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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으면 안 되나 생각했다" 美 직행 후회했던 김도영 동기, 벌써 메이저 콜업 보인다…'9G 6홈런' 마이너 폭격, ML 유망주 1위도 무너뜨렸다

작성일: 2026.07.05 01:3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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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한국시간) 더블A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조원빈. 더블A 콜업 후 9경기에서 6개 째 홈런이다.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 4일(한국시간) 더블A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조원빈. 더블A 콜업 후 9경기에서 6개 째 홈런이다.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 꿈을 키워가고 있는 유망주 조원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싱글A에서 더블A로 승격되자마자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이번엔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 투수까지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면서 이름값을 더욱 높였다.

조원빈은 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 루트 66 스타디움에서 열린 더블A 아칸소 트래블러스(시애틀 매리너스 산하)와 홈 맞대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더블A 6호 홈런과 함께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81, OPS는 1.205로 올라갔다. 더블A에서 두각을 보이는 타자 유망주는 트리플A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콜업하는 최근 추세를 봤을 땐, 길지 않은 시일 내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대할 수 있을 만한 최근 분위기다. 

조원빈이 상대한 아칸소 선발 앤더슨은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 전체 5위이자 투수 1위에 올라 있는 유망주. 2025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1라운더 전체 3순위에 시애틀 유니폼을 입은 앤더슨은 이날 경기 전까지 더블A에서 13경기에 등판해 8승 0패 평균자책점 1.22라는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는 중이었다. 이에 이번 퓨처스 올스타에 선발 투수로 선정됐다.

이날 경기에서도 4회까지 실점없이 스프링필드 타선을 틀어막고 있었지만 조원빈에게 한 방을 내줬다. 조원빈은 0-1로 뒤진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초구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현지 중계진도 이 사실을 주목하며, 앤더슨이 더블A에서 3번째로 허용한 피홈런이라고 설명했다. 좌타자 상대 첫 피홈런이기도 하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더블A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은 더블A 콜업 5경기 만에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더블A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은 더블A 콜업 5경기 만에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성남고를 졸업한 뒤 2022년 국제계약으로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조원빈은 올해 더블A 스프링필드까지 승격하며 메이저리그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더블A 승격 후 뜨거운 타격감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원빈은 3일 현지 지역 매체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을 떠나자마자 후회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도영, 안현민 등과 같은 2003년생인 조원빈은 동기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직행을 택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파워 쇼케이스 17세 이하 홈런더비에서 1위에 오르면서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조원빈은 2022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손을 잡았다.

싱글A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던 조원빈은 지난 5월 하이 싱글A에서 5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등 한 달 동안 27안타 타율 0.325 OPS 1.097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자랑하면서 단숨에 마이너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5월 마지막주 미드웨스트리그 금주의 선수에 선정되더니 구단이 선정한 5월 이달의 선수 영예까지 안았다. 이에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23일 조원빈을 더블A로 승격시켰는데, 이는 미국 진출 5년 만이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더블A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더블A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장벽은 언어였다. 조원빈은 "2023년, 미국에 온 두 번째 시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에이전트 한 리와 상의한 끝에 영어 공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에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고,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미국으로 건너온 조원빈은 루키리그 첫 시즌 타율 0.211에 그치며 큰 좌절을 경험했다.

그는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국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왔는데 미국에 오니 나보다 몸도 크고, 힘도 좋고, 발도 빠른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며 "첫 스프링캠프 때는 '정말 내가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고 대부분 나보다 나이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언어 문제와 부상까지 겹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여파도 외로움을 더했다.

당시 에이전트 한 리는 조원빈의 적응을 돕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함께 생활하며 미국 문화를 하나씩 알려줬다. 식당에서 계산하는 법부터 직접 경험하게 했다.

한 리는 과거 인터뷰에서 "식사를 마친 뒤 계산서를 직접 요청해 보라고 했다"며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일부러 화장실에 갔는데 조원빈이 종업원이 아닌 버스보이에게 계산서를 부탁했다. 상대가 여러 말을 했지만 조원빈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더블A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더블A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 ⓒ스프링필드 카디널스 SNS

에이전트와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영어 공부를 시작한 그는 이제는 통역 없이도 팀 생활을 소화할 정도가 됐다.

지난해 하이싱글A 피오리아에서 조원빈을 지도했고 현재 더블A 스프링필드를 이끌고 있는 패트릭 앤더슨 감독은 "처음 미국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영어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조원빈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처음에는 통역이 있었지만 본인이 더 이상 통역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입단 후 1년 반 정도 지나자 통역 없이도 생활했다. 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언어 문제를 해결한 덕분인지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콜업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25일 아칸소 내츄럴스를 상대로 콜업 첫 안타를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조원빈은 27일 아칸소와 더블헤더 2차전에선 두 번째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때려냈다. 28일 경기에서는 더블A 무대에서 세 번째 안타이자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까지 9경기에서 6홈런째다.

▲ 올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6월 구단 마이너리그 이달의 타자를 수상한 조원빈 ⓒ세인트루이스 구단 SNS
▲ 올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6월 구단 마이너리그 이달의 타자를 수상한 조원빈 ⓒ세인트루이스 구단 SNS

조원빈은 "야구를 하면서 처음 쳐본 끝내기 홈런이었다"며 "그 경기에서는 내가 잘하지 못했는데 동료들이 끝까지 따라붙어 동점을 만들어줬고, 투수들도 정말 잘 던졌다. 홈런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라며 웃었다.

더블A 생활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피오리아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여럿 있고, 앤더슨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그대로 승격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 음식이 많아진 것도 만족스럽다.

조원빈은 "스프링필드에는 한국 음식점과 아시아 음식점이 많아서 정말 좋다"며 "피오리아에는 그런 식당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더블A 투수들의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더블A에서 오래 뛰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며 "누가 던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타석에서 내 접근법을 지키고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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