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악 투수, 미국서는 왜 잘 던지는 건데… 12억 그냥 퍼줬나, 미국서 ERA 2점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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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계약하며 KBO리그 무대를 밟은 앤서니 베니지아노(29·텍사스)는 아쉽게도 좋은 모습보다는 그렇지 못한 모습을 더 많이 남긴 채 퇴출의 비운을 맛봤다. 가진 것은 좋은 선수인데, 그것이 조합이 안 된다는 단점이 너무 오래 노출됐다.
베니지아노는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79⅔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2승5패 평균자책점 6.10의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피안타율은 무려 0.302에 이르렀고, 커맨드가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라 이닝당출루허용수도 1.63에 이르렀다.
간헐적으로 호투하는 경기가 있었지만 그것도 압도적인 맛이 없었고, 결국 16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한 차례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KBO리그 외국인 투수 중 15경기 이상을 등판한 투수의 퀄리티스타트가 한 차례 이하였던 건 베니지아노가 유일했다.
SSG는 베니지아노의 투구판 위치를 조정하는 등 애를 썼지만 마지막 10경기 평균자책점도 6.22에 그쳤다.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85만 달러(약 12억 원)의 투자는 대실패였다. 베니지아노는 이 85만 달러 중 상당 부분을 다 보장 받고 한국을 떠났다.
베니지아노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도 40경기에 나간 선수였다. 다만 선발 등판은 한 번이었다. 근래 들어 마이너리그에서도 계속 불펜으로 뛰던 선수였다. 1이닝 정도를 뛸 때는 시속 150㎞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한 가지 정도 변화구로도 버틸 수 있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많은 등판을 했기 때문에 굳이 우타자용 변화구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발로 뛸 때는 달랐고, 주자 견제나 퀵모션, 그리고 60구 이상 투구시 체력 문제 등 여러 가지 단점을 노출하면서 실패했다. 다만 베니지아노 개인적으로는 자존심 문제를 제외하면 특별히 나쁘지 않은 여정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받는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고, 3이닝 이상도 충분히 던질 수 있다는 점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에 어필할 수 있었다.
그렇게 퇴출 후 곧바로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베니지아노는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니지아노는 2024년 트리플A 31경기(선발 14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트리플A 22경기(선발 1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5.11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그런데 올해는 복귀 후 4경기(선발 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9로 호투하고 있다.
4경기 중 선발은 한 번이었지만 나머지 경기들에서도 주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4이닝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텍사스 메이저리그 팀에서 베니지아노가 선발로 뛸 일은 없다. 급히 길게 던질 선수가 필요할 때 베니지아노가 호출될 상황인데, 이 임무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8월 들어 두 경기에서는 8이닝을 던지며 2실점으로 잘 던지고 있다. 피안타율은 높지만 볼넷을 잘 억제하면서 비교적 계산이 되는 투구를 하고 있고, 8이닝 동안 삼진도 8개를 잡아냈다. 13일 슈가랜드(휴스턴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서는 포심, 스위퍼,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까지 다양한 구종을 고루 구사하며 1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무기고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길게 던지며 체득한 경험이 정작 미국에서 도움이 되는 양상이다. 베니지아노가 훗날 성공을 거둔다면 한국에서의 반년이 꽤 큰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텍사스 트리플A 좌완 롱릴리프 중에는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짧게나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SSG로서는 돈도 주고, 수업도 해줬는데 정작 팀은 이득을 별로 못 본 씁쓸한 케이스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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