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11일 앞둔 韓 체육계, 마침내 국가대표 물품 되찾았다...95일 봉쇄→경찰 2000명 투입→트럭 6대 동원 "최소한의 정상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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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95일 만에 굳게 닫힌 문이 열렸다.
경찰 약 2000명이 현장을 에워싼 가운데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직원들이 봉쇄된 사무실로 들어갔다. 컴퓨터와 서류, 국가대표 관련 물품을 박스에 쓸어 담듯 챙겼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불과 11일 앞두고서야 대회 준비에 필요한 물품을 되찾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산하 9개 회원종목단체 직원들은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해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반출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시작된 지 95일 만이다. 지난 6월 16일 시위대 저지로 체육회 측 진입이 무산된 뒤로도 84일이 흘렀다.
핸드볼경기장에는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펜싱협회, 대한산악연맹,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등 9개 종목단체 사무실이 자리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경기장 주변에 모였다.
현장 분위기는 삼엄했다. 대한체육회 요청을 받은 경찰은 28개 기동대를 비롯해 대화경찰과 형사 등 약 2000명을 투입했다.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이 현장 지휘를 총괄하고 기동본부장과 송파경찰서장도 현장에 나왔다. 직원 수십 명이 2~3번 게이트로 이동하자 시위 참가자 50여 명이 몰려들었다.
오전 9시13분께 출입문이 열리자 일부 참가자는 "왜 들어가려는 것이냐" "증거를 훼손할지 어떻게 아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투표함 등의 보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자 시위대 구호는 더욱 거세졌다.
그러나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인간 띠를 만들어 이동을 차단하면서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마침내 문을 통과한 종목단체 직원들은 오전 9시20분께 각자 사무실로 흩어졌다.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종목명이 적힌 상자에 업무 서류와 컴퓨터 본체, 모니터 등을 빠르게 담았다. 유니폼으로 보이는 의류를 비롯해 각종 대회 운영 물품도 밖으로 옮겼다.
약 1시간15분 뒤인 오전 10시35분께 반출 작업이 끝났다. 직원들이 챙긴 짐은 트럭 6대에 나눠 실렸다.
이 과정에서도 한 시위 참가자가 트럭 앞으로 뛰어드는 등 반발이 이어졌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투표용지와 투표함 보존에도 별도 조치가 이뤄졌다.
경찰은 종목단체 직원 진입에 앞서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를 투표 관련 물품 보관 장소에 들여보냈다. 특검팀 인력 4명이 현장 보존 상태를 확인했고, 직원들이 짐을 챙기는 동안 경찰은 투표용지가 있는 장소로 향하는 복도를 테이프로 차단했다.
체육계로선 더는 기다리기 어려웠다. 사무실 출입이 3개월 넘게 막히면서 각 종목 행정은 물론 대회 운영과 국가대표 지원까지 차질을 빚었다.
무엇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코앞이다.
대한체육회는 "각 단체의 행정업무와 대회 운영, 국가대표 선수단 지원 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컴퓨터와 전산 장비, 업무 파일, 서류, 회계 자료, 대회 운영 물품, 국가대표 훈련 및 대회 참가 관련 물품 등 필수 물품을 반출하고자 경찰 등과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일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에 경기장 진입 협조 공문을 보냈고 이날 서울경찰청 협조를 받아 진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이 첫 시도도 아니었다. 체육회 측은 봉쇄 나흘째였던 지난 6월 9일부터 여러 차례 사무실 진입을 추진했지만 시위대 반발에 번번이 발길을 돌렸다.
특히 6월 16일에는 9개 종목단체 관계자들이 국민의힘 중재와 경찰 도움을 받아 출입문 앞까지 도착했지만 끝내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출입문 손잡이를 붙잡은 채 비켜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일부 보수 커뮤니티에서는 이 여성을 '올림픽공원 잔다르크'를 줄인 '올다르크'라고 부르기도 했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지난 7월 2일 현장 검증을 위해 경기장 내부에 들어갔지만 당시에도 종목단체 직원들의 사무실 출입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렇게 95일이 흘렀다. 아시안게임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11일.
석 달 넘게 사무실 안에 발이 묶여 있던 컴퓨터와 서류, 국가대표 관련 물품이 경찰 2000여 명의 경계 속에 마침내 경기장 밖으로 나왔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경기장 내부에 보관된 투표함과 투표용지를 회수하거나 재검표하기 위한 별도 조치에는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6·3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다룬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공개 재검표 등을 추진했지만 방법과 절차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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