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최원준-권동진, 이토록 돈독한 사이였다니…"전 재산 빼고 다 줄게"-"형 이야기 듣기, 힘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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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최원영 기자] 바람직한 선후배 사이다.
KT 위즈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7-1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을 완성하며 키움을 6연패의 늪에 빠트렸다.
이날 룸메이트인 외야수 최원준(29), 내야수 권동진(28)이 선발 출전해 나란히 활약을 펼쳤다.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우선 최원준은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서 4타수 1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최원준은 KT와 4년 최대 48억원(계약금 22억원·연봉 총 20억원·인센티브 6억원)에 합의하며 둥지를 옮겼다. 이적 첫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총 50경기서 타율 0.371(205타수 76안타) 4홈런 32타점 41득점, 장타율 0.512, 출루율 0.450, OPS(출루율+장타율) 0.962, 득점권 타율 0.340 등을 자랑했다. 리그 타율 1위, 안타 1위, 득점 3위, 출루율 3위, OPS 4위에 올랐다.
권동진은 지난해 처음으로 1군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주로 유격수로 출장했다. 올해는 신인 이강민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 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았다. 기다림 끝에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대부분 경기에 선발 출전 중이다. 이번엔 9번 유격수로 나서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만들었다. 값진 결승타를 책임졌다.
KT와 두산은 2회초 1-1이 된 후 계속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여전히 1-1이던 7회초 2사 1루서 권동진의 타석이 돌아왔다. 권동진은 1타점 우중간 적시 3루타를 뽐내며 팀에 2-1을 선물했다. 이 한 방이 결승타가 됐다.
3-1로 달아난 9회초 1사 1, 2루서 권동진은 볼넷을 골라냈다. 1사 만루로 기회를 연결했다. 후속 타자였던 최원준은 키움 투수 조영건의 2구째, 121km/h 커브를 강타해 비거리 120m의 우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단숨에 7-1로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만난 두 선수는 깊은 우정을 보여줬다. 다음은 최원준, 권동진과의 일문일답.
Q. 권동진, 요즘 경기에 꾸준히 나오고 있다.
A. 권동진 "(이강철) 감독님께서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려고 한다. 출전하지 못할 때부터 계속 (최)원준이 형과 타격, 수비 등 전반적으로 야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그래서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Q. 최원준과는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누나.
A. 권동진 "내가 9번이고 형이 1번이라 투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 때부터 계속 룸메이트로 붙어 다녔다. 형과 함께하며 깨달은 것도 있었다. 그래서 좋아진 듯하다."
Q. 호주 캠프에선 어떻게 룸메이트가 된 것인가.
A. 권동진 "형이 FA 계약을 하자마자 내게 전화했다. 방 같이 쓰자고, 야구 이야기하면서 재밌게 지내보자고 했다. 상무 야구단에서 함께 있었는데 내가 일병일 때 형이 병장이었다."
A. 최원준 "근데 별로 친하진 않았다. 하지만 난 (권)동진이를 보면서 '능력에 비해 왜 이렇게 잘 안 되지? 빠르고, 수비도 잘하고, 콘택트 능력도 너무 좋은데 생각보다 성적이 안 나오네'라고 생각했다. 방을 같이 쓰면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싶었다. 그래서 룸메이트 하자고 먼저 말했다."
Q. 혹시 병장 최원준이 권동진을 괴롭히진 않았나.
A. 최원준 "아니다(억울한 표정). 난 진짜 좋은 병장이었다. 진짜. 후임들이 잘할 수 있게끔 도왔다."
Q. 최원준, 호주 캠프 때부터 권동진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나.
A. 최원준 "동진이는 진짜 성실하고 잘하려는 의지가 큰 친구다. 내 말이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형들에게 배운 노하우들과 그렇게 갖게 된 것들을 동진이에게 전수해 주고 싶었다. 귀찮을 정도로 계속 이야기했다. 다행히 잘하고 있어서 진짜 좋다."
Q. 최원준은 수다쟁이로 유명하다. 듣는 권동진은 힘들지 않았나.
A. 권동진 "아니다. 야구 면에서 좋은 이야기만 해줬다. 솔직히 형이 말이 많은지 잘 모르겠다. 워낙 좋은 말만 해줘서 그렇다. 지금도 룸메이트로 지내며 매일 같이 야식 먹고 야구 관련 대화도 나눈다."
A. 최원준 "사실 내가 귀찮을 정도로 동진이에게 뭐라고 한다. 머리에 박힐 때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동진이가 잘해야 우리 팀이 더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잔소리를 너무 해서 동진이는 좀 귀찮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너무 잘해 잔소리할 게 없다. 완벽했다. 동진이 덕분에 이겼다."
Q. 야식 먹을 때 계산은 최원준이 하나.
A. 최원준 "다 내가 한다. 나중에 동진이가 나보다 더 잘 될 거라, 더 성공하면 그때 얻어먹으려 한다. 나도 항상 형들에게 그렇게 받아왔고, 그렇게 배웠다. 동진이는 매일 자기가 계산하려 하는데 내가 건방 떨지 말라고 했다(웃음). 나중에 더 크면 사달라고 했다."
Q. 권동진, 7회 적시 3루타 때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장타를 때려냈다.
A. 권동진 "투수 배동현 선수 때도, 가나쿠보 유토 선수 때도 내가 좋아하는 코스에 공이 안 들어왔다. 바깥쪽, 몸쪽의 좋은 코스로만 들어오더라. 유토 선수의 공 2개가 모두 바깥쪽에, 내가 칠 수 없는 코스로 왔다. 2스트라이크가 된 후 '오늘은 이런 날이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러려니 했다. 마음을 다잡았는데 운 좋게 포크볼이 몰려 들어와 좋은 코스로 안타를 칠 수 있었다."
Q. 최원준, 9회 만루 상황서 권동진 덕분에 편하게 타석에 들어갔나.
A. 최원준 "그렇다. 1, 2루였으면 불안했을 텐데 동진이가 볼넷으로 출루해 줘 편한 상황이 됐다. 희생플라이만 만들면 돼 편하게 쳤더니 홈런이 나왔다."
Q. 권동진, 시즌 초반부터 백업으로 지내며 힘들었을 듯하다.
A. 권동진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난 작년에만 풀타임으로 출전했고 그 외에는 늘 경쟁해 왔다. 경기에 못 나가면 못 나가는 대로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연연하지 않으려 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Q. 최원준, 권동진이 출전하지 못할 때 해준 조언이 있나.
A. 최원준 "사실 동진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팀 스포츠지만 프로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불만이나 안 좋은 감정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동진이는 뒤에서 묵묵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진짜 대단하다고 말해줬다.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없을 텐데. 너는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잘할 수밖에 없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Q. 최원준, 이적 첫해 부담도 있을 텐데 계속 잘해주고 있다.
A. 최원준 "작년에 제일 못했는데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그런 생각이 안 들게끔 캠프 때부터 편하게 잘해주셨다. 그래서 독하게 준비했다. 내가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성적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 감독님, 코치님들께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했다."
Q. 권동진, 최원준의 활약을 보면 어떤가.
A. 권동진 "나도 형처럼 하고 싶다. 형이랑 붙어 다니면서 잘하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기분이 좋다. 나도 형처럼 잘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A. 최원준 "내가 줄 수 있는 건 다 주고 싶다. 전 재산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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