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없는데 악당 취급" 야유 딛고 첫 홈런더비 역전 우승…워커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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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조던 워커(2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새 역사를 썼다.
워커는 14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어느 때보다 극적인 역전 우승이었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워커는 세인트루이스 불펜 포수를 배팅볼 투수로 선택해 호흡을 맞췄다. 1라운드에선 총 스윙 기회 20번을 얻어 홈런 13개를 터트렸다. 참가한 8명의 선수 중 2위에 자리했다. 1위인 윌슨 콘트레라스(보스턴 레드삭스)와 같은 13개를 기록했지만 최고 비거리 수치에서 밀려 2위가 됐다. 콘트레라스는 약 149.4m, 워커는 약 143.3m였다.
1라운드 1~4위인 콘트레라스, 워커, 주니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 대진은 1라운드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맞붙는 방식이었다. 스윙 기회는 인당 15번이었다.
워커는 카미네로와 실력을 겨뤘다. 카미네로가 먼저 출격해 홈런 5개를 빚었다. 이어 워커는 스윙 8번 만에 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일찌감치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어 콘트레라스와 슈와버의 맞대결서 슈와버가 9개를 선보인 뒤 콘트레라스가 8개에 그쳤다. 워커의 결승 상대는 슈와버가 됐다.
슈와버는 올 시즌 전반기 93경기서 32홈런을 생산해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1위를 질주 중인 선수다. 또한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홈팬들의 든든한 응원을 등에 업었다. 결승서 먼저 타석에 선 슈와버는 스윙 기회 15번을 활용해 홈런을 무려 11개나 쏘아 올렸다. 압도적인 기록이기에 우승에 바짝 다가선 듯했다.
마지막으로 워커가 등장했다. 곧바로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워커가 홈런을 치면 조용해지거나 야유가 나왔고,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지 못하면 오히려 환호성이 커졌다. 워커는 스윙 기회 14번 동안 홈런 8개에 머물렀다. 마지막 스윙 기회 한 번 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올해 홈런더비에선 각 라운드의 마지막 스윙서 홈런을 칠 경우 아웃될 때까지 계속 타격할 수 있게끔 했다.
그때부터 워커의 폭격이 시작됐다. 계속해서 홈런 타구를 날리며 슈와버의 11개와 타이를 이루더니, 기어이 4연속 홈런을 터트려 12개를 완성했다. 슈와버를 꺾고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슈와버는 준우승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세인트루이스는 앞서 홈런더비에서 준우승 한 번만 기록했을 뿐 우승은 한 번도 해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더비 우승 경력이 없는 9개 구단 중 한 팀이었다"며 "올해 워커가 처음으로 팀에 우승을 선물했다. 이날 기준 24세52일의 나이로 역사상 5번째로 어린 홈런더비 우승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MLB.com은 "결승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워커를 소개했을 때, 그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에서 워커의 우승을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워커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악당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때로는 악당이 승리하기도 한다. 워커는 관중들의 야유를 이겨내고,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슈와버를 꺾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올 시즌 전까지 워커는 메이저리그에서 자리 잡기 위해 3년 동안 고군분투했다. 2023년 데뷔 시즌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2년 동안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2024~2025년 2시즌 동안 홈런은 총 11개밖에 되지 않았다"며 "2024년 워커는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장타력을 키우려 노력했다. 지난해에는 두 차례 부상으로 더더욱 어려움을 겪었다"고 조명했다.
이어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워커는 구단 타격코치들과 스윙을 단순화하는 훈련을 했다. 한때 최고의 유망주였던 그는 세세한 스윙 교정에 집중하기보다는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 공을 띄우는 스윙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며 "워커는 시즌 첫 16경기서 홈런 8개를 선보이며 마침내 숨겨진 파워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반기 총 22개 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더비 출전권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에 따르면 워커는 "정말 기분 좋다"며 입을 열었다.
워커는 "솔직히 필라델피아는 잔인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홈구장에서 팬들이 소속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은 정말 특별하다. 선수라면 누구나 그런 사랑을 원하지 않나"라며 "(필라델피아 소속의) 슈와버, 브라이스 하퍼는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이 선수들을 미워할 순 없다. 이들은 필라델피아의 영웅이기 때문이다. 난 그저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스포츠넷은 "워커는 우승 후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눴다. 그의 아버지는 6살 때부터 장타를 치기 시작했던 워커를 떠올리며 감격스러워했다"고 묘사했다.
워커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가족들은 항상 내 곁에서 대화를 나누며 힘을 북돋아 줬다.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좋은 기분을 유지하도록 도와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아버지 데릭 워커는 "아들이 오늘 정말 멋진 활약을 펼쳤다. 모든 게 다 마음에 든다"며 "그의 태도, 접근 방식, 스윙의 부드러움까지. 정말 잘 해냈다. 우리는 워커가 진짜 너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준우승을 기록한 슈와버는 "워커가 어떻게 그 순간을 차분히 받아들이고 집중했는지,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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