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할도 힘들어” 모두가 포기했던 김하성 前 동료… 그런데 갑자기 ‘보급형 저지’가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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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김하성(30·탬파베이)과 샌디에이고에서 한솥밥을 먹어 우리 팬들에게도 친숙한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29·뉴욕 양키스)은 이름을 들었을 때 ‘수비’가 떠오르는 선수다. 어려운 타구도 쉽게 잡아내는 천부적인 수비력을 갖췄다.
몸을 날리거나, 어마어마한 스피드로 공을 쫓아 아웃카운트를 만드는 수비도 매력이 있지만, 그리샴은 그 이상의 수비력을 가진 선수다. 첫 발 스타트 하나는 기가 막히고, 남들이 어렵게 잡을 것을 미리 가서 편하게 잡는다. ‘라면 수비’다. 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수 중 하나로 뽑히는 그리샴은 2020년과 2022년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금도 수비 하나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근래 들어 공격에서는 답답한 양상이 강했다. 그리샴은 그래도 메이저리그 데뷔 첫 3년간은 2할대 중반은 쳤다.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하는 선수였다. 중견수로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가 그래도 리그 평균 정도의 타격도 가지고 있었기에 더 각광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타율 2할을 넘기기도 힘들었다. 그리샴의 타석 때는 기대를 하지 않는 팬들이 늘어났다.
그리샴은 2022년 타율 0.184, 2023년 타율 0.198에 머물렀다. 아무리 수비가 좋아도 공격에서 좀처럼 공헌하지 못해 라인업이 꽉 막히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그리샴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고,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유망주였던 잭슨 메릴을 중견수로 옮겨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공격력을 만끽했다. 반면 그리샴은 지난해 양키스에서도 76경기에서 타율 0.190에 그쳤다. 홈런도 9개로 줄었다.
모두가 그리샴의 경력이 위기에 빠졌다고 했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중견수를 볼 수 있는 좌타자라는, 그리샴과 같은 그림을 가진 코디 벨린저가 영입되며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벨린저 역시 뛰어난 수비수이자, 그리샴보다 더 나은 타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그리샴의 방망이가 미쳐 날뛰는,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리샴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292, 출루율 0.370, 장타율 0.639, OPS(출루율+장타율) 1.009라는 폭발적인 공격 성적을 거두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제는 리드오프로 출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선수가 됐다. 벨린저와 출전 시간 배분, 출산 휴가 등 몇몇 사정이 겹쳐 규정타석까지 거리가 있지만, 반대로 81타석에서 8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단순히 어뢰 배트 덕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리샴은 벨린저보다 훨씬 더 좋은 공격 성적을 내면서 양키스 벤치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그리샴은 올해 조정 OPS 183을 기록해 리그 평균 OPS보다 83% 이상 높고, 이는 팀 내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성적이다. 리그 최악의 타자 중 하나로, 멘도사 라인에 걸쳐 있던 그리샴이 단번에 ‘보급형 애런 저지’가 된 셈이다.
그리샴의 분전 속에 양키스 타선도 막강한 홈런 파워를 뿜어가고 있다. 양키스는 사실 코디 벨린저가 부진하고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아직 부상자 명단에 있으며, 앤서니 볼피와 재즈 치즘 주니어라는 중앙 내야수들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원래 구상대로라면 사실 타선이 고전하고 있어야 맞는다.
그럼에도 이 악재를 다 이겨내고 정상급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양키스는 애런 저지는 역사적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고, 폴 골드슈미트는 부활을 선언했으며, 벤 라이스의 성장세도 놀랍다. 여기에 그리샴이 힘을 더하면서 시즌 전 구상과 조금 색다른 힘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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