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석희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표정이 많지 않은 선수로 기억한다. 가끔 수줍은 미소를 짓기는 했지만 평소 인터뷰를 할 때의 표정은 대개 한결같았다. 

4년 전 소치 동계 올림픽을 마친 고등학생 시절부터 심석희는 스타였다. 첫 올림픽에서 1,000m 동메달과 1,500m 은메달에 이어 3,000m 계주 금메달까지 3개의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 

두 번째 올림픽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도 특유의 조용한 목소리, 수줍음 많은 얼굴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달 코치의 손찌검에 진천 선수촌을 잠시 이탈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올림픽을 앞둔 그의 얼굴은 한동안 굳어 있었다. 기분 탓인지 알 수 없지만 평소의 무표정과는 달라 보였다. 

그랬던 심석희가 웃는다. 9일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조금씩 얼굴이 밝아졌다. 질문을 되묻기도 한다. 

▲ 심석희 ⓒ 연합뉴스

심석희는 8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많은 이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고 얘기했다.

"최대한 올림픽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고요, 미디어나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많이 다가가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좋은 마음으로 관심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거 같아요."

말로만 그런 게 아니다. 심석희는 인터뷰 중간중간 한결 가벼운 얼굴로, 예전보다 편하게 대답하고 있었다. '가족 중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은 사람'을 묻자 "앗, 이걸 어떻게 고르죠? 다 생각날 거 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하는 색깔에 대한 얘기를 할 때는 "초록색이 뭔가 자연의 색깔이라…"라면서 싱거운 농담도 했다. 

동료들의 지지 역시 빠트릴 수 없는 이유다. 심석희보다 먼저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던 김예진은 흔쾌히 순서를 양보했다. 심석희가 합동 인터뷰를 제안했지만 김예진은 "석희 언니니까 괜찮아요~"하며 활짝 웃었다. 언니 김아랑은 SNS 인스타그램에 심석희의 생일을 축하하는 단체 사진을 올리며 응원했다. 그렇게 심석희는 웃었다. 

▲ 강릉 선수촌 룸메이트 박승희와 함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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