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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랭킹전] '오뚝이 맏언니' 박소연, 마음고생 심했던 사연

작성일: 2016.10.16 06:05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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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피겨스케이팅 랭킹전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나선 박소연 ⓒ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목동, 조영준 기자]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올해 종합선수권대회 성적도 안 좋고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 클린에 성공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피겨스케이팅 국가 대표 맏언니 박소연(19, 단국대)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박소연은 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6년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회장배랭킹대회(이하 랭킹전) 남자 싱글 1그룹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35.27점 예술점수(PCS) 27.92점을 더한 63.19점을 기록했다.

박소연은 63.18점으로 2위에 오른 최다빈을 0.01점 차로 따돌리며 여자 싱글 1그룹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2010년 최연소 국가 대표가 된 박소연은 어느덧 태극마크를 단 여자 선수 가운데 맏언니가 됐다. 꾸준하게 태극마크를 유지했지만 기복이 심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1월 열린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우승한 유영(12, 문원초) 최다빈(16, 수리고) 임은수(13, 한강중) 김예림(13, 도장중)에 밀려 5위에 그쳤다.

2월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총점 176.61점으로 4위에 올랐다. 김연아(26, 2010년 대회 우승)와 김나영(26, 2008년 대회 4위) 이후 이 대회 최고 성적을 올리며 부활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총점 154.24점에 그치며 18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를 앞두고 출전한 국제 대회 성적도 좋지 않았다. 8월 초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안트로피 여자 싱글 시니어부에 출전한 그는 128.95점으로 4위에 그쳤다. 지난달 출전한 ISU 챌린저 대회인 롬바르디아 트로피와 네벨혼 트로피에서는 각각 5위와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기대주로 꼽히는 점을 생각할 때 아쉬운 결과였다. 그러나 7년 동안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상위권에 머물렀던 저력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이번 랭킹전은 리틀 연아 삼총사인 유영, 임은수, 김예림과 최다빈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여겨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소연은 쇼트프로그램 클린에 성공하며 맏언니의 자존심을 세웠다.

▲ 박소연이 2016년 6월 열린 올댓스케이트2016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한희재 기자

박소연은 랭킹전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며 1.2점의 가산점(GOE)을 챙겼다. 트리플 루프와 더블 악셀도 실수 없이 해낸 그는 플라잉 카멜 스핀과 레이백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다.

예술점수도 출전한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27.92점을 받았다. 장점인 넓은 비거리 점프와 빠른 스케이팅은 살아났고 표현력도 한층 성숙해졌다. 박소연 또래 유망주들은 한동안 부진에 빠지면 이를 이겨내지 못하며 조금씩 잊혔다. 치고 올라오는 동생들의 기세에 잠시 주춤했던 박소연은 오뚝이처럼 일어나며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했다.

경기를 마친 그는 "최근 연습을 할 때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을 자주 했다. 자신의 프로그램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모든 선수가 원하는 것이다"며 "개인적으로 나도 그러한 마음을 담고 있었는데 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소연은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깨끗하게 해내지 못했다. 점프의 질이 좋고 표현력까지 발전했지만 늘 프로그램 클린에 실패해 제 기량을 완전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 털어내고 싶다. 긍정적이어야 훈련도 잘된다. 그랑프리 대회도 중요하지만 이번 랭킹전과 내년 종합선수권대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표현력이 점점 무르익고 있는 점에 대해 그는 "예전에는 엄마가 표정 연기와 안무를 많이 알려주셨다. 지금은 스스로 생각하고 음악을 타며 맞춰 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을 받으면 100번 넘게 듣는다. 그 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나 자신의 모습도 상상한다"고 덧붙였다.

박소연은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노력하는 성실함으로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에게 자극받은 그는 실망 대신 '긍정의 힘'을 믿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런 노력은 이번 랭킹전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2016년 피겨스케이팅 랭킹전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하고 있는 박소연 ⓒ 스포티비뉴스

박소연은 "현재 왼발 발가락 염증 부상이 있지만 이것도 이겨내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그는 2011년 랭킹전 여자 싱글1그룹에 처음 출전해 우승했다. 2014년까지 이 대회 4년 연속 우승했지만 지난해에는 최다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랭킹전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연아 이후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휩쓰는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박소연은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으며 오뚝이처럼 넘어져도 일어나는 저력을 보여줬다.

16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하는 그는 "지금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붓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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