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 MVP 확정? 나는 아닐세… 왜 하늘은 이 선수를 보내고 폰세도 같이 보내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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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지금은 KT를 떠나 없는 멜 로하스 주니어(35)는 2020년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당시 로하스는 142경기에서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공격 생산력을 뽐냈다.
근래 들어 외국인 타자 최고 시즌으로 뽑히지만, 올해 그런 로하스보다 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가 나왔다.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9)가 그 주인공이다. 디아즈는 26일까지 시즌 141경기에 모두 나가 타율 0.308, 49홈런, 15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0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타자를 선정한다면, 아마도 디아즈의 이름을 거론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로하스의 기록과 비교할 때, 디아즈도 여타 시즌이었다면 충분히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여기에 디아즈는 두 개의 ‘신기록’까지 거머쥐고 있다는 유리한 점이 있다. 디아즈는 4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종전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던 야마이코 나바로의 48개를 넘어섰다. 여기에 151타점을 기록, 종전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이었던 박병호의 146타점 또한 넘어섰다. 타점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데도 디아즈는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는 않다. 이유가 있다. 더 강력한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KBO리그 MVP 최유력 후보는 단연 코디 폰세(31·한화)다. 폰세는 26일까지 시즌 28경기에 나가 174⅔이닝을 던지면서 17승1패 평균자책점 1.85, 242탈삼진이라는 미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폰세 역시 몇몇 기록이 있었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9이닝 기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 그리고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진출권과 거리가 있었던 소속팀 한화가 단번에 우승 경쟁팀으로 성장한 것도 폰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개인 성적, 팀 성적 모두에서 어필할 만한 요소가 있는 셈이다. 폰세, 디아즈 모두 올해 성적을 다시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호성적을 거뒀다. 디아즈로서는 하필 이런 시즌에 폰세가 등장했으니 야속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MVP는 디아즈라며 지원사격에 나선 이가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소속 선수라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박 감독의 이야기에는 설득력도 있다. 디아즈는 매일 뛰는 야수라는 점에서 팀 공헌도는 폰세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논리다. 폰세의 활약을 무시하는 게 아닌, 디아즈의 공헌도가 그만큼 크다고 강조한다.
박 감독은 26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만약 MVP 투표권이 있다면 소속팀을 떠나 어떤 선수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나는 디아즈를 한다. 타자는 1년 내내 시즌을 치르며 게임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선발 투수는 6일에 한 번씩 나가지 않나”면서 “솔직히 내가 야수 출신이다 보니까 그 힘듦을 안다. 디아즈는 이닝 수도 많고 수비에 대해서도 팀에 도움이 된다. 타격은 물론이다. 전체적인 공헌도를 봤을 때는 조금 더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내가 야수 출신이다 보니”라고 자신의 논리를 이야기했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서도 MVP 투표는 야수들의 무대다. “매일 경기에 뛰는 선수가 더 많은 공헌을 한다”는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근래 들어 투수 MVP는 저스틴 벌랜더, 클레이튼 커쇼 정도뿐이었다. 나머지는 모조리 야수였다. 근처에 간 투수 MVP 후보도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투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디아즈가 올해 삼성을 이끈 MVP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시즌 막판 루벤 카데나스의 부상으로 급하게 영입한 디아즈는 포스트시즌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재계약했고, 올해 삼성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당시 돈도 중복으로 쓰고 여러 아픔이 있었지만 그 투자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박 감독은 디아즈가 지난해 시즌 막판 들어와 그래도 KBO리그를 경험한 것이 올해 대활약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한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처음에 들어올 때 30개는 기본으로 칠 것이라 생각했는데 50개까지는 예상을 못했다”고 웃으면서 공격은 물론 수비 쪽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박 감독은 “수비에서 주는 영향도 크다. 리치가 길고 핸들링이 좋다. 몸이 유연하다. 우리 팀 상황을 보면 젊은 선수들이지 않나. 그래서 디아즈가 1루에 버티고 있으면 되게 편안할 것 같다. 던지면 다 잡아줄 것 같은 느낌이다. 그게 심리적으로 되게 중요하다”고 디아즈 MVP론을 설파했다. 폰세가 MVP를 가져가도, 삼성 팬들의 MVP는 디아즈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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