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인천 A고 축구부, 연간 7천만 원 불법 찬조금 의혹…관리·감독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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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서영 기자] 인천의 A 고등학교 축구부가 학부모들에게 찬조금을 명목으로 연간 7,000만 원에 달하는 ‘불법 금전 조성’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학부모 간의 ‘관행’처럼 굳어진 찬조금 수납에 대해 학교 측은 수년간 제재 없이 방조해 왔으며, 학교, 교육청 모두 제재 없이 책임을 떠넘기며 사실상 묵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보한 학부모에 따르면 A고 축구부는 매달 학부모 1인당 20만 원씩 총무에게 입금하는 방식으로 찬조금을 모았다. 자발적 참여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묵시적인 강제와 침묵 속에 진행돼 왔다.
축구부 인원은 약 33명으로, 매달 600만~660만 원, 연간으로는 7,000만 원 이상이 모금된 셈이다.
이 찬조금은 축구부 총무의 개인카드를 코치에게 전달해 사용하게 했고, 사용 출처는 간식비 또는 훈련 물품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 B씨는 “불법인 줄은 알았지만, 수년간 내려온 관행이라 쉽게 문제 제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부모 C씨는 “유스팀이라 학교가 관리하지 않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불법 찬조금이란 학부모단체 등이 교육활동 지원을 명목으로 모금한 뒤, 이를 학교발전기금이나 학교 회계에 편입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한다.
이는 단순히 수수한 교직원뿐 아니라, 제공자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행위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학부모 D씨는 “학교에서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오랜 시간 불법찬조금이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구단 지도자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징계권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A고 축구부는 명목상 학교 소속이지만 실질적 운영 주체는 지역 연고 구단이다. 선수는 A고 학생이지만, 지도자는 구단 소속이며 학교와 직접 계약된 교직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체육소위원회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은 가능하지만, 지도자가 학교 구성원이 아닌 만큼 행정적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불법 찬조금의 성격이 명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수사기관 신고를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학생은 학교에 속하고, 지도자는 구단에 속하며, 교육청의 지원 속 정작 책임 주체는 모호하다.
이와 관련해 현행 교육청 메뉴얼에 따르면, 교사나 관리자 등 교직원이 불법찬조금을 인지할 경우 즉시 교육청에 신고해야 하며, 교육청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 및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 형사처벌 대상일 경우 수사 의뢰 또는 고발 조치로 연결된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해당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인천시교육청 장학사는 “지난 4월 해당 학교 측으로부터 학부모들이 운영비를 걷어 세제, 간식 등을 마련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당시 학교 측에 ‘금액이 얼마든 학교 운영에 필요한 경비라면 학교회계로 편입해 정식 절차에 따라 활용하라’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광주의 한 중학교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은 운동부 학부모회가 회비 명목으로 불법찬조금을 조성하고 이를 지도자에게 제공한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였고, 학교장 등 관계자 3명에게는 운동부 지도·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또한 운동부 지도자의 불법찬조금 조성 묵인과 일부 복무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다른 비위 사실과 함께 종합 판단이 가능하도록 학교장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번 인천 A고 사례 역시 교육청 차원의 철저한 감사와 함께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인천시교육청 불법찬조금 처분기준에 따르면 불법찬조금이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미만일 경우, 직접 관여자는 감봉 또는 정직, 묵인·방치한 자는 견책 또는 감봉 처분 대상이 된다.
2,000만 원 이상일 경우에는 직접 관여자는 정직 이상 중징계, 묵인·방치한 관리자 역시 감봉이나 정직 대상이 된다.
또한 교사들이 이 찬조금을 회식비나 수고비, 기타 접대 명목으로 사용한 경우, '금품 및 향응 수수 관련 징계양정 기준'을 적용해 징계받는다. 학생간식비·학교행사지원 등 학교운영지원 명목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 측은 교감 등 관리자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 역시 뒤늦게 사안을 인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감 E씨는 “학교가 이 사안을 인지한 건 4월쯤이었다”며 “축구부 담당 선생님이 저에게 보고했고, 이후 학부모 대표와 감독, 부장 등을 학교로 불러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동안 상황을 전혀 몰랐다”며 관리 책임에 대해선 일부 선을 그었다.
인천유나이티드 관계자는 “불법 찬조금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유스팀 담당자와 학교 측에 확인한 결과, 지난 4월 학부모들이 돈을 걷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학교가 이를 막아 실제 모금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천 A고 사례는 단순한 내부 비위 차원을 넘어, 불법찬조금에 대한 인지-보고-조사-징계로 이어지는 행정 시스템 전반이 작동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운영 주체와 책임 주체가 일치하지 않는 구조 속에 학생과 학부모만 남겨졌다. 모금 행위를 관리하지 않은 관리자뿐 아니라, 대응 및 감사를 철저히 이행하지 않은 교육청, 구단 역시 책임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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