자랑하는 불펜을 총동원했다. 애틀랜타의 추가 득점을 막으면서 호시탐탐 뒤집을 기회를 노렸다.

▲ 실책으로 억울하게 실점한 블레이크 스넬은 3회와 4회는 무실점으로 버티고 마운드 붕괴를 막아냈다
▲ 실책으로 억울하게 실점한 블레이크 스넬은 3회와 4회는 무실점으로 버티고 마운드 붕괴를 막아냈다

8회에는 먼시가 속죄의 한 방을 쳤다. 다저스는 3-5로 뒤진 8회 1사 후 마이클 콘포토의 안타, 그리고 윌 스미스의 볼넷으로 1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토미 에드먼의 1루 땅볼 때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맥스 먼시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환호했다. 동점이었다. 다저스의 분위기가 타올랐다.

그리고 끝내기는 역시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몫이었다. 9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애틀랜타 라이셀 이글레시아스를 상대해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빠져 나가는 공이었는데 오타니의 긴 리치에 걸렸다. 사실 힘을 완전히 싣기 어려운 타격 위치에도 불구하고 오타니의 힘은 이 악조건을 비웃었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오타니 쇼헤이의 바블헤드 데이였다. 선착순 5만 명에게 주어진 바블헤드가 끝내기 홈런과 함께 같이 웃었다.

미친 승리였고, 미친 행진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년도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은 1933년 뉴욕 양키스의 7연승이었다. 다저스 구단 프랜차이즈에서는 개막 후 최다 연승이 6연승이었는데 이를 모두 갈아치웠다. 오타니의 끝내기 홈런은 개인 통산 두 번째였다. 모두가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을 즐겼다. 4일 하루 휴식일이 있기에 더 기분을 낼 수 있었다. 반면 동부지구의 강호인 애틀랜타는 개막 후 7연패 수렁에 빠졌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개막 후 7연패를 하고 포스트시즌에 간 팀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해 세 번째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오타니는 올해 MVP 3연패를 향해 달려간다. 현재까지 성적은 긍정적이다. 시즌 8경기에서 타율 0.333, 3홈런, 3타점, 2도루, 출루율 0.459, 장타율 0.667, OPS(출루율+장타율) 1.126을 기록 중이다. 홈런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게다가 5월 정도는 투수 복귀도 준비되어 있다. 오타니가 이런 타격 성적을 내고, 여기에 투수로도 공헌한다면 WAR은 치솟는다. MVP는 따놓은 양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 9회 역전 끝내기 솔로포를 터뜨리는 오타니 쇼헤이
▲ 9회 역전 끝내기 솔로포를 터뜨리는 오타니 쇼헤이

한편으로 오타니가 최근 유행하는 ‘어뢰 배트’를 쓰면 어떨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어뢰 배트는 메이저리그 규격에는 위반되지 않으나 기존 배트와 다르다. 기존 배트는 손잡이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두꺼워진다. 하지만 어뢰 배트는 배트의 중간 지점에 질량을 많이 넣었다. 그래서 그 부분이 볼록하다. 타자들의 히팅 스팟에 질량을 더 넣은 것이다. 호크아이 시스템을 통해 타자들마다 공이 어느 부분에 가장 많이 맞는지 분석해 맞춤형 배트를 제공한다. 타자의 신체 조건이나 타격 메커니즘에 따라 자주 맞는 부위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단순한 원리지만 뉴욕 양키스 선수들을 필두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걸 쓴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연습으로 충분한 적응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즌 중 갑작스러운 변화를 선택하지 않는 선수들도 있다. 양키스 동료들의 성공을 바로 옆에서 보는 애런 저지는 어뢰 배트를 쓰지 않고 원래 배트를 쓴다. 반대로 후안 소토와 같은 선수들은 전향적으로 실험할 뜻을 드러냈다. 다저스는 아직 어뢰 배트를 전면적으로 쓰는 선수는 없다. 그러나 맥스 먼시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에 새 문물이 들어오면, 여러 선수들이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오타니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설사 받아들인다고 해도 적응이 필요한 만큼 본격적인 활용은 내년부터일 가능성도 있다. 써 보니 잘 안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타니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방망이가 나온다면, 오타니가 지금 이상의 홈런을 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앞으로 투·타 겸업을 하는 이상 홈런이나 도루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지만, 만약 적절한 배트와 함께 타격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지난해 놓친 60-60에도 다가설 수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54홈런-59도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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