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 이치로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야구 상식을 역행, 아직도 이 기록 안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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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2019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코디 벨린저(30)는 한결 반등한 모습으로 양키스 공격진에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16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274. 28홈런, 9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2를 기록 중이다.
물론 한창 좋을 때의 성적을 생각하면 떨어지지만, MVP 수상 이후 거의 바닥을 맛봤던 이 선수의 경력을 고려하면 반등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는 충분하다. 벨린저는 2021년 OPS 0.542, 2022년 OPS 0.654에 그쳤고, 2023년 시즌을 앞두고는 충격적인 논텐더 처분을 당하며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했다. 그 이후로는 올 시즌이 최다 홈런 시즌이다.
아직 시즌이 2주 정도 남아 있는 만큼 2019년 이후 첫 30홈런-100타점의 가능성이 꽤 높게 남아 있는 가운데, 벨린저의 올해 성적 중 특이점은 좌·우 스플릿이다. 벨린저는 올 시즌 우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43, OPS 0.757에 머물고 있다. 28개의 홈런 중 21개가 우완을 상대로 나오기는 했지만 OPS는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꽤 많이 떨어진다.
반대로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362, 출루율 0.400, 장타율 0.610, OPS 1.010으로 펄펄 날고 있다. 표본이 적은 것도 아니다. 타수가 141타수에 이른다. 홈런은 7개로 우완 상대보다 많이 떨어지지만, 삼진을 16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타율은 압도적인 차이다.
벨린저는 좌타자다. 보통의 상식은 좌타자는 좌완에 어려움을 겪는다. 투수의 투구폼이나 투구판을 밟는 위치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나 대다수 좌완들은 좌타자의 어깨 너머에서 공이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당연히 타자가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짧다. 반대로 우타자는 공을 놓는 순간부터 공이 잘 보이기 마련이다. 공을 볼 시간도 더 길다.
찰나의 시간이기는 하지만 이 차이가 일반적인 좌·우 스플릿을 만든다. 대다수 좌타자는 좌완에 약하다. 그래서 투수 쪽에서도 스페셜리스트들이 있다. 메이저리그가 ‘세 타자 룰’을 도입하면서 예전처럼 전형적인 원포인트들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많은 지도자들이 좌타자나 좌타 라인을 상대로 좌완을 붙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경험적으로도, 기록적으로도 그렇다.
그런데 벨린저는 올해 이 상식을 거스르고 있다. 2004년 이후 21년간 메이저리그 성적을 보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2004년 이후 벨린저는 ‘좌타가 좌완을 상대했을 때’ 타율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2024년 요단 알바레즈(휴스턴)가 0.362를 기록한 적이 있고, 2010년 닉 마카키스가 0.361을 기록했다. 2008년 조 마우어는 좌완 상대 0.361의 타율을 뽑아냈다.
하지만 1위는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있다. 2004년 이후 이 부문 최고 기록은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가 가지고 있다. 당시 시애틀 소속이었던 이치로는 2004년 타율 0.372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고, 262개의 안타는 이치로의 화려한 개인 경력에서도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이치로의 방망이는 좌완·우완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좌완을 상대로 더 강한 신기의 타격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 하나는 최고 평가를 받는 이치로는 당시 좌완을 상대로 208타수를 소화해 타율 0.404라는 미친 성적을 만들어냈다. 우완을 상대로도 타율 0.359로 강했는데, 당시 홈런도 좌완을 상대로 더 치는 등 역스플릿을 만들어냈다.
워낙 정교한 배트 컨트롤을 가지고 있고,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다보니 좌완과 우완을 특별히 가리지도 않았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3000안타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다른 선수들과 차이점이 있는 대목이다. 실제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우완을 상대로 타율 0.304, 좌완을 상대로 타율 0.329를 기록한 타자였다. 우완 상대, 좌완 상대 OPS를 따져도 좌완이 더 높다.
메이저리그 트렌드가 바뀜에 따라 안타보다는 장타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세상이 됐고, 그래서 올해도 메이저리그는 유독 3할 타자 가뭄을 겪고 있다. 3할을 치는 선수가 거의 사라졌다. 이 때문에 좌타자가 좌완을 상대로 4할 타율을 기록한 것은 당분간은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치로의 안타 생산 능력이 당분간은 끊임없이 회자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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