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MBC '옷소매 붉은 끝동'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옷소매 붉은 끝동’이 세기의 로맨스 명장면들을 탄생시키며 ‘옷소매 폐인’들을 양산하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 송연화, 제작 위매드 앤피오엔터테인먼트, 영제 The Red Sleeve, 이하 ‘옷소매’)이 시청률과 화제성, VOD 시장까지 올킬하며 하반기 대세드라마에 등극했다.

이 가운데 지난 8회 방송에서는 이산(이준호)과 성덕임(이세영)이 애틋한 포옹을 나누며, 쌍방 로맨스와 함께 2막의 돌입을 알렸다.

‘옷소매’는 조선 왕조를 통틀어 최고의 러브 스토리로 꼽히는 ‘정조-의빈’의 서사가 기반. 동명의 원작 소설이 가진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흥미로운 관점을 더했다. 풍부한 감정선과 입체적 스토리텔링이 살아있는 멜로드라마에 더해진 전형을 벗어난 캐릭터도 주목받는 중이다.

이준호가 연기한 세손 이산과 이세영이 연기한 궁녀 덕임은 '산덕 커플'로 불리며 설렘과 몰입을 유발한다. 특히 반환점을 돈 '옷소매 붉은 끝동'은 한 회가 마무리될 때마다 둘의 관계에 요동치는 순간을 포착한 엔딩맛집으로도 정평났다. 2막을 앞두고 강렬했던 엔딩들을 돌아봤다.

◆ 1회. 잘 자란 선남선녀, 위기일발 재회

영빈(남기애)의 조문에 함께했던 어린 세손과 생각시. 어느덧 훌쩍 자란 청년 세손 산(이준호)과 생각시 덕임(이세영)의 만남은 우연히 이뤄졌다. 신나게 길을 달리던 덕임이 미끄러져 길 아래 개울로 떨어질 뻔 했고, 물가에 나와 있던 산이 그녀를 안은 것. 눈부신 햇살 아래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두 주인공의 비주얼을 처음 확인하는 순간이자 로맨스의 시작을 알린 순간이었다. 전형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도입부 같은 주입식 설렘 엔딩일 거란 시청자의 예상은 그러나 다음회에서 완전히 빗나가며 새로운 로맨스 사극의 시작을 알렸다. 

◆ 2회. "하지만 너밖에 없어"

덕임 앞에서 정체를 숨기고 세손 대신 겸사서 행세를 하는 산. 마침 그는 덕임이 소리내 읽은 책 내용에서 아버지 사도세자와 있었던 옛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책읽기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호랑이가 궁궐로 향하는 정체절명의 순간, 산은 덕임을 찾아라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너밖에 없어.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책을 읽어다오. 부탁한다." 궁을 밝힌 등불들 아래로 반짝이는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하며 가슴을 뛰게 했다. 

◆ 3회. 아이컨택을 이렇게!…연못에 비친 그대 모습

궁인들을 거느린 채 연못가 산책 중이던 산은 청연군주(김이온)와 함께 다가온 덕임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아직 덕임은 산을 겸사서로 알고 있기 때문. 정체가 들통날까 당황한 산은 허둥지둥 부채로 얼굴을 가렸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고개를 조아리고 있던 덕임이 물 위에 비친 산의 얼굴을 보고 말았던 것. 거울처럼 반사되는 수면을 통해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이 한 앵글에 잡히며 로맨스 드라마의 묘미를 살린 엔딩이었다. “드라마 속 정체 발각 씬 중 최고”란 찬사도 이어졌다.

◆ 4회. "멈춰라" 덕임을 구한 한마디

덕임은 세손을 따라가 정보를 전해달라는 혜빈(강말금) 명에 야심한 밤 궁 밖을 나선 세손의 뒤를 밟는다. 그 곳은 비밀조직 동덕회의 회합 장소였던 것. 하지만 곧 정체를 들켜버리고 만다. 세손의 측근인 겸사서 홍덕로(강훈)가 덕임을 알아보고 상관 없으니 죽이라고 무인들에게 명령한 순간, 들려온 것은 세손 산의 목소리. "멈춰라." 절체절명의 순간 덕임을 구한 산은 매서운 눈빛으로 덕임과 눈빛을 교환한다. 이날만큼은 로맨스가 아닌 긴장감과 스릴이 엔딩을 꽉 채웠다.

◆ 5회. 창호문 사이에 둔 둘만의 낭독회

할아버지 영조(이덕화)에게 금족령을 받은 산은 동궁전에 유폐됐다. 산의 안위가 걱정된 덕임은 자진해서 야간 번을 서고, 잠들지 못하는 산의 방문 앞에 앉아 시경(詩經)을 낭독한다. 둘은 창호문을 사이에 두고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라는 북풍의 시구를 주고받았다. 애틋한 교감에 젖어든 것도 잠시, 동궁전에 영조가 들이닥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영조에게 손찌검을 당한 산의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하던 덕임은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 참는 것”이라는 산의 말을 듣고,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영조의 어명을 어긴 채 산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어 “제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저하를 지켜드리겠나이다”라고 맹세하며 절을 올렸다. 산은 뜨겁게 눈물을 흘렸다. 교차되는 둘의 모습은 폭발적인 여운을 선사했다.

◆ 6회. '우리집'이 괜히 뜬게 아냐…아찔한 목욕시중

금족령을 계기로 한층 가까워진 산과 덕임의 6회 엔딩에서 그만 아찔한 순간을 맞는다. 덕임이 선배 나인들에 의해 강제로 산의 목욕 시중을 들게 됐고, 산은 생각지 못한 덕임의 등장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다급히 웃옷을 찾아 입은 산과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하는 덕임의 풋풋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간질간질한 설렘을 선사했다. 급기야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우려던 덕임이 이를 도우려던 산과 함께 물속으로 빠져버렸고, 흠뻑 젖은 두 사람이 숨막히는 눈맞춤을 주고받으며 6회가 종료돼 시청자들의 심박수를 수직 상승시켰다. 남과 여로 마주한 둘의 텐션이 최고조에 이르는 한편, 청년 산의 섹시한 매력이 단적으로 드러나 팬들의 호응도 폭발한 순간!

◆ 7회. '벽밀'만 해도 숨막히는데…

7회에서 덕임을 향한 감정이 커질 대로 커져버린 산은 사랑을 고백하지만, 후궁이 아닌 궁녀로서의 삶을 지키고자 한 덕임은 산의 마음을 애써 거절했다. 급기야 산은 덕임이 친오라비 성식(양병열)과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 외간 남자와의 밀회로 오해해 배신감에 휩싸였다. 이후 한밤 중 서고에서 덕임과 마주친 산은 “너의 모든 것이 나의 것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덕임은 “소인은 저하의 사람이지만 제 모든 것이 저하의 것은 아니라 감히 아뢰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덕임의 맹랑함에 화가 나는 동시에 사랑하는 이의 단호한 거절에 상처를 받은 산은 덕임을 벽으로 몰아세운 뒤 그의 가녀린 목덜미를 움켜쥐며 긴장감을 극으로 치솟게 만들었다. 덕임도 보는 이도 숨이 막혔던 엔딩이었다.

◆ 이제야 알아본 사이…애틋한 별당 포옹

8회 말미, 산은 어린시절 영빈의 조문에 동행해 자신을 위로했던 추억 속 생각시가 덕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오랜 시절 그리워했던 이와 현재 자신이 사랑하는 이가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에 산은 벅찬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그리고 덕임이 있는 동궁 별당에 찾아가 “내 이름은 산이다”라고 고백하며 그를 품에 안았고 덕임 역시 “저하셨군요”라고 화답, 애틋한 포옹을 나눴다. 찰나의 오해와 엇갈림을 운명의 끈으로 이어 붙인 산과 덕임의 모습. 그간의 안타까움을 모두 씻어버린 전반부의 마무리 엔딩다웠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 10일 오후 9시 50분에 9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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