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과 호랑이가 같이 왔네… SSG 1년 대장정 결과, 이들의 열정과 소통에서 시작된 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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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미야자키(일본), 김태우 기자] 추신수 SSG 구단주 특별보좌역 및 육성총괄은 지난 1년간 팀의 새로운 육성 시스템 구상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보좌역 연봉을 받지 않고 대신 그 돈으로 강화SSG퓨처스필드에 놓을 억대의 첨단 장비를 샀다. 현재 퓨처스팀 시설 곳곳에는 추 보좌역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단순히 장비만 산 게 아니었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도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이는 추 보좌역 개인적인 경험과 연관이 있다. 추 보좌역은 자신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4년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다. 팔도 제대로 들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재활 때문에 잠시 퓨처스팀(2군)에 내려갔던 시기가 있었는데, 당시 강화의 육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의 부재였다.
기본적으로 코칭스태프의 수도 적었고, 코칭스태프 구성도 중구난방인 경향이 있었다는 게 추 보좌역의 회상이다. 이를 테면 재활군에 코치들이 있는데 코치들의 전문 기술 분야가 중첩됐다. 재활군이라고 하더라도 투수·타격·수비·배터리·재활 코치들이 고루 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추 보좌역은 당시를 두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때 내가 2군에 가지 않았다면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추 보좌역은 선수들을 잘 육성하려면 그만큼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선수들을 잘 키울 만한 지도자들을 찾고, 또 코칭스태프 충원에 열을 올렸다. 트레이닝·스트랭스 파트가 엄청나게 커졌고, 데이터 활용 등 전문 분야 코치들의 영입을 주저하지 않았다. 또한 기술 코치들도 선수들과 잘 대화할 수 있고,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진 지도자를 찾았다.
그렇게 지난해부터 강화 시설의 2군·육성군 코치들이 영입되고 또 재배치됐다.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봉중근 투수코치와 손용석 수비코치를 영입했고, 드라이브라인과 바이오메커닉스 전문성을 갖춘 이지태 투수코치와 류효용 타격코치를 영입해 육성군까지 채워 넣는 등 구성을 확정했다. 나름대로 많이 묻고, 또 조사를 많이 한 결과물이었다. 그 결과 강화를 책임지는 코칭스태프의 수가 확 늘었다.
그런 코치들은 21일로 마무리되는 미야자키 퓨처스팀 스프링캠프에서 종횡무진하며 구단의 분석과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미국 최고 레벨 유망주들이 모이는 IMG 아카데미에서 투수코치를 역임한 봉중근 코치는 스마트한 분석과 쉽게 명쾌한 솔루션 제공으로 ‘역시 스타 투수의 경험은 다르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반대로 손용석 코치는 야수들을 긴장시키는 카리스마를 토대로 선수들의 수비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봉 코치는 한때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출신이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IMG 아카데미에서는 말 그대로 현재 미국 트렌드를 선호하는 첨단 장비와 기술, 그리고 분석법을 폭넓게 배웠다. 봉 코치의 코칭은 ‘어렵지 않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보통 슈퍼스타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게 왜 안 되느냐’고 다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봉 코치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처법을 가르쳐 선수들의 이해도가 높다.
선수의 특성에 맞는 각 코스의 타깃 등을 쉽게 명확하게 제시한다. 선수 분석이 완벽하게 끝났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것저것 복잡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풀어 나가며 선수들의 단계별 성장을 돕고 있다. 한편으로는 공격적인 승부를 강조하면서 선수들의 의식 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먼저 다가가 선수에게 강압적으로 시키는 것보다는, 선수들이 찾아올 때까지 묵묵하게 기다리며 선수들에게 명확한 답을 준다. 선수들의 만족도가 확 높아지는 이유다.
손용석 코치는 어떨 때 보면 호랑이 같기도, 어떨 때보면 동네 형 같기도 한 코치다. 훈련에는 타협이 없는 스타일이다. 특히 기본을 지키지 않거나, 충분히 할 능력이 있는데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여지없이 불호령이 떨어진다. 박정권 퓨처스팀 감독은 “수비를 할 때는 선수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이는 이숭용 1군 감독님도 강조하시는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대로 풀어줄 때는 걸쭉한 농담으로 선수들을 웃음 짓게 하는 소탈한 리더십도 가졌다. 수비 보강이 필요한 선수들은 훈련 일정을 가리지 않고 불러 30분이든, 1시간이든 일대일 코칭도 한다. 호랑이 선생님이지만, 선수들이 코치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두 코치 모두 선수들과 ‘소통’에 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코치들도 케미스트리 속에 신이 나서 진행한 캠프이기도 했다. 박정권 퓨처스팀 감독은 ‘감독실’의 존재가 무의미할 정도로 훈련 시간 내내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과 같이 땀을 흘렸다. 봉 코치와 투수 파트를 책임지는 이영욱 코치 또한 소통에 능한 지도자다. 박 감독이 “봉 코치와 이 코치는 부부 같다”고 농담할 정도로 코치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하다.
지난해 부임한 이명기 타격코치는 선수들과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선수가 필요하다면 일과 시간 외에도 뛰어 나가 훈련을 도울 정도로 열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선수들의 신뢰가 절대적인 코치다. 나경민 코치 또한 선수들의 수비 영상을 일일이 찍어 선수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엄청난 품이 드는 작업이지만 밤잠을 설쳐가며 제공한다. 선수들은 자신이 느끼지 못했던 문제점을 영상을 통해 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미야자키 캠프를 살펴본 추 보좌역도 "모든 코치님들이 만족스럽다"고 모처럼 웃음을 드러냈다.
코치들의 열정적인 에너지 속에 캠프가 좋은 성과 속에 끝났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SSG는 1·2군, 그리고 육성군 코치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선수들을 키우고 또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1군 코치는 이렇게, 2군 코치는 저렇게 가르치는 것이 사라졌다. 각 파트별로 서로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다. 이숭용 감독과 박정권 감독부터가 팀 전체를 놓고 활발하게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는 쉽지 않은 게 육성이지만, 분명 많은 부분에서 이전과 변화한 환경을 느끼기는 충분하다. 오답노트에 적힌 시행착오를 잘 관리한다면 항상 문제였던 SSG의 육성 시스템도 발전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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