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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걸었던 금메달, 아들도 걸었다'…36년 만에 母子 나란히 金, 농구 최초 새 역사

작성일: 2026.09.20 22:20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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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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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36년 전 어머니가 아시아 정상에 섰던 그 종목에서, 이번에는 아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농구의 에이스 이현중이 일본에서 역대급 활약을 펼치며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특별한 기록까지 완성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 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1970 방콕, 1982 뉴델리, 2002 부산, 2014 인천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자, 1982 뉴델리 이후 44년 만에 해외에서 따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기도 하다.

우승까지 가는 길은 완벽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82-66), 인도네시아(102-48), 일본(100-83)을 차례로 꺾은 뒤 8강에서 요르단을 114-80으로 완파했다. 준결승에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 승리 이후 성인 대표팀 맞대결에서 6연패를 당했던 이란마저 77-51로 무너뜨렸다. 그리고 마지막 결승에서 다시 만난 개최국 일본까지 잡아내며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완성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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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결승 상대는 개최국 일본이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83-100으로 패했지만 8강에서 대만을 85-78로 제압했고, 준결승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국을 97-77로 대파하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에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실제로 초반은 일본의 흐름이었다. 한국은 이정현의 골밑 득점과 이현중의 3점슛으로 먼저 앞서나갔지만 공격이 연이어 막히면서 일본에 역전을 허용했고 1쿼터를 12-16으로 마쳤다. 2쿼터에는 최준용의 3점슛을 시작으로 이정현과 이우석이 득점에 가세하며 추격했고, 전반 종료 직전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간 끝에 28-28로 균형을 맞췄다.

승부를 바꾼 것은 역시 이현중이었다. 전반 일본의 집중 견제에 막혀 5점에 그쳤던 이현중은 3쿼터가 시작되자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터뜨렸고 일본이 따라붙을 때마다 3점포로 흐름을 끊었다. 수비에서는 일본의 211㎝ 귀화 센터 알렉스 커크의 골밑슛까지 블록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정현까지 외곽포를 보태면서 한국은 3쿼터를 55-47로 마쳐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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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에서도 이현중의 손끝은 식지 않았다. 경기 초반 3점슛에 이어 집념의 골밑 득점까지 만들어내면서 점수 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다급해진 일본이 강한 압박 수비와 외곽슛으로 마지막 반격을 시도했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종료 버저가 울렸을 때 전광판에는 67-57이 찍혔고, 한국 선수들은 일본 홈 팬들 앞에서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확정했다.

주인공은 단연 이현중이었다. 이현중은 3점슛 8개 가운데 5개를 적중시키며 양 팀 최다인 27점을 폭발시켰고, 무려 18개의 리바운드와 3개의 도움까지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후반에 집중적으로 득점을 몰아치며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정현도 2점슛 5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등 14점에 팀 최다 7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을 조율했다.

이현중에게 이번 금메달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의 어머니는 1980년대 한국 여자 농구를 대표했던 성정아 대한농구협회 이사다. 성 이사는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인 여자 농구 은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고,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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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확히 36년 뒤 아들이 어머니가 섰던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성정아가 1990년 베이징에서 여자 농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이현중은 2026년 나고야에서 남자 농구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설민경(테니스)-황재균(야구)이 어머니와 아들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사례가 있지만, 같은 종목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나란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것은 성정아-이현중 모자가 처음이다. 

대회 기간 이현중은 이 기록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요르단과의 8강전을 마친 뒤 '모자 금메달'에 관한 질문을 받은 그는 어머니와 평소 농구 이야기를 길게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금메달을 지나치게 생각하기보다 당장 눈앞의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눈앞의 승리를 목표로 하던 이현중은 결국 원하던 바를 이뤄냈다. 1990년 베이징에서 성정아가 들어 올렸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36년 뒤 이현중이 나고야에서 자신의 힘으로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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