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제2의 조국" 김민수 인터뷰 화제…10살 때 엄마와 단둘이 떠난 韓 소년→10년 만에 '레인저스 최초 한국인'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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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불과 10살이었다.
축구 선수의 꿈 하나를 품고 어머니와 단둘이 스페인으로 향했다. 아버지와 두 누나는 한국에 남았다.
그렇게 시작된 타국 생활이 어느덧 10년. 광주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 유소년 무대서부터 착실히 성장한 김민수(20)가 이제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남자 선수라는 이정표로 현지에서도 적지 않은 조명을 받고 있다.
레인저스는 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수가 스코틀랜드 무대에 입성하기까지 걸어온 여정을 집중 조명했다.
구단은 "김민수가 레인저스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남자 선수로 이름을 새기게 됐다"며 "이번 영입은 데릭 매키니스 감독 체제에서 올여름 합류한 12번째 선수 의미를 넘어 평생 축구에만 헌신해 온 (김민수) 커리어의 귀한 결실"이라 소개했다.
김민수는 2006년 1월 광주에서 태어났다.
공교롭게도 광주는 한국과 스페인의 축구 역사가 강렬히 교차하는 도시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이 스페인과 8강전을 치른 격전지다. 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를 꺾고 사상 첫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장소다.
그로부터 약 4년 뒤 광주에서 태어난 김민수에게 스페인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10세 때 가족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어린 김민수의 축구 재능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김민수는 어머니와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주했고 아버지와 두 누나는 한국에 남았다.
낯선 땅에서 도전이 시작됐다.
PB 신크 코페스에 입단한 김민수는 어린 나이부터 빼어난 득점력을 자랑했다. 2년 뒤 프리미어 바르셀로나로 옮겼고 이후 카탈루냐 지역에서 유소년 육성으로 이름난 메르칸틸과 담을 차례로 거치며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경기 출장이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담에서는 현재 리버풀에서 뛰는 빅토르 무뇨스와 한솥밥을 먹었다. 김민수의 이름도 조금씩 스페인 축구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여러 구단 스포츠 디렉터가 그의 잠재성을 주목했다.
김민수에게 스페인은 단순히 축구를 배우기 위해 머문 나라가 아니다.
그는 레인저스TV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내게 두 번째 조국과 같다. 그 나라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커리어의 결정적인 전환점은 2022년 찾아왔다.
라리가로 승격한 지로나가 김민수를 품었다.
처음에는 스페인 5부리그에서 뛰는 B팀에 배정됐지만 1군까지 올라가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입단 1년 만에 1군 프리시즌에 합류했다. 당시 지로나는 스페인 축구계를 뒤흔든 돌풍(2023-24시즌 라리가 3위)을 일으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거머쥐었다.
김민수도 빠르게 자신의 영역을 넓혔다.
이듬해 여름 다시 1군과 프리시즌을 소화했고 지로나는 2024년 8월 김민수와 계약을 연장하며 높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두 달 뒤 꿈이 현실이 됐다.
레알 소시에다드와 라리가 경기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0살 때 한국을 떠났던 소년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스페인 1부리그 피치를 밟는 순간이었다.
B팀에서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2골을 몰아치는 등 지로나 유소년 전장에서 총 25개의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다음 과제는 성인 무대에서 꾸준히 경쟁하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 스페인 2부리그 FC안도라로 임대됐다.
초반부터 강렬했다. 라리가2 개막 6경기 만에 2골 2도움을 쌓아 빠르게 경쟁력을 증명했다.
위기에서도 빛났다.
안도라가 가을 들어 리그 10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추락하자 김민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지난해 12월 레알 바야돌리드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안도라에 1-0 승리를 안기면서 길었던 무승 사슬을 직접 끊었다.
발군의 주력과 창의성, 과감한 공격 전개를 장착한 김민수는 시즌 내내 지로나 전방에서 맹위를 떨쳤다. 소속팀은 중위권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팀 득점만큼은 리그 전체 6위에 올라 한국인 윙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스페인에서만 10년 가까이 기량을 갈고닦은 김민수는 이제 새로운 축구를 경험한다.
스코티시 프리미어십이다.
김민수 역시 양국 스타일 차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스페인과 스코틀랜드 축구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스코틀랜드 리그가 피지컬이 강하고 경기 강도가 높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다만) 충분히 경쟁할 준비는 됐다고 생각한다"며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자신의 장점도 명확히 설명했다.
"나는 공격적인 선수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다. 직선적인 플레이를 하고 골을 넣는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2016년 어머니의 손을 잡고 고향을 떠난 소년은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유소년 무대부터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아 라리가 필드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현재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전통을 자랑하는 레인저스에 입성했다.
무엇보다 레인저스 구단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남자 선수라는 상징성이 선명하다. 김민수의 축구 인생 2막이 UEFA 리그 계수 19위 싸움터인 스코틀랜드에서 그 웅장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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