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니까 3% 작은 공 쓰라" 국제 럭비 파격 실험에 선수들 뿔났다…13년 연마한 킥 어떡하나→"내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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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여자 럭비 국제무대에 남자보다 작은 공이 등장한다.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 맞춰 경기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선수들 반응은 싸늘하다. "내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공개 비판에 이어 충분한 데이터도 공유받지 못한 채 세계 무대에서 '실험 대상'이 됐다는 불만까지 나온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8일(한국시간) "세계럭비연맹이 9~10월 열리는 WXV 글로벌 시리즈에서 기존보다 작은 4.5호 공을 시범 도입한다"며 "잉글랜드 선수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새 공은 남자 경기에서 사용하는 5호보다 약 3% 작다. 무게는 같다.
세계럭비연맹은 작은 공이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 더 적합하고 패스와 킥 등 기술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농구에서 여자부가 남자부보다 작은 공을 쓰는 것과 비슷한 취지다.
하나 잉글랜드 플라이하프 헬레나 롤런드 생각은 다르다.
약 13년간 5호 공으로 킥을 연마한 그는 "조금만 잘못 맞혀도 차이가 엄청나다. 그간 쌓아온 훈련과 수많은 킥 경험을 (모두 버리고) 4~5주 안에 새로운 공에 나를 맞춰야 한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어 "몇몇 선수는 오프로드 패스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찾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내 역할을 수행하기가 조금 더 어려워졌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라인아웃에서 공을 던지는 스크럼하프인 후커 메이 캠벨도 문제를 제기했다.
캠벨은 "우리 가운데 상당수는 이 공이 경기를 어떻게 바꿀지, 왜 바꾸는지, 그 배경에 어떤 데이터가 있는지 잘 모른다"며 "그저 결정이 내려졌고 이제 우리가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직접 시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부 선수 사이에서 자신들이 국제무대의 '실험 대상'이 됐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BBC는 "잉글랜드 선수단은 특히 WXV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면 다시 기존 5호 공을 사용해야 한다. 짧은 기간 4.5호에 적응한 뒤 또 원래 크기로 돌아가야 하는 셈"이라며 현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탁상행정을 지적했다.
이어 "세계럭비연맹에 작은 공 도입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공식 요청했지만 이 역시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아직 국제 15인제 환경에서 (4.5호 공이) 사용되지 않아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충분한 선수·심판 반응과 경기 데이터를 확보한 뒤 시범 운영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연맹이 공표한 시범 운영 결론은 2027년 초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이번 '새 공' 도입이 여성에게 더 적합한 공을 찾기 위한 혁신일지, 세계 정상급 선수를 부주의하게 시험대로 올린 '미완의 실험'에 머무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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