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기다리며 쓰레기를 많이 주웠나… 바빕신에 울고 웃은 SSG-삼성, 야구가 때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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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기본적으로 잘 맞은 타구는 안타나 장타의 확률이 높아진다. 타구 속도와 발사각 등을 종합해 산정되는 ‘배럴 타구’는 이론적으로 장타율 1.500 이상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배럴 타구라고 해서 꼭 안타가 되는 건 아니고, 배럴 타구가 아닌 이상한 타구도 안타가 될 수 있는 게 야구다. 그래서 예상이 어렵다.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2025년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양팀의 희비를 가른 장면들이 몇 있었다. 잘 맞은 타구가 단타에 그치는 경우가 있었는가 하면, 빗맞은 타구가 경기 승패를 가르는 적시타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이른바 ‘바빕신’이 SSG를 향해 조금은 미소를 더 지은 날이었고, 결국 SSG가 4-3으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들었다.
1차전에서 타격이 부진한 끝에 2-5로 진 SSG였다. 2점은 고명준의 투런포 하나였다. 찬스를 많이 만들지도 못했고, 그 찬스를 잘 살리지도 못했다. 아무래도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삼성보다는 휴식기가 길었고, 준플레이오프 대비 기간 중 하필 비가 많이 내려 야외 훈련을 제대로 못한 여파도 있었다. 2차전에서도 아슬아슬한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상대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의 구위도 만만치 않았다.
2회 고명준이 솔로포를 터뜨리며 앞서 나가기는 했지만 1점 리드는 안심할 수가 없었다. 그런 SSG는 1-0으로 앞선 3회 약간 행운이 겹친 득점을 했다. 우선 선두 조형우가 평범한 땅볼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유격수 이재현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살아났다. 평범하게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장면이었는데 조형우가 기사회생한 것이다.
SSG는 박성한의 1루 땅볼 때 조형우가 2루에 갔다. 어쨌든 희생번트의 효과, 진루타의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에레디아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최정의 타구도 방망이가 부러졌다.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정이 끝까지 타구를 밀어낸 것은 행운으로 다가왔다. 이 타구가 내야를 건너 좌익수 앞에 떨어진 것이다.
기본적으로 최정이 장타자이다 보니 수비 위치는 뒤에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2루 주자 조형우가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2-2로 맞선 5회 터진 에레디아의 적시타 또한 행운이 깃들었다. SSG는 5회 선두 정준재가 투수 앞 기습번트로 출루했고, 조형우가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다. 그러나 박성한이 1루수 땅볼에 머무르면서 다시 2사가 됐다. 여기서 에레디아의 타구도 가라비토의 공에 눌렸다. 그런데 이 타구가 2루수와 내야 키를 살짝 넘기는 중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 득점은 9회 강민호의 동점 적시타가 나올 때까지 결승타의 가능성이 살아숨쉬고 있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두 개의 타구는 배럴 타구와 한참 거리가 있는, 잘 맞지 않은 타구였다. 최정의 타구 속도는 시속 113.6㎞에 비거리 78.4m, 에레디아의 타구는 시속 102.2㎞, 비거리 61.9m였다. 삼성으로서는 허무한 실점이었다.
반대로 삼성 김헌곤의 6회 타구는 시속 170.7㎞에 발사각 14.2도, 비거리 101.2m의 좋은 타구였지만 하필 타구 속도가 너무 빨랐다. 직선으로 좌측 담장을 맞혔는데, 체공 시간이 3.20초밖에 되지 않았다. SSG 좌익수 에레디아는 펜스 플레이와 송구 강도 및 어깨가 모두 좋은 선수다. 이를 아는 삼성도 김헌곤을 1루에 멈춰 세웠다. 좌익수 뒤 단타가 되어 버렸다.
2사라고 해도 주자가 1루에 있는 것과 2루에 있는 것은 투수에게는 크게 다르다. 결국 득점권에 가지 못한 삼성은 강민호의 3·유간 깊은 타구마저 박성한의 호수비에 걸리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 ‘바빕신’의 마음은 갈대 같아서, 언제 마음이 삼성으로 돌아설지 모른다. 진짜 쓰레기를 많이 주은 팀에게 웃을지는 모르겠지만, 양팀 모두 이제 타자들의 몸이 풀린 만큼 3차전부터는 포격전 외에도 이런 타구들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삼진을 많이 당하지 않고 인플레이타구를 많이 만드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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