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혼자 피칭머신 본전 뽑아" 사이영상 스타도 경악한 미친 훈련량… '278억 실패한 영입' 평가에도 묵묵히 버티고 부활했다→2000만 달러 가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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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 친구가 타격 케이지를 완전히 닳게 만들었다. 정말 말 그대로 닳게 만들었다."
2000만 달러(약 278억 원)를 투자했지만 기대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고 극심한 타격 부진 끝에 마이너리그까지 내려갔다. 시즌이 끝나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래도 동료들이 바라보는 김하성(31)은 실패한 영입이라는 네 글자로 설명되지 않는다.
애틀랜타 에이스 크리스 세일이 김하성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미국 포브스는 11일(한국시간) 애틀랜타가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김하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시즌 종료 이후 결별 가능성을 전망했다.
애틀랜타는 댄스비 스완슨이 떠난 뒤 확실한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했다. 스완슨은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지명된 뒤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됐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애틀랜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2021년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2022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애틀랜타는 이후 유격수 자리에 여러 선수를 기용했지만 스완슨을 확실하게 대체하지 못했다.
그래서 선택한 카드가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인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수와 3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이 검증된 선수였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내야의 중심을 잡아 주기를 기대하며 1년 20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MLB닷컴 마크 보우먼 기자는 "김하성은 지난겨울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불과 몇 주 뒤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오른손 가운데손가락 인대가 찢어졌다"고 돌아봤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였다. 김하성은 이 부상으로 시즌 첫 6주를 뛰지 못했다. 뒤늦게 메이저리그에 합류했지만 오랜 공백 여파를 쉽게 떨쳐 내지 못했다. 두 달 동안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7월엔 트리플A로 내려가 타격감을 다시 찾아야 했다. 애틀랜타가 2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하성이 부진하면서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김하성을 대신해 다른 선수들을 계속 활용해야 했다.
그래도 반전의 순간은 있었다. 대표적인 장면이 지난달 LA 다저스를 상대로 나온 끝내기 안타였다. 김하성은 팽팽한 승부에서 대타로 나서 경기를 끝내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긴 부진에 빠져 있던 김하성에게도, 포스트시즌을 향해 달리고 있던 애틀랜타에도 의미가 큰 한 방이었다.
그러나 몇 차례 결정적인 활약만으로 시즌 전체 평가를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2000만 달러라는 몸값을 고려하면 김하성의 공격 생산력은 애틀랜타가 기대했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이미 결별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디애슬레틱 헤수스 카노 기자는 "앞으로 한 달이 김하성의 애틀랜타 생활 마지막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하성이 그렸던 시즌은 아니었다"면서도 "그래도 앞으로 찾아올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서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보여 줄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는 9월에 들어섰을 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상당한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김하성에게 남은 시간의 의미가 달라지는 이유다.
단순히 남은 정규시즌에서 개인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애틀랜타의 시선은 10월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인 안타 하나, 결정적인 수비 하나를 만들어 낸다면 정규시즌 부진으로 얼룩진 김하성의 2026시즌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김하성은 성적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선수가 세일이었다.
세일은 최근 다저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뒤 김하성의 훈련량을 이야기하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하성에 대해 "이 친구가 타격 케이지를 완전히 닳게 만들었다. 정말 말 그대로 닳게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세일은 애틀랜타가 보유하고 있는 첨단 피칭머신까지 언급했다. "우리에게 화면까지 달린 아주 좋은 피칭머신이 있는데, 김하성이 지난 두 달 동안 그것을 사용한 것만으로도 우리가 그 기계에 쓴 돈의 본전은 뽑았을 것이다"고 감탄했다.
농담이 섞였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김하성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타격 케이지에서 보내고 있다는 것이 세일의 설명이다.
김하성의 노력은 이미 월트 와이스 감독에게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김하성이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을 때에도 와이스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시즌 도중 합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김하성이 부진을 대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팀 내 최고참이자 에이스인 세일까지 같은 이야기를 꺼내면서 김하성이 클럽하우스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다시 확인됐다.
노력의 성과가 11일 경기에서도 나왔다.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멀티 히트와 함께 2타점 결승타 주인공이 된 것이다. 김하성의 2타점 적시타로 애틀랜타는 탬파베이를 3-1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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