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변수 대응력'…롯데, 희망 비친 '새 얼굴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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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6-11로 졌다. 이날 패배로 NC전 14연패를 기록했다. 올해 '지역 맞수'와 상대 전적은 1승 15패. 초라한 성적표로 팬들을 실망하게 했다. 롯데는 겨우내 적극적인 FA(자유계약선수) 영입과 외국인 선수 3인과 재계약, 현장에서 호평 받은 젊은 신임 감독 등용으로 '가을 기대감'을 키웠으나 모든 부문에서 스텝이 꼬였다.
◆ 믿음에 보답 못한 '투타 핵(核)'…투자 대비 효과 '낙제'
믿었던 선수들이 무너졌다. 잦은 부상과 원인 모를 부진으로 정규 시즌 레이스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그 너머에 있다. 롯데는 이들의 부진을 메울 해법을 끝내 마련하지 못했다. 주전과 백업 기량 차이가 다소 큰 롯데의 문제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브룩스 레일리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 2인이 투타에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그나마 버텨 주던 레일리도 후반기 들어 1승 5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고개를 떨궜다. 새 얼굴 저스틴 맥스웰은 손가락 부상으로 로스터에서 낙마했다.
불펜 보강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윤길현, 손승락은 마운드 위에서 믿음직한 내용을 보이지 못했다. 두 선수를 새 식구로 들이기 위해 98억 원을 지출한 롯데는 애초 목표였던 '허약한 불펜 보강' 꿈을 이루지 못했다. 베테랑 선발투수로 팀 내 3선발 노릇을 맡아야 할 송승준의 부진도 뼈아팠다. 그는 올 시즌 10경기에 나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71에 그쳤다. 지난겨울 송승준에게 4년 40억 원을 안긴 롯데는 마운드 보강에 모두 138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였지만 만족스러운 수확물을 얻지 못했다.
◆ 더 큰 문제는 '대안 부재', 돌발변수 대응력 늘려야
한 팀의 시즌 농사를 결정짓는 데 외국인 선수와 마운드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외인 농사가 곧 그해 성적을 가늠"하고 "평균자책점 순위가 정규 시즌 순위로 수렴한다"는 야구에서 이 두 부문이 계산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만큼 애초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친 1년을 보낼 가능성이 커진다. 롯데가 확실한 기본 전력으로 생각했던 1~3선발(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이 부진하고 짐 아두치가 허리 통증·금지약물 복용으로 선수단을 떠나는 순간 팀이 구상했던 시나리오 원본은 사라진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곧바로 효과적인 '플랜B'가 가동돼야 하는데 롯데는 그렇지 못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라도 진짜 강팀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다.
올 시즌 확실한 3강으로 레이스를 마친 구단들을 보면 더 명확해진다. 3위 넥센 히어로즈는 시즌 개막 전 꼴찌 후보로 분류됐던 팀이다. 그러나 신재영, 박주현, 김세현 등 새 얼굴을 발굴하고 득점권·대타 타율이 뛰어난 베테랑 야수 채태인을 트레이드로 들여와 전력 공백을 메웠다. 2년 연속 리그 2위를 차지한 NC도 시즌 초·중반 에릭 해커-잭 스튜어트의 부상, 이태양의 승부조작 스캔들로 인한 '내홍'을 구창모, 장현식, 최금강, 배재환 등의 힘을 빌려 극복했다. 원석에 묻은 흙을 털어 내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스튜어트가 지난해 경기가 잘 풀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시즌 준비에 (다소) 소홀했던 점이 있었다.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문이 있다. (올 시즌을 치르며) 스스로 깨닫는 점이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선수도 사람이다보니 예상대로만 흐르지 않는 게 야구다. 여기에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안정적인 시즌 운용, 더 나아가 5강 합류 여부로 직결된다.
롯데는 육성 면에서 올해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 마운드에서 '양박(兩朴)' 박세웅, 박진형을 발견했다. 두 젊은 선발투수가 보인 성장세는 고무적이다. 데뷔 뒤 처음으로 제대로 된 풀타임을 경험한 두 선수의 '12승 합작'은 거인이 꿈꾸는 미래의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팀 타선에선 '쌍김(雙金)'이 있었다. 김문호, 김상호가 기대 이상 경기력을 보였다. 김문호는 올 시즌 타율 0.327(514타수 168안타) 7홈런 69타점 12도루를 챙겼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기량이 만개해 롯데 상위 타선에서 큰 힘을 보탰다. 6월 초까지 4할대 타율을 유지할 정도로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뽐냈다. 김상호는 110경기에 나서 타율 0.289(353타수 102안타) 7홈런 55타점 장타율 0.405를 올렸다. 상무 제대 뒤 맞은 첫 풀타임 시즌에서 팀의 확실한 중심 타선 기대주로 올라섰다. 모든 공격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대타 타율도 0.429에 이른다. 다용도 카드로서 쓸모가 많다.
'구도(球都)' 부산은 2016년에도 가을을 즐기는 데 실패했다. 롯데의 서른다섯 번째 시즌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실망스런 FA 계약이 거듭되고 있다. 거액을 들이는 것만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다시 경험했다. 팀의 약점을 메우고 돌발변수가 나타났을 때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은 '실탄'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 수면 위로 떠오른 새 얼굴 4인처럼 지속적인 원석 발굴이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변수마다 대안을 유연하게 그라운드 위에 내보일 수 있을 때 더 탄탄한 롯데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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