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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가 선두타자 볼넷 주면 어떡해” 그런 일 없는데요… ‘마무의리’ 의구심을 실력으로 걷어냈다

작성일: 2026.08.18 0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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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광주 두산전에서 2-1로 1점 앞선 9회 등판에 삼자범퇴 투구로 의미 있는 세이브를 달성한 이의리 ⓒKIA타이거즈
▲ 16일 광주 두산전에서 2-1로 1점 앞선 9회 등판에 삼자범퇴 투구로 의미 있는 세이브를 달성한 이의리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 선발진의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이의리(24)는 올 시즌 초·중반까지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결국 2군에 내려갔다. 그리고 일본에 단기 연수를 가 흔들리는 제구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와인드업시 키킹 동작을 약간 이중으로 하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밸런스를 잡는 데 나름의 효과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이는 실제 성적에서도 그대로 증명되고 있다. 가기 전과, 다녀온 뒤의 투구 성적이 확 바뀌었다.

이의리는 일본에 가기 전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가 평균자책점 9.42라는 저조한 성적에 머물렀다. 구속 자체는 여전히 리그 톱클래스인데 제구가 흔들리고, 존 안에 들어가는 공은 헛스윙을 유도하지 못하며 맞아 나갔다. 그 결과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2.09까지 치솟았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9.93개로 훌륭했지만, 9이닝당 볼넷 개수가 무려 8.41개였다. 정상적으로 경기 운영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KIA의 고민도 컸다.

다녀온 이후는 확 바뀌었다. 폼도 바뀌고, 보직도 바뀌었다. KIA는 일단 선발 로테이션 멤버를 그대로 두되, 이의리의 적응을 위해 불펜에서 1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는 보직을 맡겼다. 이 효과가 좋았다. 선수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달려들었다. 7월 19일 1군에 복귀한 이의리는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4, WHIP 0.91의 짠물 피칭을 펼치고 있다. 9이닝당 볼넷 개수도 3.27로 줄었다. 이는 갈수록 줄고 있는 추세다. 

▲ 전반기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감을 남겼던 이의리는 일본 단기 연수 후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기대를 키우고 있다 ⓒKIA타이거즈
▲ 전반기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감을 남겼던 이의리는 일본 단기 연수 후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기대를 키우고 있다 ⓒKIA타이거즈

그러자 한때 이의리가 9회 마무리로 등판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가설이 흘러 나오기도 했다. 이게 7월 말의 일이었다. 다만 이범호 KIA 감독은 신중했다. 이의리의 구위가 좋기는 하지만 아직 마무리로 고정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게 전체적인 분위기였다. 불펜 투수와 마무리 투수는 본질적으로 다른 게 있기 때문이다. 중간 투수는 뒤에 자신을 도와줄 투수가 있지만 마무리는 뒤가 없다. 

“이의리가 마무리 상황에서 선두타자 볼넷을 주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그 뒷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깔끔하게 해결되지 못한 시점이기도 했다. 이는 현장에서 실제 나온 가정이었다. 1~2점 앞선 9회 마무리로 등판했는데 선두 타자에 볼넷을 내준다고 가정하면, 벤치의 계산은 복잡해진다. 연속 볼넷을 내주는 경향도 더러 있는 선수라 또 뒤에 선수를 비상 대기시켜야 할 수도 있었다. 이런저런 가정 속에, 아직은 시기상조인 시나리오로 8월을 맞이했다.

그런데 그 시기상조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벤치는 조심조심 쓰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데 이의리가 접전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아직 섣불리 확신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런 추세라면 현재 팀 상황에서 마무리로 고정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의리는 11일 광주 삼성전에서 처음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당시는 마무리 보직이 아닌, 삼성 좌타 중심 타선을 막는 보직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타순이 9회에 걸리면서 데뷔 첫 세이브라는 진기한 경험을 했다. 15일 광주 두산전에서도 9회 등판하기는 했으나 5점 차로 세이브 상황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 이의리는 갈수록 볼넷이 줄어들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는 투구로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이의리는 갈수록 볼넷이 줄어들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는 투구로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하지만 16일 광주 두산전에서는 팀이 2-1로 1점 앞선 9회 등판했다. 이게 진짜 마무리 테스트였다. 여기서 이의리는 정수빈을 삼진으로, 박준순을 투수 땅볼로, 안재석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1이닝을 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폭염 브레이크 이후 네 경기에서는 볼넷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고, 최고 구속도 시속 158㎞까지 찍는 등 대단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구속이나 결과, 그리고 볼넷 비율과 별개로 가장 기본이 될 스트라이크 비율은 눈여겨볼 만하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이의리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58%에 불과했다. 확실히 볼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62.4%로 리그 평균 수준까지 올라왔다. 9회나 중요한 상황에 올라왔던 최근 4경기에서는 64.7%까지 더 올랐다. 점차 공을 스트라이크에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헛스윙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단 존에 들어가면 치기 까다로운 선수임은 분명하고, 인플레이타구가 되어도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최근 4경기 성적은 대부분 좌타자를 상대한 것이기는 하다. 다만 현재 투구 내용이 조금 더 이어진다면 이제는 마무리로 쓰지 않을 이유가 사라진다. 세상의 의구심을, 이의리가 실력으로 걷어내는 중이다.

▲ KIA 마무리 혼란 속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 KIA 마무리 혼란 속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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