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니폼 더 챙기라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혹독한 수비 훈련, 이기지 못하면 1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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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4일부터 시작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앞두고 KIA 야수들은 한 가지 이례적인 주문을 받았다. “유니폼을 총 네 벌 준비하라”는 공지가 떴다. 평소보다 두 배 많이 챙기라는 것이었다.
보통 캠프 기간 때는 두 벌을 챙겨 하루씩 갈아입는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곧바로 세탁을 해서 훈련에 차질이 없게끔 준비된다. 그런데 이번 캠프 때는 갑자기 더 많은 유니폼을 챙기라고 하니 선수들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선수들은 어느 정도 예감을 하고 있었다. 마무리캠프 훈련량이 많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었고, 실제 그렇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시즌 중부터 이번 마무리캠프를 벼르고 있었다. “마무리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의 훈련량이 많을 것”이라고 수차례 예고했다. 젊은 선수들의 체력과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실제 올해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출전 기회가 늘어난 백업 선수들은 곧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수비와 스윙이 무뎌졌다. 수비에서 실책이 많이 나왔고, 스윙이 무뎌지니 타이밍을 앞으로 당기다가 변화구에 많이 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수비 문제는 시즌 내내 KIA를 괴롭혔다. 시즌 초반 수비 문제가 불거지면서 팀 성적이 처지기 시작했고, 전반기 막판 좋은 흐름을 탈 때도 결국 곳곳에서 나온 실책,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실책들이 팀의 발목을 잡았다. 후반기 마지막 추격의 기회 때도 이 수비력과 기본기 문제, 그리고 경험 부족이 끝끝내 해결되지 않았다. 후반기 막판부터 젊은 선수들의 훈련량을 더 늘렸고, 그 추세를 마무리캠프까지 가져가기로 했다.
4일부터 시작된 훈련은 확실히 혹독하다. 이범호 감독이 “바늘 하나 들어갈 틈이 없다”며 오히려 코치들이 짜온 스케줄에 미소를 지을 정도다. 아침부터 지옥 러닝으로 하루를 열고, 이어 야수와 투수로 나뉘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야간 훈련까지 있다.
신인인 박종혁은 “힘들 것이라 예상은 하고 왔는데 그 예상을 뛰어 넘은 것 같다. 첫 턴은 끝난 것 같은데 이제 하루가 지난 게 믿기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마무리캠프 참가 경험이 몇 번 있는 선배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훈련 시간, 그리고 밀도 모두 선수들을 실험하고 있다.
일정 시작부터 한 시간 이상 러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기에 강도 높은 수비 훈련까지 이어지니 오전 일과는 초죽음 수준이다. 박기남 수비코치가 이미 러닝으로 숨이 턱까지 찬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붙인다. 내야수의 수 자체가 많지 않아 한 명이 받아야 하는 펑고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 선수들의 수비 범위 끝에서 끝으로 강한 공을 날려 보낸다.
잡지 못하면 다음 선수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 쳐 준다. 이미 선수들 얼굴에서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다. 컨디션 조절 차원의 펑고는 분명히 아니다. 한계 끝까지 몰아간다. 박민은 "수비 훈련 자체도 힘든데, 러닝을 뛰고 온 다음이라 더 힘들다"면서 "이렇게 훈련을 했는데 안 나아지면 억울할 것 같다"고 했다.
워낙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지고, 선수들을 ‘넘어뜨리게 하는’ 펑고가 많다 보니 유니폼은 멀쩡하게 살아남지 못한다. 오전 일과만 끝나도 다 더러워져 오후 훈련을 위해 갈아입어야 할 상황이 된다. 하루에 유니폼이 한 벌이 아닌, 두 벌 필요하다보니 네 벌을 챙기라고 했던 것이다. 코치들부터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이범호 감독도 땡볕의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이 마무리캠프를 이겨내지 못하면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는 없다. 어차피 광주에 남아 있는 1군 선수들이 내년 스프링캠프의 주축이다. 명단은 90%는 확정됐다고 보는 게 맞는다. 남은 10%를 선별하기 위해 이번 캠프에서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여기서 낙오면 스프링캠프 참가는커녕 내년 경쟁에서 한참 뒤로 밀린다. 선수들이 이를 악물고 캠프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당근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마무리캠프 일정을 시작하기 전 선수단 전체 미팅에서 “이번 캠프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주는 퓨처스, 젊은 선수들은 내년 스프링캠프에 데려가겠다”고 공언했다. 지금까지 1군 캠프에 가 본 적이 없는 선수들도 꽤 많은 이번 캠프에서 이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선수들의 목표가 어떤 거창한 그림보다는 “일단 이번 캠프를 버티고 완주한다”고 바뀌어가는 가운데, KIA는 두 번째 턴부터는 더 훈련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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