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박찬호→김주원… 유격수 GG 또 바뀐다고? 칼 갈았던 선수, 종합 선물 세트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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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올 시즌 팀 리드오프를 일찌감치 낙점해 공개했다. 팀 공격력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포지션이었는데, 적임자를 찾았다는 확신이었다. 팀 주전 유격수 박성한(28·SSG)이 이 감독의 낙점을 받은 선수였다.
박성한은 화려한 장타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경력에서 두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한 이력의 소유자다. 여기에 눈이 좋다는 호평을 받는다. 선구안이 뛰어나다. 2024년에는 137경기에서 출루율 0.380, 지난해에는 0.384를 기록했다. 자신의 존이 확실하고, 보더라인 투구를 잘 골라내는 능력을 갖췄다. 출루율 1위를 다툴 만한 선수는 아니지만,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서는 최정상급 출루율이다.
팀이 이런 장점을 잘 알면서도 박성한 1번 전진 배치를 한동안 머뭇거린 것은 유격수라는 포지션 때문이었다. 수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1번에 들어가면 체력적인 소모가 더 커진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잘 되던 부분까지 영향을 줄까 고민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팀의 리드오프로 승격해 좋은 활약을 했고, SSG는 그 성적에서 확신을 가졌다. ‘풀타임 유격수 리드오프’를 시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같은 타석이라고 해도 어느 타순에 들어가느냐는 선수의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리드오프는 기본적으로 출루에 목적을 두는 타순이다. 박성한의 그간 타순은 보통 해결에 목적을 뒀다. 박성한 또한 처음에는 이 리드오프 타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이제는 그 분위기도 익혔고, 이는 올 시즌 개막 시리즈에서의 맹활약으로 이어졌다. 엄청난 출루율로 팀의 개막 시리즈 싹쓸이를 견인했다.
박성한은 28일과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시즌 개막 시리즈에서 모두 선발 1번 유격수로 출전, 2경기 합쳐 총 7번이나 출루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28일에는 3타수 1안타 2볼넷으로 활약하며 팀 역전승의 다리를 놨고, 29일에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포함해 2타수 1안타 3볼넷 2타점으로 대활약하며 시즌 출루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물론 두 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타율 0.400, 출루율 0.700이라는 완벽한 스타트를 알렸다.
기본적으로 공을 많이 보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박성한의 2024년 타석상 투구 수는 4.23개였다. 이 또한 평균보다는 많은 개수인데 지난해는 4.51개로 올랐고, 올해 두 경기에서는 타석당 4.6개의 공을 봤다. 상대 투수로부터 많은 투구 수를 강요하면서도 0.700의 출루율을 기록했으니 보이지 않는 공헌도 또한 만점이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이 썩 좋지 않았고, 지금도 스스로 완벽하다고 만족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안타를 때려내면서 점차 감을 올리고 있다. 볼넷이 뒷받침된다면 기본적인 타율 방어에도 유리하다. 그간 각 분야에서 조금씩 자신의 능력치를 끌어올렸던 박성한이 올해는 종합 선물 세트로 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한을 풀 기회이기도 하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은 2021년 이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했지만, 최고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5년 성적의 총합을 내면 최고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 만했으나 연간으로 따지면 박성한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유격수가 하나씩은 있었다. 그 결과 골든글러브는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정도 출발에 그간 쌓인 경험까지 고려하면 올해는 다를 수도 있다.
KBO리그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2022년과 2023년 오지환(LG)이 2년 연속 수상한 뒤 수상자가 매년 바뀌었다. 2024년은 박찬호(당시 KIA·현 두산), 2025년은 김주원(NC)이 차지했다. 박성한은 2024년 박찬호와 치열하게 경합했지만 고배를 마신 기억이 있다. 출루율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올해는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출발 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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