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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간 의식불명까지 겪었는데…한국에서 부활한 일본 투수, NPB 드래프트 지명 쾌거→"일본과 한국에 진심으로 감사"

작성일: 2026.10.23 08:19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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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기모토 고우키 ⓒ곽혜미 기자
▲ 스기모토 고우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일본 고교와 대학을 졸업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던 스기모토 고키가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다시 일본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6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스기모토를 육성선수 3순위로 지명했다. 한국 프로야구 구단 소속 선수가 일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기모토는 올해 신설된 KBO리그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KT에 입단했다. 한국 무대 첫해부터 73경기에 등판해 25홀드를 기록하며 리그 홀드 1위에 올랐다. 최고 시속 154㎞의 직구와 커터, 슬라이더를 앞세워 KT 불펜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스기모토에게 이번 지명은 단순한 해외 진출 기회가 아니다. 한 차례 좌절됐던 일본 프로야구 입단의 꿈을 한국에서 되살렸다는 의미가 있다.

스기모토는 일본 오가키니혼대고 시절인 2018년 여름 고시엔에 출전했다. 이후 니혼대에 진학해 4학년 때 프로 지망계를 제출했지만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결국 독립리그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갔다.

독립리그에서 보낸 3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팔꿈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두 번째 시즌 여름에는 바이러스성 수막뇌염에 걸려 10일 동안 의식을 잃기도 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시기를 극복한 뒤 한국 프로야구에서 기회를 얻었다.

KT는 올해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되자 스기모토를 영입했다. 처음에는 한국 특유의 야구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일본 매체 디앤서에 따르면 특히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비롯한 일본과의 차이가 낯설었다.

스기모토는 동료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 한국에서 보낸 1년을 돌아보며 "아마 야구 인생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시기인 것 같다. 이 1년 동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력이 향상됐다는 자신감은 일본 프로야구 재도전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스기모토는 "지금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소프트뱅크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스기모토는 당장 일본 진출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KT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 스기모토 고우키 ⓒ곽혜미 기자
▲ 스기모토 고우키 ⓒ곽혜미 기자

올해 정규시즌에서 90승을 거두며 1위를 차지한 KT는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스기모토 역시 팀의 우승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기모토는 드래프트가 끝난 22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어와 한국어로 작성한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오늘 열린 NPB 드래프트에서 소프트뱅크의 지명을 받았다. 솔직히 기쁘고, 지금까지 신세를 진 일본과 한국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금은 KT 위즈의 일원으로서 KBO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실제 입단 여부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에 27세가 되는 스기모토에게 일본 프로야구 입단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기회지만, 계약 조건도 고려해야 한다.

KBO리그 아시아쿼터 선수는 연봉과 계약금을 합쳐 최대 2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 육성선수의 처우는 이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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