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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WBC 출전을 기피했다고? 음모론은 너무 억울한 소리… FA에 쇼케이스도 다 날아갔는데

작성일: 2026.02.08 00: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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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 도중 불펜 피칭에서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WBC 출전이 좌절된 문동주 ⓒ곽혜미 기자
▲ 캠프 도중 불펜 피칭에서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WBC 출전이 좌절된 문동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6일 공식 발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 모은 선수는 정작 명단에서 제외된 문동주(23·한화)였다. 당초 대표팀의 에이스감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캠프 중 발생한 어깨 통증으로 불가피하게 명단에서 빠졌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아 제대로 된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대표팀으로서는 날벼락이었다.

문동주는 지난해 리그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자질을 다시 한 번 증명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에 변화구 완성도가 좋아지면서 결과를 떠나 경기력의 크기가 커졌다는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역투는, 적어도 작정하고 던지는 문동주의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를 대번에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많은 팬들은 문동주가 WBC라는 단기전에서 세계 무대를 상대로 그 기백을 재현할 것이라 기대했다.

대표팀도 문동주를 핵심 중의 핵심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대표팀은 일본·대만·호주·체코와 한 조에 묶여 있다. 여기서 최소 조 2위를 기록해 본선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가겠다는 게 1차 목표다. 무리하게 조 1위에 도전하기보다는 조 2위 안착이 당면 과제였고, 대만이나 호주 등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 문동주를 넣어 확실하게 승리를 따내겠다는 구상이 있었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 또한 “투구 수 제한(1라운드 65구)이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이 문동주를 중요한 경기의 두 번째 투수로 넣어 확실한 승리 카드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문동주 또한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었다. 보직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8강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였다.

▲ 문동주는 WBC에 대한 의욕을 보이며 일찌감치 페이스를 끌어올렸으나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에 발목이 잡혔다 ⓒ곽혜미 기자
▲ 문동주는 WBC에 대한 의욕을 보이며 일찌감치 페이스를 끌어올렸으나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에 발목이 잡혔다 ⓒ곽혜미 기자

하지만 캠프 중 불펜 피칭을 하다 오른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결국 정밀 검진을 위해 일시 귀국을 택했다. 문동주는 6일 팀의 1차 캠프지인 호주 멜버른을 잠시 떠나 한국에 들어갔다. 7일 구단 지정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8일 다시 비행기를 타고 멜버른으로 향할 예정이다. 검진 결과도 봐야 하고, 여독도 풀어야 해 당분간은 공을 던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탈락에 이어 시즌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일각에서는 문동주가 이번 대회에 출전을 꺼렸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 갑자기 어깨 통증을 사유로 이탈했으니 회의론자들이 판을 치기 좋은 여건이기는 하다. “병역 문제가 걸린 대회라면 그렇게 포기했겠느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그러나 전후사정을 다 종합하면 이는 선수에게 너무 억울한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문동주도 이번 WBC 출전이 절실했다. 문동주의 대회 출전 의지를 잘 알고 있는 한화 관계자들 또한 황당한 소리라고 일축한다.

WBC 대표팀 출전이 유력하다는 것을 알았고, 작년보다 훨씬 더 몸을 잘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올 시즌은 물론, 3월에 열리는 WBC 준비에 맞춰 페이스를 평소보다 훨씬 더 빨리 끌어올렸다. 처음부터 대표팀에 갈 생각이 없었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페이스업을 할 이유가 없었다. 첫 번째 불펜 피칭에서 어깨 통증을 느낀 문동주는, WBC 대표팀 출전에 대한 의지로 두 번째 불펜 피칭을 강행해 22구를 던지기도 했다. 이 피칭에서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뒤 세 번째 불펜 피칭까지 계획대로 준비 중이었다. 한화도 문동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대표팀과 공유하며 폐를 끼치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문동주로서는 WBC가 국가에 대한 헌신은 물론, 자신의 값어치를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어쩌면 누구보다 이번 대회 출전이 절실했을지 모른다. 오히려 지금 가장 허탈한 이는 문동주 자신일지 모른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이었던 문동주는 이번 대회 출전 불발로 개인적으로도 잃은 것이 너무 많다 ⓒ 연합뉴스
▲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이었던 문동주는 이번 대회 출전 불발로 개인적으로도 잃은 것이 너무 많다 ⓒ 연합뉴스

문동주는 지난해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류현진이 그랬고, 이정후가 그랬듯이 WBC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좋은 교두보가 된다. 많은 구단 스카우트들이 이 대회를 지켜보는 것은 물론, 현직 메이저리거들을 상대하기에 객관적인 평가의 장도 만들어진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가능성을 확신으로 만들어갈 수 있었다.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것이 날아갔다.

FA 및 포스팅 자격 취득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 또한 날아갔다. 2022년 1군에 데뷔한 문동주는 2023년, 2024년, 2025년은 등록일수를 채웠다. 하지만 2022년 등록일수가 87일로 한 시즌 기준(145일)에 모자란다. 2023년 APBC 우승으로 10일을 더하면 97일이다. 각종 국제대회 출전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남은 48일을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2026년 WBC, 2027년 프리미어12가 그런 대회였다.

WBC는 출전만으로 등록일수 10일을 얻고, 8강·4강·준결승에 오를 때마다 10일이 추가된다. 여기에 우승을 차지하면 20일을 추가로 얹어 최대 60일을 받을 수 있다. 우승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8강 진출로 20일을 얻을 가능성은 충분했던 만큼 포스팅 로드맵에는 꽤 중요한 대회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 출전 불발로 사실상 포스팅을 1년 당길 방법은 사라졌다. 문동주가 꾀병을 부릴 이유는 전혀 없었다.

▲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긴 문동주의 불참은 뜯어 보면 음모론이 개입할 자리가 없다 ⓒ곽혜미 기자
▲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긴 문동주의 불참은 뜯어 보면 음모론이 개입할 자리가 없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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