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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이 이정후 발 묶고 있었다, 모두가 놀란 변화…"몸이 강해졌다" 도루 13번 중 12번, 도루 성공률 '92.3%'→샌프란시스코도 뛰는 야구 대변신

작성일: 2026.09.12 00:4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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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한국인 메이저리거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한국인 메이저리거 이정후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KBO리그에서 69도루를 기록했던 이정후(28)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시 뛰기 시작했다.

최근 도루 성공률은 무려 92.3%. 13번 뛰어 12번 살았다. 놀랍게도 이 13차례 도루 시도가 모두 지난 6월 6일 이후에 나왔다.

이정후의 변화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뛰는 야구'를 상징한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최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 컬러를 바꾸고 있다며 이정후를 흥미로운 사례로 조명했다.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최근 달라진 팀의 주루를 반기면서 지난 2년 동안 적극적인 주루를 정착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년 동안 이것 때문에 머리를 벽에 박고 싶을 정도였다."

포지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도루 숫자를 늘리는 야구가 아니다. 상대 수비가 샌프란시스코 주자들을 끊임없이 신경 쓰게 만드는 야구다.

포지는 "내가 도루나 추가 진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득점 생산에 도움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팀의 분위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먼저 움직이는 팀이 되기를 원한다. 우리가 공격하는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지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출루할 때마다 상대에게 계속 압박을 가하는 팀이 됐으면 한다. 우리가 베이스에 나가면 혼란이 일어나고, 상대는 공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우리가 다음 베이스를 차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연합뉴스

신인 조나 콕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1%에 해당하는 스프린트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랜트 맥크레이 역시 콕스와 비교될 정도로 빠르다.

하지만 포지는 빠른 발만으로 좋은 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정후와 같이 상황 판단과 준비, 적극성이 더해지면 압도적인 스피드가 없는 선수도 상대 수비에 충분한 압박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1루에서 3루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뛰는 선수는 라파엘 데버스다. 빠른 발로 유명한 선수는 아니지만 추가 진루율이 45%로, 170타석 이상을 소화한 샌프란시스코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포지는 "라피(데버스)가 정말 잘하고 있고 맷 채프먼 역시 훌륭하다"며 "좋은 주자가 되는 것은 선수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이타적인 플레이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 수준의 스프린트 스피드를 갖고 있지 않아도 역동적인 주자가 될 수 있다"며 "가끔 '결국 선수 구성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짜증이 난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지만 엘리트 스피드가 없는 선수도 추가 베이스를 노리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봤다"고 했다.

KBO리그에서 통산 69도루를 기록했던 이정후는 지난해 여러 부상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주루 플레이에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올해 시즌 초반까지도 적극적으로 베이스를 훔치는 모습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몸 상태가 올라오면서 달라졌다. 지난 6월 6일부터 도루를 13번 시도했고, 12번 성공했다. 성공률이 92.3%에 이른다.

이정후 역시 몸 상태가 달라진 것이 적극적인 주루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더 공격적으로 뛰고 싶었는데 하체에 있었던 여러 작은 부상들이 나를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기에 들어오면서 몸이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래서 정말 적극적으로 뛰고 싶다"고 밝혔다.

또 "코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 내가 주루를 할 수 있도록 정말 훌륭하게 도와주고 있다"고 공을 돌렸다.

젊은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도 이정후에게 자극이 되고 있다. 이정후는 "주루라는 것 자체는 타격처럼 기복이 심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선수들이 베이스에서 뛰는 방식이나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실제로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시즌 첫 85경기에서 도루는 27개에 불과했는데,  7월 이후 62경기에서는 42도루를 기록했다. 경기당 도루는 전반기 약 0.32개에서 후반기 약 0.68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단순히 도루 숫자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빠른 주자가 1루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배터리와 수비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샌프란시스코의 계산이다.

맥크레이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이야기했던 것이지만 실제로 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정말 뛸 수 있게 됐고 그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망이가 잠들어 있는 날에도 다리까지 잠재우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뛰면서 베이스에서 혼란을 만들어 내면 상대 수비에 더 많은 압박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콕스도 "때로는 점수를 내기 위해 더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경기에는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베이스가 많다. 그것을 찾아낼 수 있다면 팀이 이기는 데 정말 좋은 방법이 된다"고 했다.

1루 코치 셰인 로빈슨은 후반기 가장 큰 변화로 선수들의 자율성을 꼽았다. 코칭스태프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원한다는 사실을 선수들이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로빈슨은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데 훨씬 자유로워졌다"며 "누구나 실수하고 싶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잃을 것이 무엇이 있나'라는 생각으로 추가 90피트(약 27.4m)를 얻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지 체제에서 계속 '이것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다"며 "이제 좋은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토니 비텔로 감독도 적극적인 야구를 반긴다. 비텔로 감독은 과거 화이티 허조그 감독이 이끌었던 세인트루이스의 '스몰볼'을 보면서 성장했다.

비텔로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한두 달 동안 우리가 공격에서 해 온 방식이 효과를 냈다. 그렇다면 왜 이것을 더 발전시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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