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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하나 봐'→걸스데이'라 했다? 지소연 향한 심판 발언 후폭풍…선수협 "끔찍한 만행, 즉각 퇴출하라"

작성일: 2026.08.31 10:20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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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라이브 화면 캡처
▲ 출처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라이브 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지소연을 향한 WK리그 심판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해당 발언을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심판의 권력 남용'으로 규정하며 해당 심판의 퇴출과 중징계를 요구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까지 사안을 주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관련 내용이 공유될 전망이다.

선수협은 31일 "최근 WK리그 경기 도중 불거진 심판의 지소연 회장에 대한 성희롱 발언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즉각적이고 엄중한 대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2026 WK리그 정규리그 경기에서 시작됐다. 전반 30분께 지소연이 판정과 관련해 심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약 4분 동안 중단됐다.

▲ 출처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라이브 화면 캡처
▲ 출처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라이브 화면 캡처

지소연은 당시 주심이 다른 심판진과 무선으로 교신하면서 자신을 겨냥해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나 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소연은 즉각 항의했지만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후 지소연이 코칭스태프에게 상황을 알렸고 항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주심이 레드카드를 꺼내 보이는 장면도 나왔다. 실제 퇴장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논란이 확산된 뒤 대한축구협회 심판팀은 무선 교신 과정에서 '생리'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확인 과정에서 월경을 의미하는 취지의 '걸스데이(girl's day)'라는 표현이 실제 교신에서 나온 사실은 인정됐다. 지소연 측이 문제 삼은 핵심이 단어 자체가 아닌 발언의 취지였던 만큼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수원FC 위민도 대응에 나섰다. 구단은 지소연에게 사실확인서를 받은 뒤 경위 파악에 나섰으며,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에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공식 항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여자축구연맹 역시 당시 현장에 WK리그 담당자가 있었으며 구단의 의견을 파악한 뒤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 출처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라이브 화면 캡처
▲ 출처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라이브 화면 캡처

선수협도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지소연과 선수협 공동 회장을 맡고 있는 이근호 회장은 "선수를 가장 가까이서 보호해야 할 심판이 도리어 양 팀 선수들 모두가 듣는 앞에서 특정 선수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안기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카드를 무기 삼아 권력을 휘두른 행태는 전 세계 어느 프로 리그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끔찍한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선수협은 당시 경기장에 있던 상대 선수들도 해당 발언을 들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제2, 제3의 지소연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선수들의 절박한 호소"라며 "이번 경기에서 지소연 회장에게 막말을 내뱉은 걸 들은 서울시청 선수들도 '언젠가 내가 저 말을 들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선수협은 이번 일을 한 명의 심판이 저지른 개별적인 문제에 국한하지 않았다. '곪아 터진 심판 시스템의 전면적인 쇄신과 선수 보호'가 필요하다며 대한축구협회에 즉각적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현재의 심판 운영 체제를 중단하고 외부 간섭이나 인맥에서 벗어난 새로운 심판 배정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선수협의 주장이다. 동시에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심판을 그라운드에서 퇴출하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해 최고 수위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축구협회 윤리규정에는 성별 등을 이유로 개인 또는 단체를 경멸하거나 차별·경시하는 표현과 행동을 통해 존엄과 권위, 품위 또는 명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한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 적용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파장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선수협에 따르면 FIFPRO 역시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 선수협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FIFPRO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FIFPRO 또한 이번 사안을 단순한 리그 내 갈등이 아닌 심각한 젠더 폭력 및 인권 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FIFPRO와 공조해 FIFA와 AFC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선수협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않고, 책임 있는 조치와 진정한 쇄신이 이루어질 때까지 필요한 모든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지소연은 선수협 여자 회장으로도 선수 권익 보호에 목소리를 내왔다. 선수협은 FIFPRO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소연 역시 과거 선수협 활동을 통해 여자 선수들의 권익 보호와 환경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수원FC 위민은 이번 사안에 대한 경위 파악을 마친 뒤 한국여자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공식 항의할 예정이다. 여자축구연맹도 구단의 공문을 전달받은 뒤 관련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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