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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품에 안겨 눈물 펑펑 "숨어서 봤어요"...테크볼 금메달 이준석 어머니 "쟤는 제 눈물 버튼이에요"

작성일: 2026.09.21 05:4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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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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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아들이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어머니 윤순정 씨의 눈에서는 결국 눈물이 흘렀다. 

이준석은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라크의 알리 자릴 메즈헤르 알레야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테크볼에서 나온 남자 단식 초대 금메달이자 한국 테크볼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결승까지 오는 과정도 압도적이었다. 조별리그 5경기를 모두 2-0으로 통과한 이준석은 8강과 준결승에서도 승리를 이어가며 결승에 올랐다. 마지막 상대 알레야위에게는 첫 세트 한때 5-9까지 밀렸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어 9-9 동점을 만들었고, 11-11에서 마지막 득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흐름을 이어가 금메달을 확정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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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이 모든 장면을 지켜본 어머니 윤순정 씨에게는 결코 편한 시간이 아니었다. 아들의 경기를 앞두고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윤 씨는 "지금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눈까지 안 좋아졌다. 새벽에 깨면 다시 잠이 오지 않았다"며 "아까는 경기를 제대로 못 볼 것 같아서 눈을 감고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궁금해서 결국 보게 되더라"고 웃었다.

당초 아들이 금메달을 따는 장면까지 현장에서 지켜볼 계획도 아니었다. 윤 씨는 지난 목요일 일본에 도착해 이날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이준석이 결승까지 올라오면서 급하게 비행기 일정을 바꾸고 숙소도 하루 연장했다.

그는 "사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준석이가 운동을 기분 좋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금메달은 상상도 못했다. 누가 어떻게 상상하겠나"라며 "그래서 비행기도 바꾸고 숙소도 연장했다. 일정을 바꾸면서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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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이준석은 가족이 경기장에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족이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긴장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 씨는 아들이 축구 선수로 뛰던 시절에도 경기장을 찾아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경기를 지켜보곤 했다.

이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순정 씨는 "가족이 경기장에 오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오늘도 VIP석 뒤쪽에 플래카드 같은 게 있었는데 그 뒤에 숨어서 봤다"며 "준석이가 긴장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예전에 축구할 때도 제가 숨어서 경기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크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실력이 얼마나 늘지 몰라서 저한테 경기를 보러 오라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농담으로 '아, 엄마 너무 오라고 했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는 준석이가 긴장을 많이 내려놓은 것 같았다. 마음을 독하게 먹은 것 같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스포티비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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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에게 어머니는 특별한 존재다.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인터뷰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어머니였다. 이준석은 대학생 시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테크볼 테이블을 직접 살 수 없었고, 결국 어머니에게 부탁했다. 윤 씨가 사준 테이블을 들고 아파트 공용 공간에서 훈련했다. 공이 주변 시설물에 부딪히면서 민원이 들어와 테이블을 접고 돌아가야 했던 날도 있었다.

윤 씨는 당시 아들의 부탁을 별다른 고민 없이 들어줬다고 했다. 평소 아들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준석이가 허투루 돈을 쓰는 아이가 아니다. 그런 애가 사 달라고 했을 때는 정말 갖고 싶었나 보다 싶었다. 그래서 군말 없이 사줬다"고 돌아봤다. 

축구 선수의 길을 걷다가 테크볼로 방향을 바꾼 뒤에도 이준석의 앞날이 언제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사라지면서 한동안 운동에서 멀어져 생업을 찾아야 했고,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 이후 다시 선수의 길에 모든 것을 걸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까지 내려놓고 태극마크라는 꿈에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선택이었던 만큼 이준석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도 길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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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윤순정 씨에게 이번 금메달은 단순히 아들이 국제종합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았다. 오랫동안 자신의 선택을 고민했던 아들이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는 "준석이가 그동안 고민을 정말 많이 하는 아이였는데 결과가 없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금메달이라서 좋은 것보다 준석이 본인에게 어떤 확신이 딱 세워졌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제는 '내가 뭘 해도 되겠다'는 자기만의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서의 이준석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승부사의 모습과는 또 다르다. 윤 씨는 아들을 두고 "딸 같다"고 표현했다. 누나와 비교해 오히려 아들이 더 살갑고 세심한 성격이라고 했다. "우리는 오히려 누나가 좀 남자 같고 준석이는 정말 살갑다. 상대방 기분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예쁘게 말하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누나와 다투거나 싸운 적도 거의 없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 ⓒ스포티비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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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이어지던 중 어머니와 이준석이 함께 포토 타임을 가졌다. 금메달을 목에 건 아들을 마주한 윤 씨는 아들을 마주하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준석도 어머니를 꼭 안으며 한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이준석은 앞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금메달을 따서 어머니께 처음으로 효도한 것 같아 감사드린다. 사랑한다는 말을 잘 못 하는데 그래도 오늘만큼은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잠시 뒤 감정을 추스른 윤 씨에게 눈물의 이유를 묻자 웃으며 답했다. "저는 원래 쟤만 보면 그냥 눈물이 나요. 준석이가 저한테는 약간 '눈물 버튼'이에요. 제가 원래 눈물이 많기도 하다"며 뜨거운 눈물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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