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EPL 득점왕 그 날처럼, ‘우리형 기록 만들어야 해’…허공에 슈팅 날리고 절망→또 시도한 끝에 역대급 기록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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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마치 손흥민(33, LAFC)이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던 시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프리미어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는데 동료들이 더 간절하게 그것을 해내려고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PL) 37라운드 홈경기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를 3-2로 꺾였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68점을 기록,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3위 자리를 최종 확정 지었다.
이미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조기에 확보해 두었던 맨유. 노팅엄 포레스트전은 마이클 캐릭 감독 아래에서 완벽한 반등을 축하하며, 성공적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올 시즌 마지막 홈 최종전이었다. 경기 후에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올드 트래포드를 떠나게 된 카세미루의 고별 연설이 예정되어 있어 여러모로 의미가 컸다.
이날 맨유에게는 순위 경쟁이나 고별식 외에도 그들을 완전히 하나로 묶어준 또 다른 확실한 동기부여가 존재했다. 바로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주장인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단일 시즌 '20도움' 대기록 달성을 돕는 것이었다.
브루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9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통틀어 단일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은 과거 아스널의 전설 티에리 앙리(2002-03시즌)와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 브라위너(2019-20시즌)만이 도달했던 '20도움' 영역이었다. 시즌 종료까지 단 두 경기만 남겨둔 시점에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필요한 도움은 단 한 개였다.
필드 위에 맨유 선수들은 어떻게든 브루노가 최종 패스를 찔러넣을 수 있는 판을 만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경기는 꽤 앞거서니 뒤서거니 했지만 이미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했기에 본인의 개인 득점 수치를 올리려는 이기적인 플레이 대신, 오직 브루노의 어시스트를 만들어내기 위한 이타적인 움직임에 완벽히 집중했다.
브라이언 음뵈모는 짧은 시간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가슴을 졸여야 했다. 후반 18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브루노가 쇄도하던 음뵈모를 향해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다. 단 한 번의 정교한 터치로 음뵈모와 상대 골키퍼의 완벽한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낸 브루노의 명품 패스였다.
그러나 공을 이어받은 음뵈모의 오른발 슈팅은 야속하게도 골문 위로 살짝 떠오르며 허공을 갈랐다. ‘BBC’는 “음뵈모가 허공으로 날려버리자,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마치 역사적인 어시스트가 영영 나오지 않을 것을 두려워하는 듯 잔디밭에 얼굴을 묻었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알렸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음뵈모는 맨유가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던 후반 30분, 브루노가 우측면 공간에서 상대 수비를 허물며 공을 잡았다. 브루노는 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는 동료들을 확인한 뒤 낮고 강한 컷백 크로스를 정확하게 내줬고, 쇄도하던 음뵈모가 이를 놓치지 않고 침착한 원터치 슈팅으로 연결해 노팅엄의 골망을 흔들었다.
올드 트래포드가 환호성으로 뒤덮인 순간이었고, 이 득점으로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마침내 앙리, 더 브라위너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단 세 명뿐인 '단일 시즌 20도움'이라는 위대한 대기록의 반열에 등극했다. 동료들은 음뵈모를 축하하면서 대기록을 달성한 캡틴에게 다가가 뜨겁게 환호했다.
이제는 타이 기록을 넘어 단독 기록까지 홈 팬들 앞에서 해주고픈 맨유였다. 더욱 노골적이고 필사적으로 득점을 노리기 시작했다. 후반 37분, 우측면에서 공을 잡은 브루노가 반대편을 바라보며 자로 잰 듯한 완벽한 전환 패스를 배달했다. 이를 포착한 패트릭 도르구가 침착하게 가슴으로 받아 공간을 확보한 뒤 위협적인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추가 도움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아직 한 경기가 남은 상황이라 프리미어리그 단독 도움 1위 기회는 있다. 하지만 홈 팬들 앞에서 어떻게든 주장의 도움 기록을 하나라도 더 추가해 역사상 최초의 21도움을 만들어주겠다는 동료들의 의지가 보이는 장면이었다.
이는 마치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득점왕 타이틀을 노리던 손흥민에게 어떻게든 득점 기회를 밀어주기 위해 패스를 몰아주고, 골문을 열어주려 필사의 노력을 다했던 토트넘 선수들의 끈끈한 동료애를 떠올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제 전설들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밟지 못한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대역사 경신까지는 단 한 걸음만이 남았다. 오는 25일에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의 최종전에서, 맨유 선수들은 브루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플레이메이커로 만들기 위한 '브루노 단독 신기록 만들기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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