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강백호로 돌아왔다… 야성을 되찾은 천재 타자, FA 쇼케이스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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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KT 핵심 타자이자 올해 반등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였던 강백호(26·KT)는 5월 27일 두산전에서 주루 도중 발목을 다쳤다. 인대가 파열됐다. 당초 복귀까지 8주가 걸린다는 소견을 받았다. 적잖은 시련이었다.
시즌 초반 타격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강백호는 부상을 당하기 전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상황이었다. 타구 속도가 인상적이었다. 시속 170㎞ 이상의 총알 타구가 곧잘 나왔다. 이 감을 유지하면 타격 성적이 올라갈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었다. 그런 가운데 당한 부상이라 더 아쉬움이 컸다. 여기에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뼈아픈 부상이었다.
쇼케이스를 할 시간도 모자란데, 부상으로 꽤 오랜 기간 이탈해야 하니 선수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강백호는 이 시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부상 기간 중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서는 잘 몰랐던 부분이, 쉬면서 차분히 주위를 돌아보니 잘 보였다. 느낀 게 많았다. 시즌 초반 성적은 운이 따르지 않은 것도 있지만, 자신도 뭔가를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시즌 준비는 정상적이었고, 오히려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문제는 성향이었다. 움츠려있었다. 강백호는 7일 대전 한화전이 끝난 뒤 “예전에 내가 했던 습관들을 조금 많이 봤다. 내가 했던 표정, 내가 그때 느꼈던 감정, 그때 했던 행동 이런 것들을 조금 더 유심히 봤던 것 같다”면서 “지금의 나와는 반대로 자신감이 넘쳤고, 여유도 있었고, 타석에서 뭔가 투수를 누를 수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담담하게 떠올렸다.
프로 데뷔 전부터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천재 타자라는 호평을 한몸에 받고 살았다. 프로 데뷔 이후에도 쭉쭉 올라갔다. 30홈런을 목표로 하면 그것을 이룰 수 있었고, 3할 타율을 목표로 하면 그것도 이룰 수 있었다. 어쩌면 둘 다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강백호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그 야성과 어떤 투수와 대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좋을 때의 강백호를 만든 것은 타격 기술과 힘은 물론, 그런 성향도 큰 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런 저런 구설수에 휘말리고, 타격 성적이 떨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야성과 자신감을 잃고 있었다. 쉬는 동안 뭔가 허전했던 부분을 확인한 강백호는 이것부터 다시 채우기로 했다. 강백호는 “솔직히 다치기 전에도 좋은 콘택트는 많았다. BABIP이 좀 안 좋았을 뿐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고 항상 생각했다”고 말했다. 준비는 잘못된 게 없었다. 부족한 자신감을 채우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믿었다.
그런 강백호는 복귀 후 실전 감각 예열 단계를 거쳐 8월부터는 우리가 알던 강백호로 돌아왔다. 8월 들어 6경기에서 타율 0.385를 기록함과 동시에 2홈런,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140으로 호조를 보인다. 강백호는 “컨디션이 되게 좋다. 100%인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야구라는 게 확실한 것은 없다. 그래도 공은 잘 맞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약간의 변화를 줬는데 잘 맞아 떨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신의 상태를 진단했다.
단순히 성적만 좋은 게 아니라, 경기 막판 판을 휘어잡는 그 눈빛과 야성이 깨어났다는 점은 중요하다. 5일부터 7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에서는 우리가 알던 강백호로 점차 돌아오고 있음이 잘 드러났다. 단순히 안타가 아니라, 경기 막판 모두가 긴장하는 상황에서 대활약을 했다. 5일에는 김서현을 무너뜨리는 대형 3타점 2루타를 쳤고, 6일에도 경기 막판 추격의 적시타를 때렸으며, 7일에는 9회 역전 투런포까지 쳤다. 실력을 떠나 강백호의 기가 한화 투수들을 누르고 있었다. 가장 고무적인 대목이었다.
알게 모르게 FA를 향한 쇼케이스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습이다. 강백호는 최근 들어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보여준 ‘고점’이 있는 선수고, 여기에 아직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다. 30대 FA 선수들과 다르다. 앞으로의 반등 가능성을 더 주목해 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올 시즌 전반적인 성적이 기준이 되기보다는 좋은 것을 찾은 지금부터의 성적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천재 타자의 포효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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