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가 벌써 김하성이 그리워… 이 돈이면 김하성 10명인데, 구단 역사상 최악 실책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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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와 함께 한창 달리던 샌디에이고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모두가 놀란 계약을 하나 성사시켰다. 바로 올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33)와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한 것이다. 2033년까지 이어지는 까마득한 계약이었다.
보가츠가 좋은 선수라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올스타 유격수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였다. 보스턴 소속 당시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부문 실버슬러거만 5번을 따냈다. 20개의 홈런을 보장할 수 있는 유격수였다. 그런데 이 계약은 시작부터 회의적인 시선을 불러 일으켰다. 우선 계약 기간이 너무 길었고, 보가츠의 유격수 수비력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샌디에이고는 2022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을 틈타 유격수 자리에 자리를 잡은 김하성(30·탬파베이)이 있었다. 김하성의 계약은 최소 2024년까지 이어질 예정이었고, 이미 주전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낼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보가츠를 영입하는 것보다는, 그 돈으로 다른 취약 포지션을 여럿 메우는 게 낫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를 주전 유격수로, 김하성을 2루로 옮겨 한 시즌을 치렀다. 그러나 보가츠는 역시 유격수 수비에서 문제가 있었다. 이를 실감한 샌디에이고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다시 김하성을 유격수로, 보가츠를 2루수로 배치시켰다. 보가츠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구단의 구상을 받아들였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가 수비 부담을 덜고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구상대로 되지 않았다. 보가츠는 지난해 수비를 하다 부상을 당해 장기 결장하는 등 111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도 0.264에 머물렀고, 조정 OPS(OPS+)는 92로 리그 평균보다 8% 못했다. 2억8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선수에게 기대했던 성적은 전혀 아니었다.
김하성은 계약이 만료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갔다.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수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김하성이 필요한 팀이었다. 김하성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했던 잭슨 메릴은 이미 외야로 나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보가츠의 영입으로 팀 페이롤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고, 설상가상으로 구단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지며 있는 선수도 정리해야 할 상황이 됐다. 그렇게 샌디에이고는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김하성을 보내야 했다.
보가츠가 다시 유격수로 이동했지만 올 시즌 성적은 더 좋지 않다. 보가츠는 26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0.246, 출루율 0.324, 4홈런, 29타점, OPS 0.668에 머물고 있다. OPS+는 87로, 지난해보다 생산성이 더 안 좋아졌다. 이 성적도 그나마 6월 중순 이후 조금 끌어올린 수준이다. 통산 장타율이 0.458인 보가츠의 올해 장타율은 0.344다. 장타 가뭄이다. 당연히 돈값을 못하고 있다.
보통 대형 장기 계약을 할 때 구단들은 계약 첫 5년에 되도록 많은 원금을 회수하려고 한다. 어차피 나이가 들면 팀 공헌도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가츠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0의 WAR(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을 쌓는 데 그치고 있다. 잘못하면 최악의 계약으로 전락할 위기다. 보가츠가 살아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벌써 시즌은 절반을 지나갔다. 계속 기다려야 하는지가 의문으로 떠올랐고, 샌디에이고 팬심도 싸늘하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하고 팀을 떠났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따지면 보가츠는 김하성 계약의 10배다. 김하성급 공헌도를 보여주는 선수를 투·타에 10명을 보강할 수 있는 돈을 보가츠 한 명에게 쏟아 붓고 있다. 샌디에이고로서는 ‘이불킥’을 할 만하다. 그러나 이 계약은 되돌릴 수 없고, 보가츠가 어떻게든 살아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샌디에이고의 흑역사로 남을지, 아니면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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