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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른 구단은 삼성처럼 40억을 쓰지 않았을까… FA ‘더 스틸’ 역발상, 원금에 이자까지 받나

작성일: 2026.05.28 08: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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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적 이후 오히려 타격 성적이 더 오르며 팀 타선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 삼성 이적 이후 오히려 타격 성적이 더 오르며 팀 타선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시즌 뒤 개인 경력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형우(43·삼성)는 당초 원 소속팀 KIA에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로 뽑혔다. 계약 조건이 관건이지, 이적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보상 선수가 필요하지 않은 C등급 선수에,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타격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가 ‘이적 루머’에 전혀 시달리지 않았던 것은 결국 ‘나이’였다. 최형우는 올해 만 43세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여전히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지만 분명 미래보다는 실적에 베팅하는 선수다. 타 구단들은 그런 최형우의 그래프가 내림세를 타지 않을까 우려했다. 게다가 지명타자 자리를 온전히 내줘야 했다. 

실제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은 최형우 영입에 아예 관심이 없거나, 검토만 하는 선에서 이를 지나쳤다. “괜히 막차를 탔다가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삼성은 생각이 달랐다. 최형우를 영입해도 충분히 2년을 더 써먹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확신이 있었다. 최형우와 KIA가 계약 기간을 놓고 이견을 보인다는 소식을 듣자 팀의 샐러리캡 한도를 긁어모아 2년 총액 26억 원에 계약했다.

총액 측면에서는 KIA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양쪽 모두 이는 인정한다. 하지만 삼성은 2년을 모두 보장하며 최형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는 ‘우리는 네가 최소 2년은 자기 몫을 할 것으로 믿는다’는 강력한 메시지였고, 최형우는 친정팀 삼성의 손을 잡았다. 그 결과는 대박이다. 보상금을 포함해 총 41억 원이 들어간 이 계약은 세간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성공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 최형우는 27일 현재 올 시즌 OPS 부문 리그 2위를 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 최형우는 27일 현재 올 시즌 OPS 부문 리그 2위를 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는 27일까지 시즌 46경기에 건강하게 나가 타율 0.355, 7홈런, 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7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그에서 최형우보다 OPS가 높은 선수는 오스틴 딘(LG), 단 하나뿐이다. 즉, 국내 선수로서는 최고 OPS를 기록 중인 선수다. 출루율은 무려 0.471에 이르고, 장타율도 0.536이다.

최정상급 타자의 기준 중 하나인 ‘타율 3할-출루율 4할-OPS 0.500’ 이상의 조건을 43세의 나이에도 충족하고 있다. 리그 수준 차이는 있겠으나 전 세계적으로 이런 40대 선수는 없다. 뛰어난 성적은 물론 득점권에서도 0.367의 고타율을 기록하면서 해결사 몫을 해내고 있다. 녹슬지 않은 타격 기술은 물론, 상대 배터리와 수 싸움을 압도할 수 있는 경험과 노련미를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즌 초반 주축 타자들의 줄부상과 부진에 긴장했던 삼성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최형우가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성적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셈이다.

▲ 최형우에 대한 삼성의 투자는 많은 이들의 의구심을 불렀지만, 예상대로 타격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 최형우에 대한 삼성의 투자는 많은 이들의 의구심을 불렀지만, 예상대로 타격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그 나이에도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여러 분석을 내놓는다. 우선 철저한 몸 관리다. 기술을 담고 있는 몸이 따라주고 있다. 때로는 여유 있게 체력을 배분하면서도,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후배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고강도 훈련을 하는 선수다. 몸이 받쳐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두뇌에 쌓인 엄청난 경험도 도움이 된다. 투수들의 성향을 몸이 기억하고 있고, 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한다.

성향 또한 좋은 타자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칭찬이 나온다. 타자는 10타석 중 3번만 성공해도 호평을 받는 직업이다. 즉,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더 많은 직업이다. 최형우는 그 실패를 노련하게 이겨내고 빨리 잊는 스타일이라는 게 가까운 이들의 칭찬이다. 최형우의 전주고 선배인 박정권 SSG 퓨처스팀 감독은 “멘탈은 그냥 우주 최강 멘탈이다. ‘안 되면 말고, 그냥 (야구) 그만하고’ 식이다. 그게 최형우의 멘탈”이라고 극찬한다.

물론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이슈는 불거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슈도 하루이틀 일은 아니었고, 최형우는 이를 노련하게 극복한 경험도 있다. 삼성 타선이 강해 주전 선수들이 모두 다 모인다면 상대적으로 휴식을 주기도 용이한 여건에 있다. 43살의 선수에게 준 2년 41억 원의 투자가,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지불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다른 팀의 씁쓸함은 더 커지지만, 이 또한 다른 팀들이 가지지 못한 삼성의 용기가 만들어 낸 일이다.

▲ 최형우를 등에 업은 삼성은 리그 선두를 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 최형우를 등에 업은 삼성은 리그 선두를 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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