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한숨짓게 했던 그 선수, ‘제2의 강정호’로 크나… 21억 계약금 괜히 줬겠나, 거포 유격수 호평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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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는 9월 열릴 202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는 당초 ‘빅3’가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지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지만, 세 선수가 1~3순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부산고 하현승, 장충고 엄준상, 그리고 서울고 김지우가 그 빅3로 뽑힌 선수들이었다. 하현승은 대형 좌완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고, 엄준상은 투·타 모두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투수로 성장 가능성이 높냐, 야수로 높냐”를 놓고 스카우트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기도 했다. 김지우 또한 고교 시절 투·타 모두에서 높은 완성도를 평가받았다.
다만 이중 엄준상은 드래프트에 나오지 않는다. 애리조나와 계약금 150만 달러에 사인하고 미국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역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큰 관심을 받았으나 일단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 도전의 꿈을 키워보기로 한 하현승 김지우와는 다른 길을 밟았다. 계약금 150만 달러는 최근 10년 사이에서는 최고 수준의 대우로, 애리조나의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엄준상의 메이저리그 도전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단이 바로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KIA다. 당초 세 선수 중 하나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 큰 기대를 가졌지만 이제는 다른 선수들을 찾아봐야 하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한숨을 내쉴 만한 여건이다.
그런 엄준상은 이미 애리조나 구단의 호평을 모으며 구단을 대표하는 유망주 대열에 들어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파이프라인은 지난 14일(한국시간) 각 구단별 상위 유망주 30인의 랭킹을 새로 업데이트해 공개했다. 이전 랭킹에서는 없었던 엄준상의 이름도 들어갔다. 엄준상은 전체 25위에서 구단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25위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30위 내 엄준상보다 어린 선수는 하나도 없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미국 리그에서 짧게는 1년에서 5년을 뛴 선수들이지만, 엄준상은 이제 막 시작하는 선수라는 점이 다르다. 루키리그 소속으로 애리조나 상위 30위 유망주에 든 선수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는 우완 블레이크 브라이언트(애리조나 6위), 그리고 엄준상이 전부다.
애리조나는 엄준상이 투수로도 좋은 자질을 가졌지만, 궁극적으로는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은 파워를 갖춘 대형 유격수로 키워보겠다는 구상을 숨기지 않는다. 유격수로는 애리조나 내에서 현재 상위 싱글A에서 뛰고 있는 케이슨 커닝엄(애리조나 3위), 싱글A에서 뛰고 있는 카슨 커스(애리조나 7위), 현재 더블A에서 뛰며 유격수와 2루수 모두 소화가 가능한 크리스토퍼 토린(애리조나 17위)에 이어 4위다. 당연히 앞선 세 선수는 엄준상보다 나이가 더 많다.
MLB.com 파이프라인은 엄준상에 대해 20/80 스케일에서 대다수 평균 이상의 점수를 줬다. 타격 정확도는 50, 파워는 50, 주력은 45, 어깨는 60, 수비는 50을 줬다. 어깨에 상당한 점수를 부여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유격수는 강한 어깨가 생명이다. 여기에 파워에서도 평균 이상 점수를 주면서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로 성장할 것을 기대했다.
파이프라인은 “애리조나 구단은 그의 마이너리그 커리어 시작을 주로 유격수로 예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핵심 포지션에 어울리는 좋은 발놀림과 본능적인 움직임을 갖추고 있으며, 마운드에서 시속 95마일을 기록한 만큼 내야를 가로질러 공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를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어 공격 측면에서는 “이 우타 거포는 하체를 움직이기 위해 레그킥이나 더 짧은 토탭 방식을 모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U-18) 월드컵 기간 동안 그는 스윙 도중에 자세를 수정하면서까지 다양한 구종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능력을 보여줬고, 다소 부진했던 성적의 일부는 단순히 작은 표본 크기에서 나온 BABIP이 따르지 않은 결과”라면서 “현재는 장타력보다는 정타 능력 중심의 프로필을 보이고 있지만, 타격 시 공을 더 띄우는 법을 배우고 프로 수준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게 되면 이 밸런스는 쉽게 맞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거포 유격수로서의 잠재력을 평가했다.
애리조나 유망주 랭킹에는 생각보다 중앙 내야수(유격수·2루수)가 많지 않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포수와 우완이 강한 팜이다. 엄준상이 차례로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면 애리조나가 애지중지하는 중앙 내야수 유망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150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유망주인 만큼 부상만 없으면 기회는 충분히 주어질 전망이다. 제2의 강정호로 성정할 수 있을지 이제 그 스토리가 시작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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