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폭망→미국서 이주의 투수 대반전… 그런데 약발 다 했다? MLB 승격 좌절, 치명적 약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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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주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PCL) 이주의 투수는 한국 팬들에게도 이름이 친숙한 앤서니 베니지아노(29·텍사스)였다. 베니지아노는 9월 5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베니지아노는 6⅓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도 퀄리티스타트 한 번 기록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던 투수가, 정작 KBO리그보다 한 단계 상위 레벨이라는 평가를 받는 트리플A에서 역투를 펼친 것이다. 그것도 상대는 타선이 리그 평균 이상인 오클라호마시티였다.
트리플A에서는 선발 투수들이 100구 이상을 던지는 경우가 잘 없다. 검증된 베테랑 선발이라고 하더라도 80~90구 정도에서 끊는다. 선발 투수를 무리시킬 이유가 없고, 던져야 할 다른 투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퀄리티스타트 사례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다. 베니지아노가 PCL 이주의 투수로 선정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SSG에서 퇴출된 뒤 미국으로 돌아가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베니지아노는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국 시절보다 한결 나은 투구 내용으로 한때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분류되기도 했다. 실제 오클라호마시티전 등판 이후 올해 트리플A 평균자책점은 1.76으로 빼어났다. 2~3경기 성적이 아닌, 8경기 성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제법 컸다.
베니지아노는 좌타자를 상대로는 예전부터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여기에 한국에서는 선발로 뛰며 긴 이닝에 대한 적응도 끝났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투수진에 구멍이 생기면 콜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대체 선발은 아니더라도 2~3이닝 정도 상대 좌타 라인에 맞추기 좋은 투수였기 때문이다. 희망을 가질 법한 여건이 여기저기서 마련되고 있었다.
그러나 11일(한국시간) 등판 후 모든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텍사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라운드락 소속으로 뛰고 있는 베니지아노는 11일 솔트레이크(LA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⅔이닝 동안 51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1.76에서 3.06으로 폭등했다.
구위도 제구도 안 되는 날이었다. 좌완으로 시속 150㎞의 공은 던지지만 사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그렇게 빠른 공은 아니다. 여기에 상대 우타자들에게 패스트볼·변화구가 모두 통하지 않으며 난타를 당했다.
1회부터 실점했다. 선두 로드리게스에게 투수 앞 내야 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도루를 허용했고, 2사 2루에서 카바다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대량 실점은 아니었다.
그러나 0-1로 뒤진 2회가 악몽이었다. 선두 테오도시오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또 도루를 내줬다. 베니지아노는 KBO리그 시절부터 퀵모션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은 선수로 평가됐는데 좌완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경기 초반 2개의 도루를 연이어 내줬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고벨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에 몰렸다. 스위퍼만 연달아 던지다 안타를 얻어 맞았다.
여기서 험프레이스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허용했고, 이어 로드리게스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실점이 불어났다. 변화구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2B로 몰렸고 3구째 슬라이더는 정직하게 가운데 몰리며 홈런 코스로 들어갔다. 로드리게스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 속도 108.3마일로 맞는 순간 넘어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베니지아노는 산체스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이번에는 3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솔트레이크 타자들이 베니지아노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결국 2사 후 카바다스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은 뒤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베니지아노로서는 8개의 피안타는 물론, 3개의 도루 허용 또한 큰 고민으로 남은 한 판이었다. 주자 견제에 약점이 있는 투수를 메이저리그로 올릴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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