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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충격적 가을 퇴장에 칼 갈았나… 네일 이상의 그것, 일본 갈 선수 하이재킹이라니 [오피셜]

작성일: 2026.11.05 20:46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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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 LG 선발 마운드를 이끌 에이스급 스터프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트리스탄 벡. LG는 5일 벡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LG트윈스
▲ 2027년 LG 선발 마운드를 이끌 에이스급 스터프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트리스탄 벡. LG는 5일 벡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LG트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우승 팀 LG가 올해 정규시즌 내내 악전고투를 거듭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진이 구상대로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무리 유영찬의 부상으로 토종 에이스 손주영이 마무리로 이동한 상황에서, 나머지 선발진의 문제가 풀리지 않았다.

특히 외국인 투수진은 시작부터 끝까지 고민이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하며 올해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앤더스 톨허스트는 성적이 뚝 떨어졌다. 재계약을 한 요니 치리노스는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문 끝에 결국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68을 기록하며 퇴출됐다. 불펜 투수(약셀 리오스), 베테랑 선발 투수(카를로스 카라스코) 모두 LG의 고민을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했다.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선발 싸움에서 밀리며 3연패라는 충격적인 가을 퇴장을 맛봤다. 그래서 그런지 LG가 오프시즌 첫 퍼즐부터 칼을 갈고 나왔다. 강속구 투수이자,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 확실한 결정구를 가지고 있는 우완 트리스탄 벡(30)을 영입하며 선발진 개편의 시동을 걸었다. 일본프로야구, KBO리그 타 구단도 관심을 가진 선수였는데 LG가 재빠르게 영입을 완료했다.

LG는 보도자료를 내고 “외국인 선수 트리스탄 벡과 총액 87만8000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7만8000달러)에 입단 계약을 합의했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100만 달러)보다는 아래의 계약이지만, 이적료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질적으로는 100만 달러의 선수다. 100만 달러 내에서 이적료와 세금을 모두 포함해야 해 벡에게 돌아가는 몫이 조금 줄어들었다.

▲ 벡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빅리그 4년을 경험했고, 주로 불펜으로 뛰며 스위퍼 구사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벡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빅리그 4년을 경험했고, 주로 불펜으로 뛰며 스위퍼 구사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벡은 올 시즌 뒤 샌프란시스코에 “아시아 리그로 갈 수 있도록 풀어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샌프란시스코도 소정의 이적료를 챙기는 선에서 벡의 권리를 포기했다. KBO리그 구단들은 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으나 벡이 LG를 가장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구단들이 벡을 봤다는 것은 그만큼 장점도 있고,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벡은 202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며, 올해까지 네 시즌 동안 85경기(선발 5경기)에 나가 5승3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한 현역 메이저리거다. 올해는 14경기 모두 불펜에서 나가 평균자책점 5.21을 기록했다. KBO리그식으로 따지면 상당한 구위파 투수다. 그리고 스위퍼라는 확실한 결정구도 가지고 있다. 구위파 투수에 목이 말랐던 LG의 기호와 잘 맞아 떨어진다.

벡은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4.8마일(약 152.6㎞)에 이르렀고, 여기에 최고 구속은 시속 150㎞대 후반까지 나왔을 정도의 강속구를 자랑한다. 물론 불펜에서 전력으로 던질 때 수치고, 메이저리그에서는 포심패스트볼의 구종 가치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한 단계 수준이 낮은 KBO리그에서는 통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존 상단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 자체는 가지고 있다.

여기에 가장 주목할 만한 구종은 스위퍼다. 벡은 올해 전체 투구 비율의 38.3%를 스위퍼로 던졌다. 벡의 스위퍼는 올해 우타자 바깥쪽 방향으로 17.9인치(45.5㎝) 휘어져 나갔고,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보다도 4.2인치(10.7㎝)나 변화가 더 컸다. KBO리그에서 스위퍼를 가장 잘 던진다는 제임스 네일(KIA)의 미국 시절 수평부브먼트보다 더 좋다. 이 정도면 육안으로도 날카롭게 꺾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스위퍼를 던지는 벡은 올해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스위퍼 구종 가치를 보여줘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스위퍼를 던지는 벡은 올해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스위퍼 구종 가치를 보여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히 우타자(구사 비율 42%)뿐만 아니라 좌타자(구사 비율 33%)에게도 스위퍼를 많이 썼을 만큼 자신감이 있는 구종이다. 벡의 스위퍼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도 피안타율이 0.176에 불과했고, 타구질을 반영한 기대 피안타율에서도 0.177로 대단히 훌륭한 성과를 냈다. 특히 장타 억제율이 대단한 구종이었다. KBO리그 역대급 스위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 외에 빠르게 꺾이는 140㎞대 초반대의 슬라이더도 던진다. 전형적인 슬라이더라기보다는 커터에 가까운 구종으로 우타자 바깥쪽을 잘 공략한다. 구사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커브와 체인지업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3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력도 갖추고 있다. 볼카운트가 몰리기 전 빠르게 승부를 보는 유형이다.

LG는 벡에 대해 “리그 정상급 구위의 빠른 공과 결정구인 스위퍼 외에도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이를 바탕으로 타자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면서 “트리스탄 벡이 미국 무대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KBO의 새로운 환경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더 확인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포심·스위퍼의 조합은 좋지만, KBO리그에서 성공을 위해 필요한 떨어지는 변화구가 부족하다. 커브나 체인지업을 던지기는 하지만 위력이 좋다고는 할 수 없었고, 감각도 확인해야 한다. 스플리터를 배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네 번째 변화구 장착 여부와 선발로서의 긴 이닝 소화 여부가 마지막 관건으로 뽑히는 트리스탄 벡
▲ 네 번째 변화구 장착 여부와 선발로서의 긴 이닝 소화 여부가 마지막 관건으로 뽑히는 트리스탄 벡

염경엽 LG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스플리터나 체인지업과 같이 떨어지는 구종 하나가 있어야 한국 무대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캠프 기간 중 어떤 개조가 이뤄질지 봐야 한다. 네일의 경우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스위퍼는 물론, 우타자 몸쪽으로 붙는 투심도 잘 던지는 선수다. 그것이 타자들을 마지막까지 속이는 좋은 피칭 터널을 만들어낸다. 벡은 포심의 수평적인 무브먼트가 나쁜 선수는 아니지만 투심을 던지는 선수는 아니다.

또한 근래 불펜으로 계속 나섰던 선수이기 때문에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벡이 선발 투수 타이틀을 달았던 것은 2022년이 마지막이다. 다만 비교 대상인 네일도 메이저리그에서 불펜으로 주로 뛰다 KBO리그에서 선발로 정착한 사례다. 몸 상태만 멀쩡하다면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벡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KBO 명문구단인 LG트윈스에 합류하게 되어 영광이다. LG트윈스 팬들이 리그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열정적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그렇게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뛰는 게 어떤 기분인지 빨리 느끼고 싶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다음 시즌 팀이 최고의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LG의 내년 도약을 이끌 에이스 카드가 될지 관심이 몰린다.
 

▲ 일본 및 KBO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트리스탄 벡은 재빨리 움직인 LG의 손을 잡으며 내년 한국 생활을 고대하고 있다 ⓒLG트윈스
▲ 일본 및 KBO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트리스탄 벡은 재빨리 움직인 LG의 손을 잡으며 내년 한국 생활을 고대하고 있다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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