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이 참사 벌써 1주일인데' 침묵 일관 중인 KFA...정몽규 회장도 또 책임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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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대표팀은 탈락했고, 감독은 물러났다.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고, 팬들은 분노했다. 그런데 정작 가장 먼저 책임을 말해야 할 대한축구협회는 조용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은 지 벌써 일주일을 향한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KFA)는 아직까지 공식 사과 한마디 내놓지 않고 있다. SNS 게시글도, 보도자료도, 정몽규 회장의 사과 메시지도 없다. 월드컵 탈락 이후 한국 축구를 둘러싼 분노가 커지고 있지만 협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A조에서 1승 2패에 그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 체코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대를 키웠지만,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패했고, 마지막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도 0-1로 무너졌다. 비기기만 해도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컸던 경기에서 졸전 끝에 패했고, 결국 다른 조 결과를 기다리다 탈락이 확정됐다.
결과만 문제가 아니었다. 과정도 좋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부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대표팀 운영과 전술, 선수 기용을 둘러싼 의문도 대회 내내 이어졌다. 월드컵 본선에서조차 한국은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고, 마지막 남아공전에서는 준비 부족과 전술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홍명보 감독은 결국 사퇴했다. 그러나 사퇴 기자회견 역시 논란을 남겼다. 준비한 입장문을 읽고 물러났지만, 별도의 질의응답은 없었다. 팬들이 듣고 싶었던 설명은 없었고, 한국 축구가 왜 이런 결과를 맞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도 없었다.
그렇다면 대한축구협회라도 나섰어야 했다. 감독 선임의 최종 책임, 대표팀 운영의 행정적 책임, 월드컵 실패 이후 수습 방향을 설명해야 할 주체는 협회다. 그러나 협회는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팬들과의 주요 소통 창구인 SNS도 멈춰 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SNS의 마지막 대표팀 관련 게시물은 남아공전 결과 안내다. 조별리그 탈락 이후 팬들에게 사과하거나, 향후 대응 방향을 설명하거나, 대표팀 개편 계획을 알리는 게시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탈락했는데, 협회의 시간은 남아공전 종료 직후에 멈춰 있는 모양새다.
정몽규 회장의 메시지도 없다. 한국 축구가 48개국 체제에서도 32강에 오르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협회 수장의 이름으로 나온 공식 사과문이나 입장문은 없다. 감독은 떠났지만, 감독을 선임하고 대표팀 체제를 운영한 협회는 뒤로 물러나 있다.
이번 침묵은 과거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을 당했을 때는 허정무 당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도 신태용 당시 감독의 인터뷰와 협회의 입장 표명이 있었다.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최소한 책임을 말하고 팬들 앞에 서는 절차는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대표팀 본진이 귀국한 지난달 30일에도 별도의 환영 행사나 공식 미디어 활동은 없었다.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은 조용히 귀국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대표팀이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처럼 공식적인 장면이 사라진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팬들의 비판을 피하려는 선택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침묵은 책임 회피로 읽힌다. 월드컵 탈락은 감독 한 명의 실패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선임 과정, 대표팀 운영, 대회 준비, 위기 대응 모두 협회의 영역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협회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팬들은 누구에게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지 의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다. 먼저 팬들에게 사과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하고, 어떤 절차로 재건에 나설 것인지 밝히는 일이다. 그러나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도 협회는 그 기본적인 절차조차 밟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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