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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팬들이 ‘본헤드’를 해도 봐주는 선수가 있다… 예방주사 맞고 이겼으니 최고다

작성일: 2026.10.30 0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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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4로 맞선 7회 결승 2루타를 치고 포효 중인 박승규 ⓒ곽혜미 기자
▲ 29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4로 맞선 7회 결승 2루타를 치고 포효 중인 박승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2사라고 하지만 주자가 2루에 있고, 3루에 있고는 차이가 크다. 2루에 있으면 홈까지 가기 위해 무조건 안타가 나와야 한다. 짧은 안타는 못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3루에 있으면 상대 폭투에도 홈에 들어오는 경우가 생긴다. 배터리 볼배합 패턴에도 영향을 준다.

‘세리머니’를 하다 그 한 베이스를 더 못 간 선수가 있다면 ‘본헤드 플레이’라며 비판을 받기 일쑤다. 그것도 팀이 운명을 걸고 1승에 도전하는 포스트시즌이라면 더 그렇다. 29일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그런 선수가 나올 뻔했다.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인 박승규(26·삼성)라는 점에서 더 아이러니했다.

박승규는 4-4로 팽팽하게 맞선 7회 2사 2루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쳤다. 다시 팀을 앞서 나가게 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그런데 세리머니가 조금 빨랐다. 상황에 흥분한 박승규는 2루에 간 뒤 큰 몸짓으로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했다. 하지만 정작 그 시간, 3루에 있던 이종욱 코치는 애가 탔다. 아무리 불러봐도 소용이 없었다.

공이 3루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뒤로 빠졌기 때문이다.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면 3루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루에 간 뒤 플레이가 종결됐다고 생각한, 보통의 경우 그런 상황에서 박승규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놓쳤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그건 걸어가도 되는 것이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 박승규는 결승타 이후 플레이를 종결하지 못해 주의 아닌 주의를 받았지만, 구자욱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곽혜미 기자
▲ 박승규는 결승타 이후 플레이를 종결하지 못해 주의 아닌 주의를 받았지만, 구자욱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곽혜미 기자

선수도 순간적으로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박승규는 경기 후 “그 2루타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었는데 하고 있는 도중에 플레이가 이어졌다”고 멋쩍게 말했다. 자신의 실수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팀으로 돌아갔다. 다음 타자인 구자욱이 적시타를 치면서 박승규는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1점 리드를 더 얻은 팀도,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면 찜찜했을 박승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어쩌면 선수의 운이다. 만약 그 플레이가 패배의 발단이 됐다면 수많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선수의 멘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자욱이 논란을 종결하는 적시타를 쳤고, 팀도 이겼다. 이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고 그 상황이 넘어갔다. 삼성 팬들도 실수보다는 중요한 상황에서 적시타를 친 박승규를 기억한다. 탓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확실하게 구분을 지었다. 박 감독은 젊은 선수가 흥을 내는 것이 더그아웃 분위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플레이는 끝까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배들도 무겁지는 않게, 다만 인식은 할 수 있게 지적을 했다. 박승규는 “형들이 정신 차리라고 장난으로 말씀해주셨다. 장난으로 벌금을 내라고 했다”면서 “기분 좋게 커피를 살 생각”이라고 했다. 예방주사를 패배라는 쓰라린 세금 없이 맞았으니 삼성에는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타선을 이끄는 한축으로 맹활약을 거듭하고 있는 박승규 ⓒ곽혜미 기자
▲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타선을 이끄는 한축으로 맹활약을 거듭하고 있는 박승규 ⓒ곽혜미 기자

“다음부터는 확실히 마무리짓고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다짐한 박승규다. 그리고 그 다음 그림은 기대를 모은다. 타격감이 워낙 좋아서다. 1차전에 안타는 없었지만 현장이 보는 것은 기록만이 아니었다. 타구의 질과 타이밍 등 전체적인 타격감을 봤다. 그래서 무안타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2차전에는 2번 타순으로 올렸다. 박 감독이 박승규를 콕 집어 이야기할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런 박승규는 2차전에서 팀 타선을 깨우는 상당히 중요한 적시타를 쳤다. 0-1로 뒤진 3회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치며 삼성의 이날 첫 득점을 책임졌다. 박승규의 적시타로 기가 오른 삼성은 이후 3점을 더 내고 주도권을 잡았다. 2차전 후 박 감독은 “박승규 선수가 중요한 동점타로 흐름이 우리에게 온 것 같다”며 팀 타격감이 돌아온 계기로 박승규의 이 안타 하나를 뽑았다.

3차전을 앞두고 박 감독은 경기 후 박승규를 많이 칭찬하면 좋겠다고 ‘예언’ 아닌 예언을 했고, 박승규는 3차전 뒤에도 박 감독의 칭찬을 한몸에 모았다. 만약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간다면 박승규의 지분이 절대적일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삼성은 30일 크리스 페덱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에 도전한다.

▲ 클러치 상황에서의 해결 능력을 앞세워 4차전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승규 ⓒ곽혜미 기자
▲ 클러치 상황에서의 해결 능력을 앞세워 4차전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승규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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