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드래곤볼 열심히 모았는데, 함께 승천은 언제 하나… 기대감으로 사는 시기 지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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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는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외야수 오재원(19)에 투자했다. 팀의 중견수 사정이 급한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투수 유망주는 많이 모았다는 점도 과감한 지명권 행사의 밑바탕이었다.
근래 들어 꾸준히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는 그 고통의 대가로 얻은 신인드래프트의 상위 지명권으로 투수를 긁어모았다. 2020년에는 1차 신지후, 1라운드 남지민, 2라운드 한승주까지 팀의 최상위 지명권 3장을 모두 투수에 썼다.
이런 흐름은 2021년 1라운드 김기중, 2022년 1차 문동주와 1라운드 박준영, 2023년 1라운드 김서현으로 쭉 이어졌다. 문동주와 김서현은 해당 연도 드래프트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대어들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두 선수를 중심으로 팀 미래 마운드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쏟아졌다.
여기서 끝나지 않있다. 이어 2024년에도 1라운드 황준서, 2라운드 조동욱을 지명했다. 2025년에도 1라운드 정우주, 2라운드 권민규까지 역시 2년 연속 최상위 지명권 2장을 투수에 투자했다. 물론 상위 순번에서 투수를 뽑는 것은 한화뿐만 아니라 10개 구단의 대체적인 흐름이었다고 해도, 2라운드에서도 투수를 뽑는 일이 많았다는 것은 한화의 투수 유망주 수집이 계속됐음을 보여준다.
지명 순위가 꼭 성적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잘 키워내고, 잘 써야 1군에 정착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투수를 계속 모은 한화의 드래프트 성과는 향후 팀의 10년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드래곤볼’은 많이 모았는데, 다 같이 승천하기에는 아직 수행이 부족한 양상이다.
그나마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라는 ‘1번 픽’들이 나름의 성과를 거뒀으나 그 기간이 짧거나 멈췄다는 문제가 있다.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며 국가대표팀 선수로 성장한 문동주는 올해 어깨 수술을 받고 경력의 위기에 몰렸다. 수술이 잘 됐고 재활 경과도 좋은 편이라는 게 다행이지만, 어깨라는 민감한 부위에 칼을 댔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우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라는 점에서 하방이 더 크게 열려 있다.
김서현은 지난해 한화의 마무리로 자리를 잡으며 드디어 알을 깨고 나온 듯했으나 올해 제구 난조 속에 부진하며 제자리로 돌아간 모양새다. 지난해 좋은 활약으로 ‘1라운더’다운 진가를 선보였던 정우주 또한 그 상승세를 연장하지 못하고 그래프가 한풀 꺾였다. 김서현은 24일 현재 시즌 평균자책점 11.17, 정우주는 7.41을 기록 중이다. 그들에게 기대했던 숫자는 전혀 아니다.
그 외의 선수들은 하이라이트 시즌을 만드는 데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신지후 남지민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고, 김기중은 군 복무 중이다. 박준영 황준서 조동욱 권민규는 1군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제법 얻었으나 입단 당시의 기대치에는 역시 못 미친다. 올해도 조동욱 정도가 불펜에서 붙박이 멤버로 활약하고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확실한 정착 없이 안간힘을 쓰는 양상이 있다.
23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도 씁쓸한 장면들이 있었다. 선발로 나선 박준영은 1⅔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맞는 등 8실점하고 물러났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황준서가 4⅓이닝 1실점으로 분전하기는 했지만 정우주가 1이닝 3실점을 하며 결국 백기를 들었다. 김서현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안타 2개를 맞는 등 아주 깔끔한 내용은 아니었다. 황준서 또한 올해 결과와 별개로 구속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 정체된 느낌도 준다.
어쩌면 한화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선수들이 선발과 불펜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팀 마운드를 이끄는 영파워를 보여주길 바랐을 것이다. 지난해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라는 세 선수가 확실히 자리를 잡는 듯했고, 황준서 조동욱도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그 목표는 조만간 실현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올해 성적을 보면 이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가슴은 또 그러지 못한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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